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스토리블랙 3
김정신 지음, 홍세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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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때 새 집으로 이사했지만, 그 전에 살던 시골집에는 쥐가 있었다.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 하면, 자려고 누웠을 때 천장 위에서 다다닥 뛰어가는 조그마한 발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집의 역사와 해당 동물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여러 마리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끔은 쥐 떼가 천장과 지붕 사이를 빽빽하게 뒤덮는 상상을 하다가 악몽을 꾸기도 했다. 또 아~주 가끔, 방까지 쥐가 방문할 때도 있어서 집 곳곳에 쥐덫이 있었고(끈끈이 트랩) 쥐가 잡히면 비위가 약해 순대국밥, 선지국밥도 즐기지 않는 아빠가 그 사체를 치웠다.

그런 기억들 때문인지 나는 여전히 손톱과 발톱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공연히 쥐를 불러올 것 같은 마음이랄까? 쥐가 나로 변신했을 때, 본체인 내가 져서 하루 종일 일만 하고 그 쥐가 놀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분하다.(설화에서도 처음에는 본체가 지잖아...) 그래서 쥐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라기에 관심이 갔다. 거기다 웅진주니어? 어릴 때 무척 즐겨 읽은 시리즈를 낸 출판사다.



거기다 기묘하고 엉뚱한 이야기를 표현하기에 딱인 그림체의 일러스트까지 실려 있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읽는 내내 애니메이션 <코렐라인>이 떠올랐는데, 비슷하게 발칙하고 조금은 공포스러운 상상력에 자기 전 누운 채로 펼쳤다가 단숨에 다 읽고야 말았다.

주인공 영재가 스스로를 엑스라고 칭하는 것을 보면서는 마음이 아팠다. 나도 이제는 영재의 보호자들과 비슷한 나이가 되어가서인가? 전에는 엑스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별로 좋은 양육자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구해 같이 살아야지, 하며 감탄했을 것 같은데 이제는 그냥 엑스네 부모는 애를 잘 뒀네... 애가 알아서 컸네... 했다. 실로 현실적이고 와 닿는 지점의 고민들을, 독특한 일러스트와 전개로 풀어나가서 오랜만에 읽는 아동 문학이었지만 성인인 나도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아이도, 결혼도, 연애도 원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정말이지 출산만큼은 스스로도 돌볼 줄 아는 사람들이 마음먹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영재의 이야기가 많은 아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겠지만, 적어도 영재같은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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