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별게 다 고민입니다 - 동물 선생 고민 상담소
고바야시 유리코 지음, 오바타 사키 그림, 이용택 옮김,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감수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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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변의 눈을 너무 의식해서 프레젠테이션을 연습했던 만큼 잘 해내지 못해괴롭습니다.

A. 주변의 눈은 당신에게 기대하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아무도 당신을 업신여기지 않아요!

'최선을 다하는 노력형' 넓적부리황새 (p. 108)



특이한 책이다. 맨 처음 책을 받아들고 한 생각이었다.

누군가의 고민을 동물들의 생활방식에 빗대어 풀어놓다니,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원래 고민이 많아서(생각도 많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는 일까지 끙끙 앓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정말 별게 다 고민이라고 생각하면 머리아플 일도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약간 무대공포증이 있는데, 여러 사람의 시선에 노출되는 것이 부담되고 힘들다. 대학 시절에도 발표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강의실 학생들의 시선이 죄다 나에게 쏠리면 머릿속이 하얘지고 식은땀이 나면서 목소리가 커졌다. 목소리가 커지고 횡설수설하게 되는 것이 당황했을 때의 버릇이다. 그대로 두면 발표를 한시간 내내도 할 것이다.ㅎ 내가 이런 사람이라 넓적부리황새가 건네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 지레 겁을 먹고 더 주눅들었던 건 나 자신이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할 기회가 거의 없겠지만, 혹여 그런 상황이 닥치더라도 전보다는 덜 두근대는 마음으로 나설 수 있지 않을까?

 

 

 

 

Q. 남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답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자신의 힘으로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뭔가에 의지하는 것도 좋습니다.

'표류 생활의 달인' 해달 (p. 196)




일단 해달 그림이 너무 귀여웠다.

평소에도 수달, 해달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 부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내가 귀가 얇아서 많이 휘둘리고 사는 것도 맞다.ㅋㅋㅋㅋ 조언이 너무나도 따스해서 괜히 뭉클하기도 했다. 뭔가에 의지해도 된다니. 요즘의 나에게 필요한 말같기도 했다. 정작 그림에서 의지하는 것이 다시마 한 줄기라는 것이 엄청나게 귀엽지만...

나는 귀가 얇은 것도 문제라면 문제지만 남의 시선, 말 등에 신경을 지나치게 쓰는 편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상하게 하는 것이 싫어서 눈치를 보는 것이 버릇이었다. 그러다보니 무얼 얘기하든 긍정했다. 긍정적인 건 아닌데, 말을 잘 따랐다고 해야하나. 나의 경우, 그러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친구의 말이었고 내가 의지하는 대상도 친구들, 친한 동생들인 것 같다. 내가 의지하는 다시마 한 줄기가 내 주변 사람들이랄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우습게도 나는 참 별 걸 다 가지고 고민하네, 라는 생각을 했다. 나와 다른 분야의 고민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그러했고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그러했다. 까놓고 보니 별 것 아닌 것들이구나, 싶어서. 앞으로는 쉬엄쉬엄 생각할까 한다. 어떤 일이 닥치든, 어떻게든 해결하고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본 포스팅은 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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