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말로만 하는 사람들이 있고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말로만 하는 사람인 게 느껴지면 끊으면 돼.
그리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들만 간직하면 되는거야.
p 74


요즘은 에세이를 자주 읽게 된다.
예전에는 에세이에 긍정적인 내용만 있을 줄 알고 기피했는데, 쓸쓸한 요즘의 감정을 대변해 주는 것 같은 책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특히 요즘에는 독립출판되는 경우가 많아서 디자인이 예쁜 경우도 많고, 그래서 소장하고 싶어지는 책들도 많다.
이 책의 경우에는, 스웨덴에서 20년을 넘게 살면서 하고싶었던 공부를 하고, 남편을 만나고, 선물이를 낳고, 남편을 결국 떠나보내는 여자의 이야기. 그녀의 상처를 고스란히 기록하는 부분에서는 마음이 아팠고 선물이와의 따스한 일상은 나를 웃음짓게 만들었다.

인용한 부분은 주인공의 친구가 한 말인데 공감이 많이 됐다.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편인데, 그로 인해 고통을 겪는 일도 많았다. 주변에서는 나를 위해 고통스러운 관계는 끊으라고 조언해준다. 그래서 많이 끊어냈다.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은 편하다.
나는 누구와 어떤 관계로 지냈든 최선을 다했다고 믿는다.



나는 기억하는 사람이다.
남들이 스쳐지나가듯 하는 말, 내가 남들에게 하는 말,
내가 남에게 한 행동, 그들이 나에게 한 행동.
p 128


인용된 부분을 읽으면서, 내 이야기인줄 알았다.
어릴 때부터 쓸데없는 것을 잘 기억하는 편이었는데, 커서도 고쳐지지 않았다. 원하는 것만 기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공부를 말도 안되게 잘 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나는 세세한 것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이랑 이야기 할 때도, 어떤 친구와의 사소한 일들이 기억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친구가 신기해하며 되묻는다. 어떻게 그런 걸 기억해?
나도 잘 모른다. 그냥, 좋았던 순간도 기억하고 나빴던 순간도 기억하나보다. 자기 전에 그날 한 후회되는 언행들이 맴돌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 때 그렇게 행동한 게 맞았나? 나를 싫어하겠는데? 조마조마. 막상 다음에 만나면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다. 소위 '개복치'같은 사람. 그래도, 인정하고 나니까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여전히 친구들에게 구구절절 설명한 뒤 잘못한 것 같다고 칭얼대기는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다.

 

 

누군가와 가깝다는 건 크고 대단한 비밀을 나누어서가 아니다.
서로의 작은 습관들을 기억할 때, 나와 남의 간격을 지키려고 만들어 놓은
작은 선들이 그 쓸모를 잃고 자연스레 지워졌을 때가 아닐까.
p 208


위에서 말했듯이, '개복치'여서 좋은 점도 분명히 있다.
나는 겉으로 보기에 무척 친절하고 정이 많아 보이는 사람이지만 주의가 산만해서 사실 남에게 크게 관심을 가지고 살지는 않는다. 그래서 섬세하게 신경써주는 센스를 겸비하지 못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노력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을 기억하고, 챙겨주고 싶다. 선물을 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평소에 지니가듯이 했던 말들도 기억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내가 미세하게 그려놓는 선을 나도 모르는 사이 지우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좋다.
커피 한 잔 하던 사이에서 어느덧 여행을 함께 와 있다던지, 카톡으로 안부나 가끔 묻던 사이인데 몇 시간씩 통화를 한다던지 하는.
요즘은 내가 편한, 연락하고 싶은 친구들이랑만 연락을 한다. 평온하다.




오늘 다시 깨달은 거. 잘 살자.
언제 어느 때 나를 아는 누가 다른 나를 아는 누구를 만나
좋은 기억으로 이야기하며 행복해할지도 모른다.
나는 행복의 기억이 되고 싶다.
p 241


요즘 들어 자주 한 생각이다.
아르바이트도 그렇고, 일을 여기저기서 하다 보니까 생각지도 못하게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생긴다.
진짜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나쁘게 남는 것보단, 그래도 괜찮았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서.
예전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에게 무감한 사람에게까지 감정을 다 쏟을 필요는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
적어도, 좋은 기억으로, 행복의 기억이 되는 정도가 딱 좋다.

오랜만에 인간 관게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생각보다 두꺼운 책이라 조금 당황했었는데 막상 책장을 펼치니 술술 읽혔다.
시간 순서대로가 아니라 주제별로 묶여있어서 더 좋았다.
이따금 읽던 것을 멈추고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책을 읽어나갔다.
에세이라는 장르, 참 좋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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