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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되게 해결해 드립니다, 백조 세탁소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9
이재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8월
평점 :

내가 애정하는 출판사에서 신작이 나왔다. 이번에는 코지 미스터리라는 장르라는 소개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언뜻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한바구니에 담겼기 때문이다. 코지와 미스터리라... 레트로풍의 표지 일러스트에도 구미가 당겼다. 읽기 시작하자마자 웃음이 실실 새어나왔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여수였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휴가로 일 주일간 다녀온 바로 그 도시. 이 책은 내가 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어! 또 대책없이 운명론을 내어 흔들어보이곤 점잖게 읽어 나갔다.
나는 패션의 F자도 모른다. 나의 어머니는 꽤나 멋쟁이지만, 불행히 나는 그런 유전자를 물려받지 못하였다. 멋부리는 일에 아주 관심이 없는 건 아닌데 날씬하게 살아본 적이 9살 이후로 없어서 자연스레 그런 야무진 꿈(?)은 접어야 했다. 그리고 현재는 탈코르셋을 한 상태인데, 오히려 옷에는 관심이 많아져서 브랜드 이름이며 옷과 기타 등등의 명칭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멋부리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이 책의 주인공 백은조가 옷에는 정통한데다 수선에도 능한 예비 디자이너라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재미있었다. 기성복이지만 수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맞춤복보다도 더 탁월하게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걸 배웠달까. 백조 세탁소를 우리 집 앞으로 납치하고(?) 싶었다.

은조는 조금 주책스럽고, 오지랖이 넓고, 동시에 무심하고, 생각이 많다. 귀찮은 건 싫다면서 지나치려던 걸음을 '작고 사소한 것' 앞에서는 멈추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어떠한 불행으로 말미암아 고향으로 내려와 부모님의 세탁소를 물려받게 된 백은조는, 첫날부터 광수대에서 좌천된 이정도와 마찰이 생기고 어쩌다보니 두 사람은 파트너가 되었고, 나름의 굵직한 사건들을 해결한다. 은조의 눈썰미와 인맥은 정도의 융통성 없는 엘리트함과 딱 맞아떨어져서 어느새 서로에게 스며든다고나 할까. 어딘가 유치한 느낌도 있지만 오히려 캐릭터들이 통통 튀는 매력을 가져 좋았다.
이정도의 말마따나 이 시골 마을은 어쩜 그리 강력 범죄가 많냐 싶었는데, 이 책은 그 강력 범죄가 무력한 피해자를 양산하거나 보는 이로 하여금 묵직하게 마음 아리게 놔두지를 않는다. 어쩌면 은조처럼 작고 사소함에 반해서 이 동네를 사랑하는 것인지도 모를 사람들이, 누군가의 어려움을 모른 체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여행객으로서 여수를 방문했지만 엑스포나 여수 밤바다의 노래에 편승하여 반짝 인기를 끄는 관광업은 어쩌면 또 다른 문제가 곪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새삼 했다. '지속 가능한 변화'를 추구하려는 은조와 친구들의 도전이 반가웠고, 멋졌고, 나도 한패가 되고 싶었다. 그러다 내가 사는 곳을 한 번 생각해본다. 하늘이 예쁘고, 시선이 닿는 곳마다 초록빛이 물들어 있으며, 한적하다. 작고 사소함은 이토록 곁에 가까이 있음을 백은조가 내게 알려주었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 안전가옥으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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