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1 - 순풍과 역풍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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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광용

12년간 잡지기자 생활을 하다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위해 사표를 냈다.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쓰고자 하는 일념으로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만주·백두산·실크로드 등 해외 답사까지 다니면서 광개토태왕의 원정길을 추적하였다. 자료조사의 한계를 느끼다가, 단국대 대학원 사학과에 진학하여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 고구려 역사와 그 시대의 생활상을 두루 엿볼 수 있는 간접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였다.

 

 

역사소설, 특히 한 시대를 진두지휘했던 왕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들은 그 특유의 웅장함이 꽤나 매력적이다. 광개토대왕을 비롯해 고구려에 관한 자료가 우리나라에 많이 남아있지 않은 터라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유독 궁금했다. <광개토태왕 담덕>에서 그려지는 그는 어떤 인물일까?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자료 조사를 시작했다가 부족하다고 여겨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작가의 일념이 놀랍다. 그래서인지 작품 속 인물들이 살아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1권은 고국원왕의 이야기부터 다룬다. 당시의 고구려는 백제와 연나라를 비롯한 주변국과 연이은 전투로 왕권과 군사력이 약해지고, 민심도 멀어지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다. 전쟁 중, 각 나라의 지략을 엿볼 수 있으며 고국원왕의 아들 중, 훗날 광개토 대왕의 아버지이자 고국양왕이 되는 왕자 이련과 왕자비 연화의 애틋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1권에서는 담덕을 만나 볼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왕의 계보를 이어 곧 등장할 그의 이야기가 담긴 후속권이 기다려진다. 현재 1, 2권이 출간된 상태로 몇 권에 걸쳐 마무리가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는 법, 축지법이라 해서 이 봉우리에서 저 봉우리로 건너뛸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반드시 두발로 땅을 밟고 내를 건너야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동부를 지켜 안정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우리 고구려 전체를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아야겠지요.

p.157-158 중에서.

 

소설에서 배경이 되는 고구려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이야기가 더욱 실감난다. '역사 소설'이라는 프레임에 걸맞게 탄탄한 자료조사와 치밀한 구성으로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직 도입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만 읽었을 뿐인데 웅장함이 남달랐던 것 같다. 담덕이 등장한 이후 이어질 방대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되는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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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그림책 심리학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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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영아

치유심리학자이자 독서치유 상담사. 열두 살 어린 나이에 기차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척추 수술까지 받는 고통을 겪었다. 열두 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온전치 못한 몸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의 삶은 덤이고 축복이라 생각하자 고통은 오히려 힘이 되었다.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하는 일을 소명으로 삼고 살고 있다.

 

 

제일 마지막 장을 넘기면 불이 꺼진 방처럼 아이들과 동물들의 실루엣만 보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그림 안에서 유일하게 하얀색으로 표현된 존재는 생쥐다. 즉, 생쥐만이 '나'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생쥐만 편안히 눈을 감고 침대를 제 것인 양 전부 차지하고 잘 수 있다는 것은, '나'를 회복하는 것만이 내 삶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p.49 중에서.

 

 

국문학과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책과 심리학을 연결하고, 이를 현장에서 적용하는 과정을 즐기며 30년의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독서치유 심리학자로 강의하고 집필하며 심리치료를 해온 그가 말하는 그림책은 무의식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한다. 그림이 나의 무의식에 일차적인 투사를 한다고하는데 문득,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펑펑 울었던 나의 경험이 떠오른다.

 

투병하다가 돌아가신 아버지는 내가 첫째 아이를 가졌을 때 돌아가셨다. 아이를 많이 보고 싶어하셨는데, 보지 못하고 떠나셔서 늘 마음이 아팠더랬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에게 존 버닝햄의 <우리 할아버지>라는 동화책을 우연히 읽어주게 되었다. 때론 스승이자, 친구였던 할아버지. 책의 마지막 무렵엔 할아버지가 항상 앉아계시던 흔들의자가 비어있다. 텅 빈 흔들의자를 보는 순간 어찌나 마음이 저리던지. 눌렀던 감정들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렇게 울고 나니 조금은 후련했었는데. 지금도 동화책 속 흔들의자는 아련하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아버지가 앉아계셨던 쇼파와 오버랩되는 기분이랄까. 글과 그림이 주는 위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거 같다. 시간이 더 지나고나서 생각하니 그 때, 동화책을 읽으면서 나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했고, 또 아버지를 맘 편하게 그리워했던 것 같다.

 

<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는 그림책을 통해 프로이트, 융, 아들러, 앨리스, 프랭클 등의 이론을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아이가 좋아해서 알고 있던 그림책도 있었고, 책으로 인해 읽어보고 싶은 그림책도 생겼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기존에 알고 있는 용어들도 많았는데, 그림과 글귀를 통해 내 맘과 같은 처지의 주인공들을 만나니 어쩐지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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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두를 신고 간다
이선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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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일상부터 생각과 마음이 잘 스며들어 있는 책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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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두를 신고 간다
이선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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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선아

미술학원을 운영했던 저자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을 위해 오롯이 엄마가 되기로 한다. <나는 구두를 신고 간다>는 이십 대부터 사십 대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삶과 아들 윤후와 함께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11년차 두 아이의 엄마인 나는, '엄마'인 내가 아직도 낯설고 버거울 때가 많다. 해가 갈수록 엄마 경력도 더해지니 좀 나아지는가 싶다가도 버벅거리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는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대할지 궁금했고, 좋은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보라색 표지에 짙은 구두를 배경으로 "구두를 꺼내 신고, 아들의 손을 잡고 또각또각 가고 싶은, 가야 할 곳을 향해 걸어가야겠다."라는 글귀에 눈길이 간다. <나는 구두를 신고 간다>는 저자의 일상부터 생각과 마음이 잘 스며들어 있는 책이라 생각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았고, 내가 화가 나는 이유는 나처럼 아래층은 참아 주지 않았기 때문이며, 나의 배려와 애씀이 존중받지 못했을 때 느껴지는 괴로움 때문임을 알았다. 그들을 향한 미움이 올라왔지만 미워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의 참음과 배려를 그들에게서 돌려받으려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 내 기준을 들이대지 말고 그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그들의 괴로움을 이해하자. 미움보단 위로를 보내자. 그리고 이일로부터 벗어나자!

p.37 중에서.

 

책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로 저자 만의 쉽고 간결한 문장까지 더해져 가독성을 높인다. 1장은 소소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고, 2장은 아들 윤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발달장애를 둔 아들과 함께하는 삶은 평범한 듯하지만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로 인해 견뎌내야하는 시간으로 변하기도 한다. 윤후의 장애가 이유가 되어 아파트 주민에게 마음이 상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통합학급에서 운영하는 '학급 친구 친해지기 프로젝트 프로그램'에서 윤후만 제외된 걸 알고 슬퍼서 울기도 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은 과거와 현재에도 그러했지만. 앞으로도 풀어가야 할 우리 모두의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안하게 읽혔지만 이들 모자 간의 이야기는 사회적 차원에서 생각할 꺼리들도 던져주는 것 같아서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해서 마냥 무겁거나 심각하지도 않다. 저자는 여느 엄마들처럼 젤네일로 기분전환을 하기도 하고, 친한 친구들과 여행을 가거나 호캉스를 즐기며 평범하면서도 소소한 삶을 살아간다. 애당초 장애아를 둔 엄마의 삶은 다르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는 것도 편견이었던 것 같아 조금 부끄러워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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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삼촌 -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범
김남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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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남윤
‘내가 읽고 싶고 독자들이 좋아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
읽고 보고 듣는 모든 이야기를 좋아한다. 말하는 것보다는 쓰는 것을 더 좋아해 집필을 시작했다. 《철수 삼촌》으로 2021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문 청년작가상을 받았다.

 

 

우리 주변에 꼭 한 명은 있을 것 같은 철수 삼촌. '철수가 연쇄살인범이었다'는 부제가 눈길을 끄는 가운데 어떤 사건들이 얽혀 있을지 호기심이 생긴다.

 

이야기는 한 사채업자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사채업자의 시신이 10년 전 발생했던 연쇄 살인과 비슷한 수법으로 발견되면서 세간의 화제가 되는데, 진짜 10년 전 살인범에 의한 범죄인지 모방 범죄인지 실체를 알 방법이 없다. 사실, 이번 사건은 기러기 아빠인 형사 두일에 의해 일어난다. 돈이 필요했던 그는 급기야 사채까지 빌리게 되고, 제 날짜에 갚지 못하자 독촉하는 사채 업자와 갈등을 빚게 된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사채 업자는 죽게 되고, 두일은 이 사건을 10년 전 연쇄 살인사건과 유사하게 꾸미기로 한다. 사건 직후, 두일에게는 의문의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은 미제 연쇄 살인의 진범이며 두일의 범행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것. 진범은 두일의 아파트에 함께 살 것을 제안하고, 약점이 잡혀 선택의 여지가 없던 두일은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동거를 시작하게 된 이가 철수였다.

 

살인이라는 공통 분모로 인해 함께 살게 된 두 사람 게다가 두일의 가족이 귀국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모두 함께 지내게 된다. 살인범과 가족의 동거라니. 긴장을 넘어서서 재미있다. 이들은 난관을 무사히 헤처갈 수 있을까?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두일의 심리 묘사가 잘 되어있는 소설이다. 실제로 내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불안해서 하루도 버티기 힘들 것 같다.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밝혀지는 철수의 사연과 두일 이 가족들의 엉뚱함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적당한 웃음이 곁들여진달까. 아무튼 <철수 삼촌>은 흥미롭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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