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온 Go On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각각의 가족은 비밀스러운 사회라 할 수 있다.

그 가족에게만 특별히 존재하는 법칙, 규칙, 한계, 경계의 영역이 존재한다.

p 11

 

 

이번 책은 두 권짜리여서인지, 더글라스 케네디 답지 않게 읽는 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 가족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파고 들어보면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심층적으로 담고 있었다. 가족을 하나의 사회라고 보는 시각이 찰떡같이 들어맞는 책. 앨리스의 고군분투를 보니 새삼 우리 가족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 가족은 어떤 규칙이, 한계가, 경계가 있지? 앨리스가 공감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어느 가족이나 가장 어린 세대가 제일 많이 부딪치고 바꾸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모든 가족은 저마다의 사연을 하나쯤은 품고 있으며 우리는 '가족'이라는 것만큼은 섣부르게 정의내릴 수가 없다. 어릴 때 가정의 형태를 배우면서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크면서 보니 함부로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릴 때 한 번쯤은 생각해보게 되는 '화목한 가정'의 기준은 또 뭐란 말인가. 큰 소리가 오가지 않으면 화목할까? 규칙이나 한계나 경계를 칼같이 지키며 살면 화목한 걸까?

 

 

 

 

슬픔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지?

우리는 언제부터 슬픔에 익숙해지게 되었지?

p 19

슬픔은 우리를 울게 하지만 친하게 지내서 나쁠 것도 없다. 특히 가족 안에서 겪는 슬픔이 더욱 그렇다. 매번 눈물을 흘릴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슬픔에 익숙해져야만 한다. 슬픔은 온갖 부정적인 감정에서 온다. 앨리스의 경우 가족들의 분열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생각한 유형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겪는 감정이다. 인간은 서로를 실망시키기 마련이지만 피를 나눈 가족일 경우라면 더더욱 견디기 힘든 일이 된다.

나는 종종 본가에 내려가는 일이 버겁게 느껴지는데, 가장 큰 이유는 구성원의 상실 이후로 드리워진 그림자가 짓누르는 느낌 때문이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을, 내가 퍽 비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지가 않다. 슬픔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렵다. 아주 많이 어렵다. 아직 나는 내 가족들과 상실에 대해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마음 속 깊숙이 묻어두는 데 치중하고 있다.

우리는 자주 슬프다.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이 울리고, 우정이 울리고, 먹고 사는 문제가 울린다. 어쨌든 익숙해져야 한다. 앨리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우리도 덩달아 조금은 걸음을 떼 보아야 한다.

본 포스팅은 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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