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적으로 살아갑니다 - 지금 여기서 행복한 고대인들의 생활철학
조지 브래들리 지음, 김은경 옮김 / 프롬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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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강한 사람이 어떻게 넘어졌는지, 누군가에 대해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칭찬과 공은 실제 경기장에 서 있는 사람의 것입니다. 얼굴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땀과 피로 얼룩져 있는 사람, 용감하게 싸우는 사람, 실수와 단점이 없는 노력은 있을 수 없기에 실수도 하고 거듭 한계에 부딪히는 사람, 실제로 무엇인가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위대한 열정과 헌신을 알고 가치 있는 대의명분에 온몸을 던지는 사람이 칭찬을 받아야 합니다. 일이 잘 될 경우 위대한 성취를 맛볼 것이며, 최악의 경우라고 해도 대담하게 맞서며 용기 있는 실패를 하는 겁니다.
p 69


사실 자기계발 서적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는데 부제인 '지금 여기서 행복한 고대인들의 생활철학'이라는 문구를 보고 호기심에 접하게 된 책이다. 최근에 책을 별로 읽지 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읽은 책들 가운데 가장 위로를 주는 책이었다. 시나 소설에서 주로 위로를 얻곤 했는데, 자기 계발 서적에서 하는 말이 오롯이 와 닿은 경우는 처음이다. 아마도 작가 스스로의 어조가 강하지 않고 스토아 철학자들의 좋은 말들을 소개하며 스토아 철학을 설명하는 책이기 때문인 것 같다.

벌써 취준생이 된지 1년께에 접어드는데, 반 정도는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다. 계속해서 일자리를 알아보지만 시국이 흉흉한 것은 물론 경제가 어려워져서 일자리 자체가 부족해 쉽지 않다. 누군가의 거절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나의 경우에는 확실히 아니다. 겨우 면접까지 가더라도 무례하고 생각 없는 질문을 받아 좌절하기도 하고 내가 마냥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니냐고 함부로 말하는 주변 사람 때문에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는 가족들도 그랬으니, 뭐. 그래선지 위 문단이 몹시 마음에 와 닿았다. 요즘 심신이 지쳐 나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에게 사실상 관심을 끊고 살았는데 (SNS 계정도 지워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들은 나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내심 스트레스를 받던 차였다. 사람들의 곁에서 멀어진 김에 그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싶다. 주변에 두고 싶은 사람만 두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삶.




'나는 실패해도 낙담하지 않는다'는 문항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건 말이 안 돼요. 실패했는데 낙담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어요? 나는 낙담이 되던데요. '나는 실패해도 오랫동안 낙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 123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내 멘탈이 꽤 튼튼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 와서는 매사에 덤덤해진 편이기도 하고. 나름대로 평정심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래선지 스토아 철학이 더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스토아 철학은 '평정심'을 추구하는 삶의 자세를 견지하는 학문으로, 몇 가지 단계의 마음 수련을 통해 그것을 이루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각자의 두려움과 문제의 원인들을 솔직하게 마주보아야 하며,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고 일단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 다음 단계로는 긴 고민 없이 실행하는 것이 있겠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부정적 결과를 떠올리고 고려해야 한다. 이로 인해 스토아 철학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학문인가? 라는 의문을 부를 수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여러 방면의 시각에서 다양한 결과를 미리 도출해보는 것이야말로 문제에 대한 창의적 접근을 가능케 하며, 미리 집어먹는 두려움을 물렁해지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문장들을 필사했고 밑줄 그었는데 그와 동시에 어느 정도 평온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읽는 시간이 오래 들었고 다시 한 번 더 읽어볼 용의도 있다) 가끔 파도처럼 들끓는 혼란을 전보다는 가뿐히 토닥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미리 걱정하는 습관은 다각도의 상황들을 예측하는 습관으로, 무기력하게 늘어지는 상황은 내가 통제 가능한 문제에 뛰어들기 전 움츠리는 시간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또한, 막연한 두려움은 가만해 내버려 두고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기로 한다. 두려움이 지나간 자리에는 결국 '나'만 남아 있을거라는 말을 믿는 것으로. 내가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내 성격의 허점을 탓하기보다는 그것을 보충할 수 있는 특질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메꾸어 더 풍요로운 사람이 되기로 한다. 벌써부터 숨이 찬다. 앞으로의 내가 기대되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에 기쁘다.

또한 나는 문득, 내가 꼭 취업을 해야 할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 물론 나는 어느 기업에 가든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 잘 할 자신이 있고, 분명 잘 할 테지만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 콕 찝어 어우러들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취업이 아닌 다른 방향의 진로를 설계해보기로 했고, 차차 준비해 볼 생각이다. 뭐, 잘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또 두려움이 몰려드니까, 그런 걸로.

전에는 대단히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요즘은 스스로의 마음을 잘 정돈하고 나를 뒤흔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여유있게 비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평정심이란 그런 것인가보다. 아직 수양 단계이기 때문에 사소한(?) 말에 곧장 되받아치지 못하고 하루 종일 후회를 곱씹긴 하지만, 차차 나아지리라 믿는다. 평온을 목표로, 거짓 평정심을 의심하며 두려움을 솔직히 마주보고 옳은 일에 전념하는 내가 되기를 빈다. 또한 한참 오랜 시간이 흘러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깊은 깨달음과 위로를 건넨 스토아 철학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보내고 싶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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