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균 그리고 이순신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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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균 그리고 이순신




원균 [元均, 1540~1597] - 조선시대의 무신.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옥포해전·합포해전·당포해전·당항포해전·율포해전·한산도대첩·안골포해전·부산포해전 등에서 이순신과 함께 일본 수군을 무찔렀고 이순신이 파직당하자 수군통제사가 되었다. 칠천해전(칠천량해전)에서 일본군의 교란작전에 말려 전사했다.(네이버 백과 사전)




뒤틀린 사실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까지 우리가 배우고 믿어 왔던 역사의 이야기 중에 이유도 없이 거부하고 싶을 정도로 뒤바뀌어진 진실이 있다면 과연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이 되는가? 몇몇 사람으로 인해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완전 역적보다 못한 평가로 이루어 졌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가 최고의 영웅으로 여기고 있는 한 사람의 다른 면모를 알게 된다면 그것을 감당 할 수 있는가?




극한의 시대가 낳은 두 인물 이순신과 원균. 그러나 후대에 내려온 그들의 평가는 첨예함을 드러내고 있다. 한명은 민족을 구한 희대의 영웅으로 한명은 그 영웅을 모함한 인물로 평가 되어졌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이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연 전란 속에 벌어진 해전에서 15승을 거둔 원균이 이렇게 저평가 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혹시 우리가 알지 못하거나 간과하고 지나간 사실이 있지 않았을까? 이러한 궁금증이 한 사람의 억울함을 풀게 만드는 여러 가지 사실들을 알아내게 된다. 원균 그리고 이순신. 이 책은 후대에 이르러 저평가 된 원균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와 더불어 이순신의 삶도 함께 풀어 보는 책이다.




원균 그리고 이순신의 저자 이은식 박사. 저자의 책들을 이미 여러 권 접해본 터라 이 책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도는 상당히 크다. 그리고 저자만이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시선과 놀라운 역사의 재평가, 그리고 방대한 자료 조사와 깊고 넓은 해박한 지식이 아우러지는 것이 저자가 쓴 책이 가지는 특색이다. 또한 앉아서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 있었던 곳이라면 어디든지 발품을 팔아서 다녀오는 그의 열정이 묻어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읽는 이로 하여금 정신없이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이은식 박사의 책이다.




원균과 이순신에 대한 역사적 왜곡의 출발은 임진왜란의 시작이다. 그리고 옥포해전의 승전을 마치 자신 혼자만의 공으로 돌리기 위해 단독 장계를 올린 이순신의 잘못에서 점차 커지기 시작한다. 같은 무장으로 힘겨운 전란의 시기에 서로를 의심하고 견제 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도 이해 할 수 없을 정도의 옹졸함을 보인다. 원병 요청을 묵살한 서로에게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져 가고 심지어 서로를 비방하기에 이른다. 전형적인 무장의 성격을 가진 원균과 조금은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던 이순신의 차이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선조실록. 그리고 선조수정실록. 인조 임금 시절 대제학을 지내던 이식이 선조실록을 수정함으로 크나큰 역사적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여러 명의 사관들이 사초를 기록하고 그것을 집대성하여 실록을 편찬한다. 이 실록은 어느 누구 심지어 군왕이라 할지라도 손을 댈 수가 없는 것인데 인조반정으로 보위에 오른 인조를 필두로 서인들의 세력을 등에 업은 이식이 선조실록 수정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역사는 뒤바뀌어 진다.




임진왜란을 종결 시킨 이순신 장군을 업적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한쪽으로만 치우쳐진 역사의 평가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지하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 사람의 마음을 달래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느 시대이든 영웅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 영웅을 만들기 위해 모함되고 저평가 되어진 이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왜란의 혼돈 속에 목숨을 걸었던 원균과 이순신. 같은 무장이었고 서로가 대면한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그들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위해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왠지 처연했던 그들의 삶속에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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