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_스포일러 - 이란성의 미래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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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마켓 셜록>을 인상 깊게 읽었던지라 박희종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는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전작에서 '중고거래 앱'이라고 하는 일상적 소재를 사용하여 기발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부분과 이어질 이야기를 추리 하게 만드는 부분이 소소하지만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프_스포일러>는 주인공인 이란성 쌍둥이 남매 지함과 함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쌍둥이 남매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는데, 지함은 긍정적인 미래만 볼 수 있고 함지는 부정적인 미래만 보는 것이다. 대립되면서도 이어져 있는 능력 설정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아침, 지함은 친구의 미래가 느껴져 " 곧 네가 갖고 싶어 하던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신발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말을 꺼냈고, 그로 인해 친구는 신발을 사기 위해 가족 여행에 불참한다. 결국, 친구의 가족은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를 당하고, 모두 사망하고 만다. 이 일로 친구는 지함을 찾아와 울부짖으며 왜 다 알고 있으면서 알려주지 않았냐는 원망을 하고,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나가서 모두가 지함을 악마 같은 놈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지함은 모든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고, SNS를 통해서만 사람들의 미래를 알려주고 돈을 번다. 여느 때처럼 누군가에게 미래를 알려주었는데, 그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보스인 태혁으로 지함의 말을 오해하여 자신의 전 재산과 조직의 돈까지 빼돌려 코인에 투자하고, 실패하고 만다. 분노한 태혁은 지함의 SNS 계정과 스마트폰 해킹을 통해 지함을 쫓으며 몰아붙인다.

지함은 유일한 고등학교 친구인 대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대호는 지함과 함께 도망치다가 우연히 토정비결 진본을 발견하고, 이를 발견하자마자 지함은 책 속의 내용이 자신에게 빨려 들어오는 듯한 경험을 한다. 그리고 미래를 보는 자신의 능력이 더 강해진 것을 느끼지만 책의 내용이 어딘가 틀려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을 혼자 힘으로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지함은 쌍둥이 여동생 함지에게 연락하는데....

쌍둥이 남매들의 특별한 능력을 탐내는 이들로부터 결론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추리나 스릴러 책은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인데, 읽을 때마다 독특한 소재로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걸 보면 참 신기방기한 것 같다.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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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3 제17회
박소해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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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나가 승주의 눈길을 끌었다. 영순이 삼춘이 10대 시절에 찍은 듯한 사진. 한 젊은 청년과 나란히 동백꽃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양장을 입은 영순이 삼춘은 선이 곱고 예쁜 미녀였고 옆에 선 청년은 이목구비가 단정한 미남이었다. 사진 귀퉁이에 '48년 2월'이라고 적혀 있었다. '고영순과 한호열.' 영순이 삼춘이 10대 후반 무렵이다. 아직 혼인 전이니 옆에 있는 한호열이란 젊은 남자는 분명 삼춘의 남편이 아니다. 영순이 삼춘이 10대 시절에 연애했던 남자였을까?누구이기에 이렇게 밀몽해서 감춰놨을까.

2023년 제17회 황금펜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읽어보고 싶었다. 여러가지 문학상이 존재하고, 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해서 읽어보면 전부 이해나 공감이 가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상을 받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더욱 호기심이 일었던 것 같다. 수상작은 어떤 부분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는걸까? <황금펜상 수상 작품집>은 수상작인 <해녀의 아들>, 우수작인 서미애 <죽일 생각은 없었어>, 김영민 <40피트 건물 괴사건>, 여실지 <꽃은 알고 있다>, 홍선주 <연모>, 홍정기 <팔각관의 비밀>, 송시우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등 여섯 편의 우수작들이 실려있다.


#해녀의 아들

<해녀의 아들>에서는 주인공인 좌승주는 경찰이지만 모처럼 휴가를 받아 집으로 왔고, 해녀인 어머니를 따라 나선다. 그 때, 팔순이 넘은 해녀 영순이 삼춘이 물질 도중에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승주의 엄마는 올이 풀려 뜯어져 있는 망사리가 하루 만에 튿어진 건 말이 안되며 영순이 삼춘은 전날 망사리를 새로 갈았다며 이 일에 의구심을 드러낸다. 누군가 삼춘을 죽였으니 살인범을 잡으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사건 현장으로 향하는데...... 승주는 자신에게도 애틋하고, 각별했던 영순이 삼춘의 죽음에는 제주 4.3 사건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역사와 미스터리를 한데 잘 섞어 놓은 느낌의 <해녀의 아들>은 수상작답게 가독성 좋고, 뒤에 이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도 불러일으킨다. 학살과 전쟁이 벌어지던 시기에도 사람들은 사랑도 하고, 질투도 한다. 이 작품에도 희노애락이라고 하는 '인간의 감정'과 그에 따른 '인간사'가 잘 담겨 있는 듯하다. 또 비극 속에서도 감동과 안쓰러운 감정이 동시에 묻어나서 참 희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머지 여섯 편의 작품들도 몰입도가 높아서 추리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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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고 다 괜찮아지진 않았다
이경희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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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고 다 괜찮아지진 않았다>는 책 띠지에 "진정한 '나'를 찾으면 세상을 살아갈 힘이 생긴다"라는 글귀가 공감이 가서 펼쳐보았다. '나'를 찾는다는 건 어떤 것일까? 공감이 가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생각을 정리해보니 잘 모르겠다. 불혹의 나이지만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는지 잘 모를 때가 있다고 생각하니 불현듯 내가 나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내면의 그림자가 작동하면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를 살지 못하게 된다. 일례로, 상사에게 지적받으면 과도한 긴장감 탓에 얼어붙는 사람들의 과거에는 어른에게 무섭게 혼났던 경험이 있다. "몸이 힘들었던 기억은 어딘가에 흔적을 남긴다"는 어느 의사의 말에 무릎을 친 적이 있다. 마음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감정은 살아 있는 생명체 같아서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자극을 만나면 묻어두었던 감정이 되살아난다. A와 B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B만 봐도 A가 떠오르는 식이다.

P.20 중에서

 

책은 심리 상담사이자 심리 상담사를 꿈꾸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는 일을 하는 저자가 내 마음의 현 상태를 점검하고, 나를 알아가는 방법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대수롭지 않았던 일이 갑작스럽게 떠올랐을 뿐인데,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이유를 이전에 경험에서 찾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나의 날 선 감정들이 이전 경험으로 인한 것들에 의해서라고 생각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는데, 저자는 모른 척 하고 있는 내 감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도 많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설명되지 않았던 나의 감정들을 조금 이해하게 된 부분도 있다. 어른이 된다고 해서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이 해소되는 건 아니기에 괜찮아지지 않는 감정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유를 찾아보는 과정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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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평설첫걸음 프리미엄(12개월 정기구독)
지학사(잡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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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평설 첫걸음>은 잡지형태로 구성되어 월간으로 출간되고 있으며 만 5세부터 초등 3학년까지 독서 습관을 기르기에 유익한 책이다. 중학 독서평설을 접해본 적 있던터라 좀 더 어린 연령대를 대상으로 나온 독서평설이 궁금했는데, 좋은 기회에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독서평설은 '독서평설 첫걸음', '초등 독서평설', '중학 독서평설' 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역 별로 다양한 글을 싣고 있다.

둘째 아이가 초등 3학년이기에 <독서평설 첫걸음>을 더욱 유심히 읽어보게 되었는데, 연령대에 맞게 큼직한 글자와 그림이 적절하게 배치된 형태로 구성되어 일단 읽기가 수월하다. 또 '독서지능', '통합지능', 수.과학 지능', '사회지능'과 같이 영역 별로 나뉘어져 그에 맞는 글들이 적절히 매칭되어 있어서 꼼꼼히 읽는다면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고루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독서평설 첫걸음 12월호>는 2,500여 개의 도서관을 세운 카네기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글이 인상깊었다. 어렸을 때 매우 가난했던 카네기는 철도 회사에서 일해 번 돈으로 산 농장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 부자가 되었고, 이 돈으로 철강회사를 세운다. 그는 노인이 된 뒤 철강 회사를 팔아 기부하기 시작했으며 미국 곳곳에 2,500여개의 도서관을 만들고, 뉴욕을 대표하는 음악 공연장인 카네기 홀을 지었다고 한다. 전 재산의 90% 이상을 기부했다고 하는 카네기 이야기를 보며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되니 흥미로웠고, '카네기'의 삶 자체가 배울게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마음 키워드를 제시하고, 키워드에 맞는 글을 읽을 수 있는 점이나 창작 연재 동화나 교과와 연계된 만화를 싣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아이랑 함께 읽으면서 여러 주제로 대화하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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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조영주 지음 / 요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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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토피아>는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라는 부제에서 풍겨지는 분위기로 미루어 보아 미스터리물일 것 같아서 덥석 읽게 된 책인데, 막상 책을 받아들고 보니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다. '크로노토피아'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용도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같은 공간이지만 낮에는 교실로, 밤에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세계로 가는 법

1.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탄다.

2. 4층-2층-6층-2층-10층 순서대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사이 아무도 타면 안 된다.

3. 5층으로 간다. 젊은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탄다. 1층을 누른다. 어떤 대화도 하면 안 된다.

4. 엘리베이터는 1층으로 가지 않고 10층으로 올라간다. (젊은 여성은 사람이 아니다.) 9층을 지나면 거의 성공한 것이다.

5. 이세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p.10 중에서.

아홉살 소원은 집에 엄마의 손님이 오는 날이면 아파트를 서성이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던 중, 같은 아파트에 사는 현우 형이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타서 4층-2층-6층-2층-10층 순서대로 '이 세계'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어느날 소원은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현우 형이 말한대로 과거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엘리베이터를 매개로 과거로 타입슬롯하게 된 현우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늘 배고프고 심심한 소원은 엄마에게 학대 당하면서도 그것이 학대인지 모를 만큼 어리다. 애정과 굶주림의 결핍으로 외로운 아이가 방황하면서 맨발로 서성이는 장면을 떠오르니 마음이 아려온다. 우리 사회에서 없었던 일이 아니기에. 평범한 일상을 누리지 못하는 인물을 내세워 평범함이 가져다 주는 행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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