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10 (무선) - 제4부 전쟁과 분단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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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씨앗은 언제나 작고 보잘것 없다. 그래서 대개의 사람들은 변화를 좇는 사람들을 존경하기보다는 비웃거나 조롱한다. 

'세상이 다 그런거지.' '그런다고 세상이 변하나.'  좀더 진지하고 양식 있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 저 보잘것없는 세력이 어느 세월에 세상을 바꾼단 말인가.'  그들은 변화를 위한 보다 현실적인 '선택'들을 제시한다. 그런 선택들을 많은 사람들에게서 지지를 받는다. 그런 선택들은 대단한 변화를 일으키는 듯하지만 실은 현실의 모순을 순화하고 인민들의 정당한 분노를 누그러트림으로써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되곤 한다.


 변화는 오히려 비현실적인 꿈을 꾼다며 비웃음과 조롱을 받는 사람들,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끈기 있는 노력에 의해 일난다.  그리고 그 변화로 일어나 혜택은 겨자나무의 그늘처럼 모든 사람, 그들을 비웃고 조롱한 사람들을은 물론 그들을 적대하고 탄압한 사람들에게까지 고루 나누어진다. 역사에서 보듯 세상의 변화는 늘 그래 왔고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김규황의 예수전 내용 중-

낙숫물이 댓돌 뚫는다고 했다. 그 낙숫물이 지금의 민주주의를 이루는데 근간이 되었다고 생각 한다. 독립운동의 정신을 이어 이 땅에 진정한 인민의 나라를 만들고자 혁명을 했던 빨치산.

" 세상 그 누구의 목숨이 죽음으로 이어져 있지 않은 목숨이 있는가. 그러나, 이 보편적 명제 앞에서 두려움이 없는 건 죽음을 종교적으로 초월해서가 아니었다. 구체적인 자각으로 죽음을 끌어안았기 때문이었다. 자각한 자의 죽음은 그것 자체가 행동이엇다. 역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각하지 못한 자에게 역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각을 기피하는 자에게 역사는 과거일 뿐이며, 자가하는 자에게 비로소 역사는 시간의 단위구분이 필요 없는 생명체인 것이다. 역사도 시간도, 사건도, 기록도 아닌것이다. 그것은 저 먼 옛날로부터 저 먼 뒷날에 걸쳐져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명체인 것이다. 올바른 쪽에 서고자 한 무수한 사람들의 목슴으로 역어진 생명체 그래서 역사는 관념도, 추상도, 과거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뚜렷한 실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크는 것이다."
- 본문 중-

더 이상 무슨 사족을 달 수 있을까....

변혁을 꿈꾸었던 수 많은 빨치산들이 역사의 투쟁 속으로 사라지면서 태백산맥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지리산에서 일만 팔천여명의 빨치산들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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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2 - 미천왕, 다가오는 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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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전쟁 이야기이다. 모용외가 4만 군세를 이끌고 낙랑과 대방을 공격하고. 고구려 봉상왕은 숙신에 자리 잡은 을불을 제거하려 공격을 감행한다. 낙랑과 숙신에서 벌어지는 불꽃튀는 전쟁은 한편으로는 빛나는 지략의 대결이다. 모용외와 최비의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모용외의 책사 원목중걸과 아영, 최비. 세 사람의 지략은 서로 다른 세 장소에서 똑같은 계책을 펼친다. 전쟁의 흐름 분석력과 평가, 해결 대책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세 사람의 주고받는 장군멍군의 지략 덕분에 그 어느 쪽의 희생도 없이 모용외와 최비는 의형제를 맺는다.

" 진 조정은 이미 붕괴 직전에 와 있다. 내가 낙랑에 온 것은 낙랑을 중심으로 북방 세력을 모아 진을 쓰러뜨리고 천자로 군림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나는 같이할 북방세력으로 바로 너를 선택했다.'" 최비는 뜨거운 눈길로 모용외를 응시했다.

- 을불, 아달휼과 숙신을 얻다. -
낙랑에서 구한 철을 기반으로 숙신에서 힘을 기르려 했던 을불은 변방의 숙신 백성들이 거듭된 흉년과 고구려 성의 노역에 지쳐 전식(식량이 없어 죽은 자식을 삶아 먹음)을 하고 있는 광경을 보고 마음을 돌린다. 철을 무기가 아니라 쟁기와 호미를 만들어 생산의 부실로 피폐한 삶을 벗어나게 하는 게 우선이라 판단하고 무상으로 철을 숙신의 도성 홀한주에 제공하고, 사재를 털어 백성들의 굶주림을 해결해 준다. 숙신은 안국군의 땅이자 을불의 고향이었다. 과거 숙신을 징벌한 안국군 달가는 서천왕에게 간청하여 숙신 땅에 고구려의 관리를 보내는 대신, 숙신 족으로 하여금 직접 그 땅을 다스리며 살아가도록 배려하였다. 또한 달가는 고구려 백성들을 홀한주 등으로 이주시켰고 스스로도 숙신에 오랜 세월을 보냈다. 그에 따라 달가를 유독 따랐던 을불도 숙신에서 유년을 보냈던 것이다.

진정한 왕재의 모습을 보여준 을불. 진정한 힘은 잘 훈련된 병사나 마필의 수가 아니라 백성의 마음에서 나온다는 걸 깨닫게 한다.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주군을 쫓아낸 경험이 우린 있다. 내 마음이 백성의 마음이 아니라. 백성의 마음이 내 마음 이어야 함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숙신에 자리 잡은 을불은 원목중걸과 고구려 장수 갈구의 공격을 지략으로 물리친다. 지략을 펼치는 을불의 모습은 삼국사기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제갈공명을 방불케하는 지략은 짜릿한 통쾌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평양성 제일의 무신 갈구와 숙신 제일의 무신이자 족장인 아달휼의 대결은 무협지를 읽는 것처럼 긴장감이 팽배해진다.

" 누가 낫고 못함을 가릴 만큼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다. 다만 갈구가 말을 타고 전쟁을 벌이는 다수 대 다수의 싸움에 익숙한 장수였다면, 아달휼은 어린 나이부터 칼 한 자루에 목숨을 걸고 온갖 이민족의 당을 방랑한 노련한 무사였다. 갈구는 아달휼의 칼을 보았지만 아달휼은 갈구의 어깨를 보았다. 갈구는 힘을 실은 칼질에는 어깨를 크게 추어올렸지만, 작은 칼질에는 팔꿈치만을 들썩였다. 이 차이를 확인하고 때를 노린 아달휼은 갈구가 허투루 휘두르는 칼질을 정확히 알아보았다. ~~ 아달휼의 칼은 갈구의 목덜미를 정확히 그었다."

드디어 을불, 기상천외의 지략으로 평양성을 점령한다. 국상 창조리는 관에 깃 대신 억새를 꽂음으로 을불을 왕으로 맞이한다. 봉상왕 팔 년간의 폭정이 끝나고 미천왕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 국조 동명성왕이시여! 이제 이 을불은 고구려의 왕이 되고자 합니다. 그간 조국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이 날 백성과 살을 부비며 살아온바, 무엇이 백성의 바람이고 무엇이 임금의 해야 할 일인지 가슴으로 보았습니다. 이 세상 어느 목숨 하나도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걸 이 을불은 온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제 백성은 무겁고 소중하며 임금이 오히려 가벼운 존재에 불과하다는 걸 몸으로 실천하고자 합니다."

2부 앞 부분은 다소 밋밋하고 지루한 감이 있었으나 전쟁 장면에서는 그 소용돌이에 함께 휘돌아간 듯 몰입감이 좋았다. 다소 아쉬운? 섭섭한 부분은 모용외를 너무 호걸, 영웅, 대인배로 설정한 부분이다. 고구려를 다루면서 근동의 인물들을 자세히 다룬 것은 좋았지만 너무 과한 설정이 아닌가 하는 섭섭함이 든다.

"신하란 때에 따라 공을 세울 수도, 과오를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러나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신하는 유능한 자가 아니라 정직한 자이다. 나는 중걸의 정직함을 높이 사는 것이다. 군주는 외로운 존재이다. 그래서 신하의 정직에 목말라한다. 나는 이번에 중걸을 데리고 오지 않은 걸 크게 후회하면서 그 이유가 중걸의 지혜에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중걸의 보고를 받으며 느꼈다.. 내가 그리워했던 건 지혜보다 는 정직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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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1 - 미천왕, 도망자 을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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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웅대한 기상이 광활한 대륙을 내달리며 고구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우리는 아니 나는 아직도 문화 사대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작가의 말마따나 삼국지, 초한지, 수호지는 필독을 하면서 왜 우리 역사서는 제대로 읽지 않는지 모르겠다. 다른 나라 영웅들의 일대기에 대해서는 침이 마르게 아는척하면서 고대 우리나라 왕들의 이름은 생소하게 느껴지기 일쑤다.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상상력이 가미되어 있지만 고구려 왕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에 고구려 역사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글이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수월하게 쭉쭉 읽힌다. (미사여구가 없어 서정적이거나 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움이 있다. 원체 담백하게 쓰시는 분- 모든 연령에 읽기에 아주 좋음)
일연의 삼국유사 설화를 읽는 것처럼 이야기의 재미가 있는가 하면,김부식의 삼국사기를 읽는 것처럼 정사의 흥미진진함이 있다. 거기에 작가의 상상이 가미된 영웅들의 운명적 만남이 새롭고 신선하여 이야기에 몰입감을 더한다.

1부에서는 고구려 14대 봉상왕이 즉위하며 숙청의 칼바람을 일으킨다. 성정이 난폭하고 방탕한 봉상왕은 숙부인 안국군 달가와 동생 돌고(미천왕 아버지)를 역모로 몰아 죽인다. 더불어 무예와 학문이 뛰어난 을불에 위기감을 느껴 제거하려 하지만, 위기를 느낀 을불은 도망쳐 소금장수로 떠돌던 중 낙랑으로 옮겨가 무예총위 양운거의 식객이 되어 무예를 연마하고 다시 고구려로 귀국 달가의 옛 동료 '저가'
의 무사가 되어 무예를 익힌다. 봉상왕의 날로 더해지는 폭정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보며 을불은 저가와 여노와 함께 찬탈을 준비한다.

인상적인 장면은 낙랑에서 을불과 선비족 모용부 족장 모용 외와의 만남이다. 들 사나이 모용외 와 나름 엘리트 교육을 받은 을불, 두 사람의 팽팽한 기싸움이 앞으로 선비족과 고구려의 싸움이 어떠할지 예견하는 듯 하다.

" 모용외는 저가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의 눈길은 진작부터 저가의 뒤편에 서 있는 을불의 얼굴에 줄곧 머물러 있었다. 을불 또한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눈빛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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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싶다. 척박함 속에서도 싹를 틔우고 피어나는 사랑. 그 강인함과, 끈질긴 생명력을 알기에 선생님의 작품에 사랑이 빠지지 않는 이유인것 같다. 사랑을 하듯 투쟁을 하고, 독립운동을 하고, 혁명을 한다. 신념 보다도, 이념 보다도 강한 것이 사랑인것 같다.

혁명의 투쟁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아리랑에서 송가원과 옥녀는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사랑을 꽃피 웠다. 역시 태백산맥에도 그에 못지 않은 빨치산 투쟁을 하면서 사랑을 꽃피운 이들이 있다. 정하섭과 소하가 신분을 뛰어 넘는 사랑을 했다면, 안창민과, 이지숙은 혁명으로 이루어진 사랑을 했다. 사랑이 있었기에 이념도, 신념도 더 굳게 지킬수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 마음이라는 것은 무엇이고, 말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말이 그냥 소리와 드런 것은 거기에 마음과 생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닌가, 사상이 말을 통한 노리의 구체성이듯이 사랑도 말을 통한 마음의 구체성 이었다. 자신은 그 구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말을 목말라하고 있다.˝

지리산 속에서 산아래를 내려다 보며 나란히 선 안창민과 이지숙.
안창민은 혁명속에서 사랑을 얘기 하지만, 이지숙은 사랑 속에서 혁명을 얘기 한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 일까?

9권은 휴전협상 회의 시작과 토벌대의 세력확산으로 해방구들을 잃게 되어 빨치산은 모든 지구의 투쟁력을 정에화 시키며, 신속한 기동성을 발휘하는 산악이동투쟁의 본격화를 위해 도당이 지리산으로 이동함으로 입산투쟁의 제2단계가 시작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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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무 빠르게 때묻어 가는 것 아니냐? 너 잘못하다간 변질되어 가는 4.19 세대의 대표선수로 표창감이 될 수도 있어."
" 친구들이 보내는 충고와 경계와 야유가 뒤섞인 말이었다."

상대가 동의하지 않는 충고는 폭력이다. 순화시켜 말하면 오지랖 이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로 시작하는 말은 전혀 상대방을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박준서는 4.19데모 때 그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으로 싸웠다. 그 증명으로 총상을 입었다. 통일추진연맹 대학생 단체 간부로 활동하다 발각되어 반 강제로 아버지 회사에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는다. 그런 그의 모습을 동료들은 변질 됐다고 말한다.

기대치 라는게 있다. 그 사람이 해내야만 하는 일 이라든지, 업적, 목표치. 그 기대 값을 채우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이 변했다고 비난을 한다. 박준서에게 4.19는 이미 과거였고, 4.19세대는 진작에 사회인이 되어 있었다. 대학생이 아닌 이상 사회인으로서 건전하게 살아가야 그게 의무이고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박준서는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일상을 살고 싶었을 뿐이다.

4부에서는 유일민이 연좌제법 때문에 최고의 대학 상대를 졸업하고 그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자, 독일광부 지원을 결심하지만, 그마저도 신원조회로 포기하게 된다. 그의 말마따나 정말 이 땅에서 죽어 없어져 버리라는 것만 같다. 나라에서는 2차 인간담보로 월남 파병을 시작하고, 북에서는 김신조를 남파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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