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
장민주 지음, 박영란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사소한 일이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에

Little things comfort us

because little things distress us

블레즈 파스칼

 

 

책의 가장 앞장에 나오는 말인데, 짧은 글이지만 와 닿아서 적어 보았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글귀 중에 마음을 울린 것 중 하나가 '네가 사랑한 사소한 것이 결국 너를 울리게 된다'는 말인데,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무언가를 사랑할 때 (혹은 누군가를 사랑할 때) 거창한 무언가를 바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 모여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지. 그러므로 결국 누군가와 듣던 음악이 들려서, 누군가와 걷던 길 위를 걸어서 울음을 터뜨리게 되는 것이다.

내가 시를 쓰게 된 후로 가장 신기한 것이 생판 남인 사람들의 반응이다. 나는 내가 우울하고 외로워서 위로가 필요할 때에 시를 많이 썼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공감하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고작 단어 몇 개의 조합일 뿐인데 그것이 위로가 많이 된다고. 가장 바랐던 일이지만 정말 신기했다.

 

이 책은 중간중간 저자의 일기가 등장한다.

몇 장은 내가 썼나? 싶을 정도로 공감가기도 했다. 물론 각자마다 상황은 다르므로 정확히 같은 감정을 느낄 수는 없겠지만. 저자는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외로움을 더 강하게 느꼈는데, 조각배와 같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어렴풋이 상상했다. 망망대해 위에 맹하니 표류하는 배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고 흔들린 것이 아닐까. 가뜩이나 10대의 나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또래집단의 위력이 극에 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내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행복했겠지만 분명 외로운 시기도 있었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 건, 고등학교 때 맨 처음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알았다는 거다.

성인이 되고 꽤 지난 후에야 내가 고질적인 우울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우울증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았지만 병원에 가지는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남들을 잘 믿지 못하고 혼자서만 간직하는 버릇을 들였다. 그렇다보니 누군가에게 곁을 내주는 일이 어려웠다. 간혹 우울해져 있는 나에게 힘을 내라고 악의없이 던지는 말들도 힘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내 자신에게 되뇌었다. 괜찮아.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조금 더 자기중심이어도 된다는 저자도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본 포스팅은 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