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그림책 심리학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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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영아

치유심리학자이자 독서치유 상담사. 열두 살 어린 나이에 기차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척추 수술까지 받는 고통을 겪었다. 열두 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온전치 못한 몸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의 삶은 덤이고 축복이라 생각하자 고통은 오히려 힘이 되었다.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하는 일을 소명으로 삼고 살고 있다.

 

 

제일 마지막 장을 넘기면 불이 꺼진 방처럼 아이들과 동물들의 실루엣만 보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그림 안에서 유일하게 하얀색으로 표현된 존재는 생쥐다. 즉, 생쥐만이 '나'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생쥐만 편안히 눈을 감고 침대를 제 것인 양 전부 차지하고 잘 수 있다는 것은, '나'를 회복하는 것만이 내 삶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p.49 중에서.

 

 

국문학과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책과 심리학을 연결하고, 이를 현장에서 적용하는 과정을 즐기며 30년의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독서치유 심리학자로 강의하고 집필하며 심리치료를 해온 그가 말하는 그림책은 무의식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한다. 그림이 나의 무의식에 일차적인 투사를 한다고하는데 문득,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펑펑 울었던 나의 경험이 떠오른다.

 

투병하다가 돌아가신 아버지는 내가 첫째 아이를 가졌을 때 돌아가셨다. 아이를 많이 보고 싶어하셨는데, 보지 못하고 떠나셔서 늘 마음이 아팠더랬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에게 존 버닝햄의 <우리 할아버지>라는 동화책을 우연히 읽어주게 되었다. 때론 스승이자, 친구였던 할아버지. 책의 마지막 무렵엔 할아버지가 항상 앉아계시던 흔들의자가 비어있다. 텅 빈 흔들의자를 보는 순간 어찌나 마음이 저리던지. 눌렀던 감정들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렇게 울고 나니 조금은 후련했었는데. 지금도 동화책 속 흔들의자는 아련하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아버지가 앉아계셨던 쇼파와 오버랩되는 기분이랄까. 글과 그림이 주는 위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거 같다. 시간이 더 지나고나서 생각하니 그 때, 동화책을 읽으면서 나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했고, 또 아버지를 맘 편하게 그리워했던 것 같다.

 

<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는 그림책을 통해 프로이트, 융, 아들러, 앨리스, 프랭클 등의 이론을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아이가 좋아해서 알고 있던 그림책도 있었고, 책으로 인해 읽어보고 싶은 그림책도 생겼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기존에 알고 있는 용어들도 많았는데, 그림과 글귀를 통해 내 맘과 같은 처지의 주인공들을 만나니 어쩐지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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