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매 소녀 안전가옥 쇼-트 14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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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출판사를 보자마자 이끌린 소설. 표지며 제목에서 '오컬트' 냄새가 풀풀 나면 저항 없이 책을 펼치게 되곤 한다. 표지 등에 쓰인 일러스트도 너무나 내 스타일이었다. 전체적으로 '여고괴담'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는데, 다소 을씨년스러운 학교의 풍경과 괴랄한 풍습(혹은 저주)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더욱 그랬다.

주인공 '은파'는 비범한 능력을 가졌다. 이 능력은 모계 혈통을 타고 그에게 전해졌다. 그래서 은파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학교 내 인기 짱인(?) 기율 선배의 관심을 받게 되자 수줍고 우쭐하는 평범한 여자애면서도 고양이 귀 이채에게 작은 귀신들을 먹이로 물어다주는 아기 무당이기도 하다.

 


너무 완벽하고 너무 적재적소에 나타나는 기율 선배와 자꾸 귀신을 먹고 털에 윤기가 흐르는 이채가 의심스럽다며 책을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끝으로 달려갈수록 생각도 못했던 애절한 이야기가 나와서 문득 내 학창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물론 나에게는 그런 애절한 기억이 없긴 하다. 이참에 기억 조작을 좀 시도해 봤다.)

은파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은파의 어머니인 한경이, 이이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도 하고 오랫동안 저주에 가담해 온 학교 구성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간의 욕심이 모여 어떤 괴상한 과정을 감내하고 결과까지 달려가는지를 보여주는 여정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문득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이 학교의 3학년이었다면? 나는 달랐을까? 당장 내게 좋은 결과가 올 수 있다면, 나 또한 모른 체 하거나 가담하지 않았을까?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늘 그렇듯이 안전가옥의 쇼-트 시리즈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어딘가 이동할 때에 읽기가 참 좋다. <영매 소녀> 또한 내 며칠 동안의 출퇴근길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이후 출판될 쇼-트 시리즈를 역시나 기대해 본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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