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뒤바뀐 램프의 주인 ㅣ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리즈 브라즈웰 지음, 김지혜 옮김 / 라곰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디즈니에서 더이상 2D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않기로 결정한 건 나에게 무척 슬픈 일이다. 어린 나를 어린이답게, 꿈 꾸게 만든 건 8할이 디즈니와 지브리였으니까. 나이를 먹고도 가끔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찾아 봤다. 이렇게 찌드는구나, 스스로에게 흠칫 놀라는 날이면 제일 좋아하는 <라이온 킹>이나 <101마리 달마시안>, <알라딘>을 봤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대체로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동물이 주인공인 작품이 가장 좋았다. 사람이 주인공인 작품 중 꼽으라면 단연 <알라딘>이었다. 그래서 <알라딘>이 실사화로 나온다고 했을 때, 특히 윌 스미스가 분한 지니 캐릭터 사진을 보았을 때는 회의적이었다. <알라딘>을 좋아했던 이유는 자스민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공주이기 때문이었다. 라자라는 이름을 붙인 호랑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파를 속이기 위해 뛰어난 임기응변 능력을 보이는 능동적인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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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화 영화를 보고서는 그나마 능동적 캐릭터라고 생각했던 자스민이 능동 축에도 못 낀다는 걸 알았지만. 영화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무려 세 번이나 봤지만 매번 'Speechless'를 부르는 장면에서 울컥했다. 능동적인 공주는 없다. 정말 능동적이고 목표지향적이라면 응당 술탄이 되어야 맞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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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내내 Speechless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애니메이션과 영화에서 자세히 얘기해주지 않은 아그라바의 어두운 면과 캐릭터들의 성격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좋았다. 자스민은 세상 물정 모르는 공주에서 점점 성장하는 캐릭터였는데, 마음에 쏙 드는 변화였다. 알라딘은 전반적으로 선량하게 잘 자랐지만 생계를 위해 도둑질을 하는, 그 사실을 잘못되었다 여기지 않는 윤리적 결핍을 가진 인물인데 무척 현실적이었다. 또한 알라딘과 자스민이 얼렁뚱땅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온갖 사건에 휘말리고 헤쳐나가며 가까워지는 과정이 잘 그려져있어 감정선에 대한 설득력도 좋았다. (사실 대개의 애니메이션은 주인공들이 사랑에 빠질 때 따돌림 당하는 기분이 든다... 쟤네 언제 저렇게 가까워짐?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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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디즈니가 지나치게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들이 눈치를 잘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은 분명해질 테니까. 무엇보다도, 디즈니가 어린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미디어를 양산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검열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프라이팬을 들고 종횡무진 헤집고 다니는 라푼젤의 등장이라든지 주인공인 안나보다 훨씬 큰 인기를 끈 엘사가 있겠다. 심지어 엘사에게는 짝으로 맺어질 '왕자' 비슷한 존재도 없다. 그러다보니 지극히 보수적인 아랍권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공주가 자신이 술탄이 되겠노라, 이제는 침묵하지 않겠노라 목에 핏대를 세울만큼 외칠 수도 있게 됐다. 조용하던 여성 캐릭터들이 큰 소리를 낼 때, 왜 그리 마음이 뻐근한지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A twisted tale'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나 오히려 아이들에게 꼭 읽혀도 괜찮은 동화라고 봐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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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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