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의 한국사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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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의 한국사




풍수지리설 [風水地理說] - 산세(山勢) ·지세(地勢) ·수세(水勢) 등을 판단하여 이것을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에 연결시키는 설. (네이버백과사전)




풍수지리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풍수지리가 한국사에 미친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토테미즘 혹은 샤머니즘 같은 분위기를 연상 시키는 것이 풍수라 생각했다. 실제로 수맥 같은 것을 관찰할 때 탐지 봉을 좌우로 흔들어 보이는 것이 조금 우습다고도 생각했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맥락을 떠나서 우리 선조들은 풍수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는 조상에 대한 효도와 자손들의 번창을 기리는 가족애였다. 작게는 나 자신과 가족의 출세 및 성공과 행복의 추구였지만 크게는 나라의 평안과 안녕을 바라는 믿음에서 풍수에 의탁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 나라의 수도를 천도 할 때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 이 풍수지리이다.




풍수의 한국사는 이미 여러 책들로 정평이 나 있는 이은식 박사의 책이다. 저자의 책을 읽을 때 마다 어찌 그리 재미있고 시원한지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든 느낌이다. 그리고 저자의 책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박학다식하게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평소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의 역사를 여러 가지 주제들로 풀어 나가는 저자의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고 말 할 수 있다.




풍수의 한국사는 이 나라의 역사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책이다. 먼저 풍수지리를 저자는 이렇게 풀고 있다. 지리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측면에서의 시각이고, 풍수는 비합리적이고 신비스러운 시각에서 바라본 것이라 말한다. 지리는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풍수는 실제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들을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쉽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풍수는 두 갈래의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가 살게 되는 주택 즉 양기에 속하는 것이고, 사후의 세계 즉 조상의 분묘가 후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음택의 두 종류로 나뉜다. 풍수지리는 중국에서 유입이 되어 확립이 되었다. 고대의 천부지모 사상에 음양론과 천문사상이 첨부 되어 풍수지리설로 발전하게 된다.




이 책의 1부에서는 풍수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과 풍수의 발전과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리고 풍수의 원리와 여러 가지 논리체계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특히 일제강점기 때 벌어진 수많은 풍수 침략의 이야기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지 모른다. 한나라를 망하게 하기 위해서 전 국토를 유린하면서 자행한 만행은 분명 죗값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2부에서는 조선조 오백년을 풍수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들을 진행 한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면서 생겨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전적으로 풍수학으로 도읍을 결정하고자 했던 태조. 신승 무학대사와 개국공신 재왕지지 정도전의 알력 대결 또한 눈길을 끈다. 양기에 속하는 부분이 되는 이 내용들은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풍수 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지녔는지를 깨닫게 한다.




3부에서는 음택에 해당하는 묘택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룬다. 묘자리 하나 잘 쓰면 자손이 대대로 번성한다는 이야기들을 여러 가지 자료와 이야기들로 증명하고자 한다. 세종대왕 영릉과 광주 이씨 문중과의 인연. 묘자리를 잘 못 쓴 세종대왕의 자손들은 모조리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고 묘자리를 잘 쓴 광주 이씨 문중은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해 내었다. 아홉 정승이 묻힌 구정승골 이야기, 13명의 왕비를 만들어 낸 명지 여주 이야기, 이괄의 난과 4대 사옥으로 참담한 결과를 맞이한 이들의 이야기도 풍수와 연결 되어 진다.




첨단 과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풍수지리 이야기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풍수지리는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은 풍수사상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우리의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풍수 사상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손을 번창하게도 때로는 멸절하게도 한다는 풍수 사상. 그 진위를 떠나 조상을 잘 섬기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자손이 번성하기를 바라는 한국인의 마음이 잘 드러난 책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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