선물이 있어 - 은모든 짧은 소설집
은모든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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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건너뛰기>를 읽은 적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은모든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민음사TV에서 본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를 읽어봐야지 하고는 못 읽고 새해를 맞이했는데 올해는 꼭 읽어볼 것...


<선물이 있어>는 단편집인데 초단편 모음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표지에 적힌 대로 "짧은 소설"들이 총 4부에 나뉘어 여러 편 실려 있다. 마지막 4부만이 이어지는 내용이고, 1부~3부는 비슷한 주제로 카테고리를 묶어두었을 뿐 각자 다른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도 초단편집을 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 이 책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밀크티 동맹'과 4부 '블랙 크리스마스' 전부였다. 이 소설들이 전부 최근, 즉 코로나 시즌에 적힌 터라 같은 시절을 건너는 동지애가 강하게 들었지만 특히 '밀크티 동맹'은 여성 직장인들의 이야기라서 더욱 공감이 갔다. 특히 전문이 '희영'에게 전화를 거는 민주의 말로 짜여져 있다는 면에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뭐랄까, 클리셰 가득한 드라마에서 "뭐라구? 00(주인공)가 오다가 차에 치여서, 지금 00병원 응급실에 있다고?!"라고 외치는 조연 캐릭터처럼... 오로지 통화로도 내용을 전달하기 충분하다는 점이 웃기고 재밌었다.

특히 이걸 누가 먹냐 에서 누를 담당하는 취향인데 바로 그 주인공인 데자와가 나와서 혼자 피식 웃었다. 희영과 민주의 통화 내용에서 또 공감됐던 건, 흔히 여적여라고 말하는 여성과 여성의 대립 구도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것을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민주가 과거에 희영에게 얄밉게 말했던 것을 사과하면서 소설이 시작되는데 나 또한 여초 직장을 다녀봐서(사실 지금도..) 어느 지점이 마음에 걸려 사과하는지 느껴졌다. 이 소설집의 특이한 점은, 소설이 끝날 때 메이킹 필름처럼 후일담을 짧게 덧붙이는데 희영과 민주가 오랜만에 만나 홍차 티백 선물을 주고 받는 모습에서 또 여성들의 우정을 느끼고 흐뭇했다.

소설들의 길이가 워낙 짧다 보니 기억에 강하게 남기는 어려웠지만 또 그만의 매력이 있었다.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 피플>을 읽으며 느낀 인간에 대한 애정, 입체감을 잠깐 느꼈달까? 분량이 길지 않아서 손에 쥐면 금세 후루룩 읽을 수 있어서 출근하고 잠시 남는 10~15분을 활용해 며칠 만에 읽었다. 다음번엔 은모든 작가의 장편 소설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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