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상점 - 당신의 상처를 치유해드립니다
변윤하 지음 / &(앤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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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2년이 됐다. 올해의 첫번째 책은 청소년 문학인데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어 구미가 당겼다.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은 그림자 상점 주인인 듯한 사람이 바늘과 실을 들고 무언가를 수선할 것 같은 자세를 취한 표지로 알 수 있듯이 그림자 상점은 그림자를 팔기도 하고 수선이 필요한 그림자를 꿰매어 주기도 하는 곳이다. 다친 채 찾아온 그림자들에게 번쩍이는 특수 실로 공들여 촘촘하게 꿰매어 주면 그들은 주인에게 돌아가 전보다 더 단단해진 채 내일을 맞이한다.

내가 청소년 문학을 좋아하는 건 대개 성장 키워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벌써 서른이 되었지만 어릴 때 상상한 것과 달리 서른은 그다지 어른스러운 나이가 아닌 것 같다. 그러므로 항상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단점이 있다면 10대인 주인공과 나의 고민이 카테고리만 다를 뿐 크게 변화한 건 없는 것 같아서 씁쓸할 때가 있다는 정도? 역시 어른이라는 명찰은 달고 싶다고 아무나 달 수 있는게 아닌 것이다.



그림자를 주제로 다룬 책이라서인지 삽화 또한 특이했다. 주인공 여리는 남들과 다른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남들은 다 하나만 가진 그림자를 여리는 혼자 셋이나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늘로만 골라 다니고, 누군가 자신이 남과 다른 그림자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아챌까 전전긍긍한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이 여리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여리는 점점 스스로의 안으로 파묻힌다. 자신을 이상하게 보고 피하는 사람들에게 지치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여리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 곳에서 처음으로 해우를 만난다.

그리고 여리에게 일어난 '어떤 일' 때문에 여리는 다시 모험을 떠나게 된다. 여리는 온 평생을 자신의 그림자를 미워하고 거부하느라 바쳤는데 그로 인해 생긴 변화를 애써 모른 척하고 살아 왔다. 집에서 멀리 떠나온 다음에야 여리는 상처 투성이의 그림자와 마주한다. 그리고 그 그림자, 즉 상처를 오롯이 끌어안고서야 불안에게 목전까지 쫓겨오던 삶을 긍정하게 된다. 우리도 저마다 그림자를 가졌다. 그 그림자에 상처가 많을 수도 있고, 흐릿하다못해 투명한 색을 띨 수도 있다. 내 그림자는 어떤 형태일까 생각해 봤다. 대충 덮어놓고 살아서 잘 모르겠는데, 올해 목표는 내 그림자를 마주하는 것으로 해 보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여운이 남았다. 여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해우는 물론 다른 캐릭터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등이 궁금했다. 분명 잘 지낼 것이라는 믿음을 품어 본다.

본 포스팅은 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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