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심리학부터 - 여자에겐 남자, 외모, 돈보다 심리학이 먼저다
장루겅 지음, 송은진 옮김 / 센시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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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심리학 서적을 읽었다. 제목과 부제와 영어 제목까지 모두 '여자'가 언급되어 있어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혹시 페미니즘 도서인가? 싶었던 호기심에. 결론을 말하자면 아니었다.

우리는 길거리에서 수많은 행인을 지나치는 것처럼 삶 속에 가득한 디테일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눈에 들어오는 특정한 디테일에 크게 감동받곤 한다. 이 감동은 마치 낙인이라도 찍힌 듯 머릿속에 아로새겨져 잊을 수 없는 선명한 기억으로 남는다. 디테일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그것이 지닌 힘은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p 57

위와 같은 스킬(?)을 얻기에는 좋은 책이다.

대외적인 자리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인지, 인간 관계에서 상처를 덜 받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다만, 제목에서 꼭 '여자'를 강조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들었다.


위 대목에서 인간 관계를 '원근감'에 대비하여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고슴도치 효과를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다. 여자는 태생적으로 감성적인 동물이다. 라는 식으로 섣불리 일반화하여 쓴 것이 아쉽긴 하지만. 혹시 관련 연구 결과가 있다면 출처를 보고 논문이나 서적을 찾아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 건 없었고 저자의 의견만 나열된 책이기에 읽을 때 비판적 자세는 필요할 것 같다. 사람은 저마다의 타고난 성격이 있고(혹은 사회화되며 형성된), 혈액형별로 성격을 나누는 것 만큼이나 성별로 성격을 판단하는 건 설득력이 부족하다.

고슴도치 효과를 어릴 때 읽은 '파페포포' 시리즈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그 때는 몽글몽글한 그림체에 단순히 고슴도치가 귀엽구나 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머쓱)

10대 때부터 인간 관계에 무척 고민이 많았는데, 안 그래 보이지만 굉장히 내향성을 지닌 인간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틀어지는 관계가 있으면 엄청나게 신경을 썼다. 지금도 그렇게 썩 쿨해진 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그래서 고등학생 때 왜 친하게 지내는 사람마다 결국에는 돌아서게 되는지 궁금하면서도 슬펐는데 그 때는 관계의 거리를 잘 조절하지 못했던 것 같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관계를 해치는 것은 물론 나를 위해서도 잘못된 판단이었다. 지금은 혼자 충분히 시간을 가져보려고 (너무 넘쳐서 문제긴 한데) 노력중에 있다. 집에서는 고요하게 나와의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이 있어야만 바깥에서 사람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

요즘 똑똑한 사람들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다.

특히 내적으로 튼튼한 사람들이 무척 부러워서 게을리하던 인문학 공부를 다시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분히 내 할 말을 하고, 주관 없이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유형의 어른이 될 수 있겠지? 우리는 궁극적으로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저마다의 정의가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 어른이란 옳은 것을 위해 목소리를 기꺼이 낼 수 있는 사람이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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