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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극히 일본적인 로맨스 판타지 소설.
생기 발랄하고 마음씨 착한 검은 머리 여대생을 향한 쫄보 남학생의 짝사랑 사수 이야기이다. 기상천외, 종횡무진, 정신없는 전개로 정신을 쏙 빼놓는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 상큼하고 풋풋한 짝사랑 연애소설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서클 여자 후배를 짝사랑하는 쫄보 선배는, 그녀 주위를 서성이며 그녀가 가는 모든 곳을 쫓아, 일본 교토 밤거리를 밤새도록 종횡무진 돌아다닌다.
"우리 주위를 보면 국면 타개를 위해 조바심치며 먹구름에 싸인 성으로 돌격하다가, 결국은 옥쇄하고 마는 바보들이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들은 만용은 있어도 용기는 없는 남자들이다. '용기'란 이성과 신념을 지니고 자신을 바로잡아 착실히 성 둘레의 해지를 메워가는 지리한 작업을 참아내는 기백이다. 본체 공략은 그 뒤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존재에 익숙해지도록 계속해서 그녀의 시야 안에서 알짱대면서 끊임없이 우연한 만남을 만드는 자신의 전략을 자랑스러워한다. 그의 행동을 보면 너무도 얼간이 같다.
수많은 레스토랑과 일본식 여관이 줄지어 있는 가모가와 강가, 주점, 요리 점과 고급 요정들이 많은 본토초 지역, 시모가모 신사, 다다스 숲에서 일어나는 봄부터 겨울까지의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기상천외한 이야기는 봄의 밤거리 본토초 주변 술집에서 만난 도도 씨로부터 시작해, 술고래 히구치와, 기인 하누키 씨와 연결되고, 서클 궤변론부와 환갑잔치 사람들이 합세하여 이야기의 부피는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부풀어간다. 그리고 갓 스물의 아가씨가 이백 씨와 가짜 '전기부랑' 술 마시기 대결에서 이기는 것으로, 그 밤의 기상천외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하룻밤에 많이 일들이 벌어진다. 이야기가 다 끝나 더 이상 할 것이 없을 듯한데. 이 기인들과의 만남은 또 다른 날줄이 되어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여름의 헌책 시장, 가을의 대학 축제, 겨울의 이백 감기까지 정말이지 재미나게 이어진다.
쫄보 선배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짝사랑이, 다시 따뜻한 봄이 왔을 때, 과연 이루어졌을까?
머리가 복잡하고, 따분하고, 심심할 때 가볍게 읽기에 재미있다. 맹하리 만치 순수하고, 착한, 검은 머리 아가씨를 만나보기 바랍니다. 지금 밤거리를 걸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