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
커스티 애플바움 지음, 김아림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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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떻게 그 울타리가 경계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게는 그저 오래된 울타리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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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는 더 이상 울타리로 보이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벽돌담 같았다.

입이 바싹 말랐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벽돌담 사이로 손과 머리, 목, 어깨를 차례로 밀어 넣었다. 산사나무 가지가 팔에 달라붙어 내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마치 피부에 발톱이 박히는 듯했다.

p 127 / p 133



어느 마을이 있다.

어느 집이든 첫째가 늘 우선이며, 아침마다 첫째를 찬양하는 마을 조회를 하며, 일정한 나이가 되면 '캠프'로 그들을 보내고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는 곳이다.

'촌장'의 지휘 아래 첫째들은 '캠프'에 보내지며 불응할 경우 마을 사람들이 직접 벌을 줄 수도 있다.

첫째들도 태어나면서 정해진 운명에 순응하며, 이 마을은 더럽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위해를 가하는 방랑자들을 극도로 경계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게도, 그들이 첫째들을 '캠프'에 보내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이 글의 주인공은 크루즈 집안의 둘째, 매기.

당연히 둘째인 매기는 중요한 존재로 여겨지지 않으며 마을 사람들이 매기를 둘러싸고 찬양하거나 칭찬해주는 일도 없으며 자신을 위한 파티가 열리지도 않는다.

매기는 빈둥빈둥 놀며 '캠프'에 갈 날만 기다리는 오빠 제드가 못마땅할 뿐.

자신도 언젠가는 제드처럼 마을 사람들의 이목을 받는 존재가 되고 싶다.

우연히 공동묘지에서 우나라는 한 여자애를 발견한 매기.

우나는 이른바 방랑자이며, 매기는 우나를 신고해 영웅이 되고자 그에게 음식과 약을 가져다 준다.

낡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만나 귀 움직이기 연습을 하거나 가만히 누워 하늘을 보는 두 사람.

우나는 둘 사이에 놓인 것을 '그저 낡은 울타리'라고 하고, 매기는 '결코 넘어가선 안 되는 경계'라고 한다.

매기가 처음 울타리 사이의 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경계의 너머를 본 날.

매기는 처음으로 자유의 냄새를 맡는다.

왠지 코끝이 시큰해지는 장면.

자신의 미래나 가치에 대해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는 매기가 처음으로 틀을 깨고 나오는 장면이었다.

유일하게 정말 어른이라고 볼 수 있는 웨더럴 씨와 진정한 자유를 아는 우나를 통해 매기는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알아간다.




두려운 마음이 들어도 괜찮아.

용감한 사람들도 두려움을 느낀단다. 진정한 용감함이란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 거지.

p 235



진실을 말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둘째, 매기는 처음으로 마을의 비밀(진실)을 알게 된다.

첫째들은 정말 '캠프'로 가는 걸까?

조용한 전쟁에서 우리 편의 승리를 위해 싸우는 걸까?

그래야만 하는데.

매기는 제드가 전쟁터로 나가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우나의 위치를 촌장에게 알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간다.

매기는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계속 진실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나는 어릴 때 책을 좋아했는데, 가끔은 책에 깊이 빠져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할 정도였다.

그 덕에 일찍부터 청소년 문학을 접했는데, 특히 좋아하는 책은 비룡소 청소년 걸작선이었다.

미하엘 옌데의 책을 가장 좋아했는데, <모모>, <끝없는 이야기> 등을 읽으며 뽐내는 마음과 동시에 독서의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그 때는 단순히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혹해 술술 읽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안에 서린 묵직한 메시지가 문득 궁금해진다.

성인이 되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다시 읽고 눈이 붓도록 울었듯이 나는 또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청소년 문학은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마냥 순진한 상상력을 뽐내는 것도 아니고, 그저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전념하는 것도 아니다.

아무래도 주 독자층이 자아가 확고해지는 단계인 청소년들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가끔은 청소년 문학을 들춰보게 된다.

나이가 몇이든 우리는 영원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의 인용한 문장은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두려울 수도 있다. 외면하지 않고 옳다고 생각한 방향으로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것이 중요할 뿐.

우리는 종종 두려워도 되고 나약해도 된다는 당연한 진리를 잊는다.

결국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근본적인 두려움을 회피하고자 하고, 그것은 되려 포기를 부른다.

그러니 잊지 않기로 하자.

두려움을 느끼고 흔들리고 있다는 건 어쩌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본 포스팅은 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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