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뭇 강펀치 안전가옥 쇼-트 7
설재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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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쯤 되면 설재인 작가님의 팬이라고 힘주어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설재인 작가님의 <세 모양의 마음>을 읽고 내친 김에 숑님이 빌려 준 <내가 만든 여자들>을 읽은 다음 안전 가옥의 신작인 <사뭇 강펀치>까지 막힘 없이 읽어 왔으니. 실은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에 질투가 불처럼 번진다. 이토록 생생한, 신선한 이야기꾼이라니. 간혹 건강한 질투심을 불러 일으켜 나를 책상에 앉게 만드는 작가들이 있는데 설재인 작가님이 그렇다. 내 게으름을 퇴치하다니, 이 콘스탄틴같은 사람.

설재인 작가님은 선생님으로 근무하다가 복싱도 배운 사람인데(숑님이 블로그 이웃이라고 추천해줘서 처음 알게 된 분이다) 그 경험을 살려 첫 번째 단편인 <사뭇 강펀치>를 썼다. 청소년 운동계의 불합리를 고발하면서도 희망까지 심어주는 내용이었다. 사실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서(걷는 것도 못 하는 사람) 책으로 읽거나 영화로 보는 것에도 큰 감흥이 없는 편인데 무척 재밌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읽고, 점심 먹으러 가자고 해놓고 바로 일어나지 않아 생기는 잠시 동안에도 읽었다. 밥 먹으면서도 읽으려다 한 손으로 먹기가 영 불편해서 그만두었다.


누군가가 날 구해 주길 바라는 바로 그 마음이 내 가슴을 찌르고 치사량의 피를 내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어느 누구에게도 잘못한 적이 없는데, 왜 내가 속한 이 왜곡된 세상에서 나는 이렇게 하찮아졌을까.

p 87 <그녀가 말하기를>

내가 설재인 작가님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그가 여성들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생생한 언어로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다시 학교에 다닌다면 여성학을 공부하고 싶을 정도로 여성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을 즐기는 나에게는 무척 성공률이 높은 작가인 셈이다. 이 단편집도 주인공이 모두 여자였고, 전작들도 여성들이 주연을 맡았는데 특히 <내가 만든 여자들>은 읽으며 눈물도 찔끔했다.

말 나온 김에 추천하기. 세 가지 단편 모두 마음에 쏙 들었지만 <그녀가 말하기를>을 읽으며 찝찝하면서도 가슴이 아팠다. 매번 착취당하는 주인공. 덤덤하게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걸 체념했을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구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구원을 기대하며 자라게 길러졌으니까. 나 또한 어릴 때는 막연한 미래를 꿈꾸며 백마탄(백마까진 아니어도 뭔가를 탄) 왕자같은 남자와 지금의 나이 정도에 결혼하여 모범적인 가정을 이루며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분명한 행복의 지표라고 믿었다. 지금에 와서는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그것이 구원이 아니라는걸 안다. 매일 되새기며 살기로 했다. 나를 구원할 수 있는건, 오직 나뿐이라고.

편향적인 독서는 아닐까? 생각하지만 적어도 동성의 작가님들이 낸 책을 읽으면 실패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 눈쌀을 찌푸리는 표현도 적고, 다양한 모습의 여성상을 발견할 수 있다. 가끔 고전도 읽긴 하지만 대개 여성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 또한 지향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더 다양하고 더 다채롭고 더 쾌활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더 더 더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며.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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