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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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울컥하는 격동의 시대.
민주주의를 위해, 기본권과 존엄성을 위해 뜨겁게 투쟁했던 이들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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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물 배수아 컬렉션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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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는 꿈들, 그 속에 무수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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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7번째 기능
로랑 비네 지음, 이선화 옮김 / 영림카디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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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언어가 가장 좋은 수단이며, 그 이상의 것은 없다고. 하지만 언어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몸도 말하고, 물건들도 말하며, 역사도 말하고 개인이나 공동체의 운명도 말하고, 죽은 것, 산 것들이 모두 끊임없이 우리에게 수천 가지 방식으로 말하고 있다. 사람은 그것을 해석하고 전달할 수 있는 장치다. p.22




일찍이 로만 야콥슨은 언어의 6가지 기능을 정의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7번째 기능이 존재한다면? 게다가 그 기능이 마법과도 같은 힘을 발휘한다면? 로랑 비네의 <언어의 7번째 기능>은 그 비밀문서를 손에 넣기 위한 권력자들의 개싸움을 실제 역사적 사실과 스릴러, 적절한 유머를 곁들여 알찬 소설로 탄생시켰다. 정부의 지시로 수사관 바야르와 대학에서 기호학을 강의하는 시몽이 파트너로 협력해 비밀문서의 행방을 좇는데 미스테리한 사건사고들이 그들의 뒤를 따른다.




시몽의 첫 등장은 마치 셜록홈즈를 연상시켜 순간적으로 기호학이란 학문에 친밀함이 들뻔 했다. '머리가 즐거운 소설'이라는 책 소개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전형적인 추리물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지만 계속해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토론 장면은 재미와 지적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준다. 쏟아지듯 등장하는 지식인들의 이름과 읽을 순 있지만 알아 먹을 순 없는 말들의 홍수 속에서 두 눈이 자꾸 흐려져도 한번 펼쳐들었다면 집중력을 갖고 끝까지 읽길 바란다. 성취감이 크다.




이 가상의 소설가를 신처럼 대해야 한다. 즉 항상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만약 신이 존재하더라도, 고작해야 재능 없는 소설가일 것이고 존경하거나 복종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이야기의 흐름은 바꾸면 된다. 가상의 소설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만약 그렇다면, 소설의 결말은 주인공의 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바로 나다. p.604




인생은 소설이 아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평범한 책벌레 인생을 살았던 시몽 에르조그에게 '소설같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고뇌하기 시작하는 데에서 또 다른 재미와 입체감을 더한다. 현실이 소설에 불과하다면. 나는 그런 고민을 해 본 적이 있던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나라는 인물 자체가 거짓이라면.. 그럼 이 뱃살도 거짓이 되겠지. 나는 바야르의 생각에 동의한다. 현실은 현실일 뿐. 너무 많은 생각은 건강에 좋지 않다. 608페이지의 꽉찬 텍스트가 언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리드미컬한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느꼈다. 물론 텍스트엔 소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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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먹는 나무
프랜시스 하딩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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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쁜 선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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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의 피크닉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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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들이 구역에서 처음 '바로 그'를 가져왔을 때부터였다. '배터리'… 그래,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다. 특히 '바로 그'들이 증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부터였다. 균은 이미 평범한 균은 아닌 것으로, 심지어 균이 아니라 오히려 보물인 걸로 밝혀졌다… 또한 지금에 와서는 그게 뭔지, 균인지, 보물인지, 지옥의 유혹인지, 판도라의 상자인지, 마귀인지, 악마인지 그 누구인지도 모른다… (중략) 이런 빌어먹을! 어쨌든, 나는 이 모든 게 끝날 때까지 살지는 못하겠지…



어쩌면 이 모든 것은 이야기 초반부에 나온 인터뷰 내용이 다인지도 모른다. 외계인의 방문에서 무엇을 발견해내느냐 가 아니라 방문 그 자체가 전부라는 것. 그 이상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 이런 아무 의미없음에 누넌과 같은 이들은 진저리를 치겠지만 정말 외계인들은 그저 지구에서 한가로이 노변의 피크닉을 즐기다 위험한 쓰레기 더미를 왕창 버리고 떠난 것일 수도 있다. 더 진보한 이들이 지구에 무관심하다는 설정은 어쩐지 납득이 된다. SF에서 늘 특별하게 다뤄졌던 지구인과 외계인과의 조우에서 벗어난 <노변의 피크닉>은 그 후의 이야기이며 비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배경에서도 가장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SF소설이다.



어찌됐든 그들은 다녀갔고 한차례 많은 희생자를 치룬 뒤 지구인들은 발빠르게 적응을 시작한다. 과학자와 사업가는 각자 나름의 목적으로 몫숨을 내걸고 구획물을 가져올 스토커를 고용하고 자본주의는 더욱 팽배해진다. '악마의 것은 악마에게 있어야' 한다는 누군가는 구획물을 사들여 다시 구역에 파묻기도 하고, 평생 스토커 일을 하며 늘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던 이 조차도 소원을 들어준다는 금빛 구체 앞에 당도하자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무엇이 레드릭의 진정한 소원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애초에 진정한 '앎'은 가능한 것인가. 우리는 통상적이고 보편적인 사실에 둘러싸여 자신을 맞추며 살아간다. 우리는 절대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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