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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철학 한 줄 - 고된 하루 끝, 오직 나만을 생각하는 시간
이화수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6월
평점 :

이전에 스토아 철학 관련 책을 읽고 난 뒤 철학 서적에 관심이 많아져 빌려 읽기도 하고 찾아 읽기도 하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였다. 가볍게 침대맡에서 읽기에는 좋은 책이지만, 철학에 대해 깊이 공부할 만한 책은 아니라는 것을 먼저 참고하길 바란다. 눈이 가물가물하니 감기려고 할 즈음 헤드에 놓인 무드등에 의지해 한 토막씩 읽으면 평온하게 잠이 들 것 같은 그런 책. 78개의 글귀가 실려 있으니 적어도 두 달 반은 꿀잠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글귀가 하나 실려 있고, 이에 대한 저자의 짤막한 글이 실려 한 챕터를 구성한다.
내가 혼자 걸어서 여행하던 때만큼
그렇게 많이 생각하고,
충만한 존재감을 느끼고,
완벽하게 나 자신인 적은 없었다.
가장 좋았던 건 위 글귀였는데, 우습게도 저 글귀를 읽는 순간 왠지 이름에서 느껴지던 완고함이 친근함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외우느라 애를 먹었던 사회계약론 학자가 저런 말을 하다니. 철학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나 자신과 친해져야 한다는 것'인데, 앞서 읽었던 스토아 철학도 그렇고 내게는 몹시 와 닿는 충고였다. 또한 프리드리히 니체의 '진심으로 자유로워지려는 자는 그가 인식하기에 가장 알맞은 상태를 지속하려 하고, 그 밖의 일에는 아무것도 열렬히 바라지 않는다.'라고 했는데 새삼 내가 자유를 위해 무엇을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찰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얼마 전까지는 내가 가장 원하는 자유인 평온과 홀로서기를 위해 잘 노력하고 있었는데 요즘 많이 흔들린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물론 인간이 한순간에 변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너무 마음을 놓고 있었던 탓인지 크게 휘청대는 것 같기도? 매번 마음 깊은 곳에는 지금 힘들다고 스스로 징징대지만 결국 금방 털고 일어날 것이라는 깊은 믿음이 있었던 탓이다. 이번에는 왠지... 음.
왜 고대 국가에서는 철학이 흥했고 인문학이 흥했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가 이제는 깊이 받아들이는 중이다. 인간 중에서 일부는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 혹은 그 방법을 찾기 위해서 되려 스스로의 머릿속과 마음 속으로 파고든 것이다. 필연적으로 주어지는 유한성 앞에서 인간은 더 강렬하게 발버둥을 치고, 그 결과 퍽 훌륭한 말들을 남기고 떠나는 게 분명하다. 우습게도 나 또한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애써 쌓아둔 것들이 무너질 때면 책을 꺼내든다. 아무 힘도 없을 것 같지만 효과가 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