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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매 소녀 ㅣ 안전가옥 쇼-트 14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9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026/pimg_7977421073606149.jpg)
제목과 출판사를 보자마자 이끌린 소설. 표지며 제목에서 '오컬트' 냄새가 풀풀 나면 저항 없이 책을 펼치게 되곤 한다. 표지 등에 쓰인 일러스트도 너무나 내 스타일이었다. 전체적으로 '여고괴담'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는데, 다소 을씨년스러운 학교의 풍경과 괴랄한 풍습(혹은 저주)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더욱 그랬다.
주인공 '은파'는 비범한 능력을 가졌다. 이 능력은 모계 혈통을 타고 그에게 전해졌다. 그래서 은파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학교 내 인기 짱인(?) 기율 선배의 관심을 받게 되자 수줍고 우쭐하는 평범한 여자애면서도 고양이 귀 이채에게 작은 귀신들을 먹이로 물어다주는 아기 무당이기도 하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026/pimg_7977421073606342.jpg)
너무 완벽하고 너무 적재적소에 나타나는 기율 선배와 자꾸 귀신을 먹고 털에 윤기가 흐르는 이채가 의심스럽다며 책을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끝으로 달려갈수록 생각도 못했던 애절한 이야기가 나와서 문득 내 학창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물론 나에게는 그런 애절한 기억이 없긴 하다. 이참에 기억 조작을 좀 시도해 봤다.)
은파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은파의 어머니인 한경이, 이이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도 하고 오랫동안 저주에 가담해 온 학교 구성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간의 욕심이 모여 어떤 괴상한 과정을 감내하고 결과까지 달려가는지를 보여주는 여정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문득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이 학교의 3학년이었다면? 나는 달랐을까? 당장 내게 좋은 결과가 올 수 있다면, 나 또한 모른 체 하거나 가담하지 않았을까?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늘 그렇듯이 안전가옥의 쇼-트 시리즈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어딘가 이동할 때에 읽기가 참 좋다. <영매 소녀> 또한 내 며칠 동안의 출퇴근길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이후 출판될 쇼-트 시리즈를 역시나 기대해 본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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