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메타버스 2 - 서부 횡단 열차에 올라라 메타버스 판타지 2
차유진 지음, 에이리 그림 / 슬로래빗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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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차유진

계원예술대학교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서 스토리 작법을 가르쳤고,〈레너드 요원의 미스터리 보고서〉시리즈를 기획했다.〈애슬론 또봇〉,〈정글에서 살아남기〉,〈엉뚱발랄 콩순이와 친구들〉등 다수의 TV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썼고,《알렉산드로스, 미지의 실크로드를 가다》(2012), 《우리 반 다빈치》(2020)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언제부턴가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자주 들려온다. 통 알길이 없어 검색한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어린이 책으로 출간되는 걸 보니 그 속도에 놀랄 따름이다. 메타버스는 '웹상에서 아바타를 이용하여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하는 따위처럼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이르는 말'로 이미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야! 너희 둘!”

우리는 그 아이를 올려다봤다. 여우 가면은 파란색 후드 티를 입고 있었다.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한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여우 가면이 다짜고짜 말했다.

“일어나!”

“왜?”

“너희는 서서 가!”

나는 안전띠 표시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서서 가라니? 여길 보면 안전띠를 매고 앉아 있어야 안전하다는데.”

“시끄러워! 가면을 쓰지 않는 아이는 버스에 앉아서 갈 자격이 없어!”

이게 무슨 개똥 같은 소리?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가면을 쓰지 않으면 서서 가야 하는 이유라도 있냐?”

“너희는 이등 시민이니까!”

p. 66 중에서

이야기는 각자의 고민에 빠진 효동과 봄비가 '난데없이 메타버스'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서로 다른 이유로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가 없던 둘은 젤리건을 획득한 채 가상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아이들의 고민은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된다. 재미있으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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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된 아이 마음을 꿈꾸다 6
전건우 외 지음 / 꿈꾸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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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전건우, 정해연, 정명섭, 차무진

 

<중독된 아이>는 네 명의 작가가 모여 쓴 단편 모음집이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유튜브는 어떤 의미일까? 아이들에게 쉴 때면 무엇을 하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대다수의 아이들이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답변을 했더랬다. 현재 초등학생인 딸과 아들도 허용되는 시간 내에서 유튜브 영상을 즐겨 본다. 너무 빠져드는 건 아닐지, 불필요한 정보들이 덩달아 검색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쯤이면 아이들에게 있어 유튜브는 문화의 일종이니 '인정해줘야지.' 싶으면서도 늘 노파심과 걱정이 공존한다.

 

<공생>, <참교육의 날>, <하얀 돌고래 게임>, <꼬르모의 방>등. 네 편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모두 유튜브의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공생>에서 유튜버 현우는 의도치 않게 국민 영웅이 되고, 자신을 둘러싼 의문을 제기하는 이슈지기라는 유튜버와 갈등을 겪는다. <참교육의 날>의 세환은 '참교육'이라는 유튜버의 팬이 되어 구독도 하고, 후원금도 낸다. 하지만 이 유튜버는 세환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을 고발하고, 세환은 자신이 믿었던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하얀 돌고래 게임>의 주인공인 상태는 눈 앞에서 친구 한우의 죽음을 목격한다. 모범생이었던 한우가 왜 죽었는지 의문을 가지고 죽음의 이유를 밝혀나가던 중, 이상한 게임을 발견하게 된다. <꼬르모의 방> 꼬르모라는 유튜버의 ASMR에 중독된 아이, 민주의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꼬르모의 ASMR 영상들이다. 다른 유튜버들이 내는 소리들은 전부 시시껄렁하다. 전혀 편안하지도 않고, 장난 같다. 오직 꼬르모 언니의 ASMR 소리만이 나를 깊은 잠에 들게 한다. 꼬르모 언니가 말하는 것만 들어 봐도 정신분석한 공부를 많이 한 사람 같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것은 꼬르모의 귀파기 영상이다. 꼬르모 영상은 내 모든 화를 잠쟂우고 정신을 편안히 녹인다.

P.156 중에서.

 

책을 읽으면서 문득 우리의 아이들은 인내해야 할 게 참 많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쉽게 노출되는 영상과 소리 중에서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가려내야하고, 또 빠져드는 재미를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중심을 잡으며 사는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어른인 내가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이것 또한 쉽지 않다. <중독된 아이>는 유튜브를 경계하고, 올바른 정보가 무엇인지에 관해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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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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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전건우

호러와 스릴러를 쓰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 사려 깊은 이야기꾼. 『한국공포문학단편선 3』에 단편소설 「선잠」으로,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을 통해 데뷔하였다.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호러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를 병행해 작품을 쓰고 있다.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는 '좀비'라는 공통의 소재로 제 각기 다른 다섯 가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콜드블러드>, <Be the Reads!>, <유통기한>, <숨결>, <낙오자들> 등, 이 이야기들 속 좀비는 기존의 보았던 좀비의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을 다 가지고 있는 듯하다. 좀비이야기는 코로나 19를 전후해서 쏟아져 나오는 듯한데, 아무래도 좀비 출현의 원인이 '바이러스 변이'와 '감염'이라는 현 시대의 고민거리와 유사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콜드블러드

서울 전체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급박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은 단 하나, 비밀리에 개발한 백신을 생산 가능한 대한제약으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 뿐이다. 12명을 죽여 사형제 부활 논란에 불을 지폈던 연쇄 살인마 남정철, 그는 33도의 체온으로 살아가고 있는 냉혈한이다.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좀비는 40도 이상, 33도 이하의 체온에서는 반응하지 않는다. 이러한 까닭에 남정철은 좀비 떼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도 안전한 존재였고, 그를 이용해 백신을 대한제약까지 옮긴다는 작전명 콜드블러드를 실행하게 된다. 청와대 벙커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세명, 이번 작전을 설계한 비서실장 이도민과 최지호 대위 그리고 남정철은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백신만 있다면 좀비 사태를 종식할 수 있다는 희망이 싹텄다. 단, 백신을 최대한 빨리 대량 생산한다는 전제 하에서.

"현 시점에 백신 생산이 가능한 곳은 대한제약이 유일합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 백신을 전달만 하면 됩니다. 메뉴얼에 신경 쓰기보다 지금이라도 당장 작전명 콜드블러드를 실행해야 합니다."...... 하긴, 작전명 콜드블로드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만화적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기는 했다. 희대의 살인마를 이용해 백신 옮길 생각을 하다니...... 그것도 특수부대원들의 보호 아래.

p.13 중에서.

 

어느새 '좀비광'이 된 나는 좀비 관련 영화, 드라마, 소설은 볼 수 있는 한에서 거르지 않고 보는 편인데, <죽지못한 자들의 세상에서>는 소설이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좀비들이 상당히 역동적이면서 생생하게 그려져있다. 책을 읽는 내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그만큼 좀비들의 리얼리티를 잘 살려서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을 만큼 몰입도가 높았고, 이어지는 네 편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좀비'라는 하나의 소재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구사하고, 그것으로부터 여러 감정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기발함이 놀랍다.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끔찍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종 바이러스 출현으로 이런 일이 진짜로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턱 밑까지 숨이 차오르는 긴장감을 경험하게 해주는 좀비물의 매력은 가상 세계에서만 충분히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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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미스터리 - 어른들을 위한 엽기적이고 잔혹한 전래 미스터리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홍정기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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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홍정기

네이버 블로그에서 ‘엽기부족’이란 닉네임으로 장르 소설을 리뷰하고 있는 리뷰어이자 소설가. 추리와 SF, 공포 장르를 선호하며 장르 소설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쫓는 장르소설 탐독가.

 

"어른들을 위한 엽기적이고 잔혹한 전래 미스터리"

 

<전래 미스터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래 이야기를 재구성해 엽기적이면서도 잔혹한 이야기로 재탄생된 소설이다. <콩쥐 살인사건>, <나무꾼의 대위기>, <살인기 VS 식인귀>, <연쇄 도살마>, <스위치>등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책을 읽으면서 원작은 무척 잔혹하다는 그림형제의 동화들이 떠올랐는데, 우리의 전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르물이 탄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이라는 배경과 현대 용어의 조합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야기 자체는 독특하고, 기발하면서도 잔혹하다. <콩쥐 살인사건>에서 꽃신의 주인을 찾는 대목이 '진달래 꽃신을 신은 잘린 발목의 주인'을 찾는 장면으로 엽기적이게 탈바꿈 한 부분이나 <나무꾼의 대위기>에서 선녀를 죽인 살인범의 정체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장면은 꽤 인상 깊다. 또 <살인기 VS 식인귀>에서는 인물들의 잔인함이 극에 달한다.

 

 

어미의 정이란 것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일까? 나는 자랄수록 포악하고 난폭해졌다. 큭큭큭. 변명은 하지 않겠다. 내 성정 자체가 악함. 그 자체였다. 스스로 걸음을 떼던 날, 날 키워준 복순이를 내 손으로 난도질했다. 오로지 피를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었다. 그 뒤로 어미는 나를 두려워했다.

p. 145 중에서.

 

 

'여우누이'가 떠오르는 <연쇄 도살마>의 밀실 미스터리는 이어질 이야기를 계속해서 궁금하게 하고, '혹부리 영감'의 모티브를 가져온 <스위치>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작품을 읽는 이로 하여금 계속해서 주인공을 뒤쫓게 만든다. 나는 사람의 이면에는 선함과 악함 두 가지가 모두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미스터리와 잔혹함을 추구하는 것 또한 우리의 본능이지 않을까. <전래 미스터리>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게 나뉠 수도 있는 소설이지만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찾고, 즐겨 읽는 이들에겐 그동안의 것들과 또 다른 재미로 다가올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여름밤에 공포와 잔혹함을 맛보고 싶다면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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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향기
김하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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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하인

서정 소설·감성 소설이라고 일컫는 순정소설을 발표해 온 대표적 대중문학 작가로, 감각적인 문체와 필연과 우연의 구성, 멜로 드라마의 요건을 충족하는 내러티브를 통해 고전적 사랑을 작품에 투영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대표적 작품인 《국화꽃 향기》는 베스트셀러(200만 부 판매)에 올라, 시대 정서를 반영하는 대중문화의 텍스트가 되었다.

 

 

학창시절 읽었던 소설 중,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 속에 머무르고 있는 작품이 있다. <국화꽃 향기>가 그 중 하나인데, 소설이 주는 여운이 내게는 꽤나 깊이 남았던 모양이다. 출간된지도 20년이 되었고, 어느새 '200만부 판매'라는 기록을 가진 책이 되어 있어서 무척 놀랐다. 다시금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책장을 펼치고 보니 십 대 때 느꼈던 감정들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

책은 1999년 3월 13일, 수술복 차림의 임산부가 누워있는 이동식 침대가 수술실로 들어가며 시작된다.

                           

미주야, 오랫동안 힘들게 지녀왔던 꽃을 드디어 피워내는 거야. 저기 라일락 꽃나무처럼, 우리는 라일락 꽃향기보다도 더향기로운 미소를 가진 아기를 갖게 되는거지. 하지만...... 괜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저 나무가 잎 없이 껓 먼저 피는 나무라는 사소한 것조차 말이야. 잎과 꽃이 함께 피고 벌도 날아든다면 더 좋았을텐데...... 저렇게 꽃이 피어 있는 기간만이라도 다 함께 말이야. 그래, 내가 미주 네게 간절히 바라는게 바로 그거야. '함께'라는 말...... 당신과 아기, 나, 그렇게 함께할 수 있다면...... 그만큼 따스하고 눈물겨운 말은 세상에 없을거야.

p.11 중에서.

 

 

서울권 대학교 영화 연합 동아리 선후배로 만난 미주와 승우. 승우는 머리카락에서 국화꽃 향기가 나는 미주에게 처음부터 끌렸지만 세살 연상의 미주는 그를 남자로 보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도 승우는 커다란 소나무처럼 언제나 같은 자리에 서있겠노라 말하며 미주의 곁을 지킨다. 미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승우를 바라보게 되는데...

 

이야기는 과거의 시점과 교차되며 전개된다. 한 사람을 향한 지고지순한 승우의 순애보, 자신을 기꺼이 내어놓고서라도 아이를 지키려는 미주. 둘의 사랑은 절절한 슬픔을 끌어낸다. 목숨과 맞바꿀 만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받는 존재가 된다면 그것대로 의미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오래 함께 사는 것만이 사랑이고, 행복은 아니니까. 이젠 감정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나이라 그런걸까. 십대 때 지켜본 이들의 사랑은 그저 슬프고, 아팠는데 불혹을 앞두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미주가 치료를 받고, 승우와 조금만 더 시간을 보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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