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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한입 더 - 철학자 편
데이비드 에드먼즈 & 나이절 워버턴 지음, 노승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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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이름을 들어본 철학자는 몇 명이나 될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지금껏 철학서나
철학과 관련된 어떠한 책조차 읽어본 적이 없어서 생각나는 이름이라고는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를 외친 소크라테스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 정도로 철학에 까막눈인 내가, 철학적 물음에 관심이라고는 전혀 없던 내가 과연 이 책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었을까? 대답은 “YES”이다.
이 책은 철학이라는 학문을 소재로 2007년 6월부터 시작된 철학자들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는
누구입니까?”라는 질문과 함께 시작되고, 각 장은 철학자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워버턴과 대담자가 그의 중요한 사상과 꼭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을
대화 나눈 내용이 담겨 있다. 부끄럽지만 나는 철학이 과학, 종교, 정치, 예술 등 우리 주변의 모든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도 계속 재해석되어 오늘날까지 깊은 울림을 주는 메시지들을 보니 생각하고 물음을 던지는 이성 활동이 이토록 매력적인 것을 왜
그동안 몰랐던 것인지 억울했다. 우리 사회는 철학을 주춧돌 삼아 이루어졌고 이 모든 것은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려면 이 노력을 멈추면 안 되고 이것이 우리가 철학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치인들이 정치철학과 관련하여
많이 사유하고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실현하여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잠재워줘야 할 것 같다.
많은 철학자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관심 갖고 보았던 철학자는 장 자크 루소였다. 친구가 엄마들이 꼭 읽어야 하는
교육론이라고 강추해서 ‘에밀’이라는 책을 사놓고 책꽂이에 처박아 두고 있었는데 바로 그 책을 쓴 사람이었다. 현재 내가 바라보는 나의 위치가
불안해서인지 그의 견해가 많이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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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마르크스, 프로이트에 이르는 심리학의 계보가 루소로부터 비롯되었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철학을 한입씩 맛보는 입문자의 입장에서 좋았던 점은 워버턴이 중간 중간 입문자의 눈높이에 맞게 질문하고 정리해주어 철학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킨 것이다. 단어나 문장도 이해하기 쉽게 쓰여 어렵다는 느낌이 없어서 덕분에 철학가들의 사상 하나하나를 너무 즐겁게 읽어낼
수 있었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딱 맞는 유쾌한 철학 입문 강좌였다.
▶열린책들 독자 서평단 3기◀
이 책은 출판사의 제공으로 읽고 남긴 리뷰임을 밝힙니다.
13_ 제가 보기에, 철학을 난해하고 엄밀한 학문으로 취급하는 철학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중을 위한 철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것은 크나큰 손실입니다.
89 _ 마키아벨리는 자기 시대의 군주들에게, <운명의 풍향>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법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최선일 때가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미덕을 발휘해야 할 때가 있고 무시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123 _ 생각과 행동의 방향을 통제하는 능력을 얻음으로써 능동적 존재가 되어야 해요. 더 능동적인 존재가 될수록 자신의 관념이 사물의 작용에 휘둘리는 일이 줄어드니까요. 달리 말하자면, 덜 예속되고 더 자유로워지는 거죠. 자신과 세상을 더 제대로 이해하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능동적으로 다루는 능력을 기를 수 있어요.
스피노자에 따르면 이것이야말로 비할 바 없는 즐거움의 원천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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