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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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전건우

호러와 스릴러를 쓰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 사려 깊은 이야기꾼. 『한국공포문학단편선 3』에 단편소설 「선잠」으로,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을 통해 데뷔하였다.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호러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를 병행해 작품을 쓰고 있다.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는 '좀비'라는 공통의 소재로 제 각기 다른 다섯 가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콜드블러드>, <Be the Reads!>, <유통기한>, <숨결>, <낙오자들> 등, 이 이야기들 속 좀비는 기존의 보았던 좀비의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을 다 가지고 있는 듯하다. 좀비이야기는 코로나 19를 전후해서 쏟아져 나오는 듯한데, 아무래도 좀비 출현의 원인이 '바이러스 변이'와 '감염'이라는 현 시대의 고민거리와 유사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콜드블러드

서울 전체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급박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은 단 하나, 비밀리에 개발한 백신을 생산 가능한 대한제약으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 뿐이다. 12명을 죽여 사형제 부활 논란에 불을 지폈던 연쇄 살인마 남정철, 그는 33도의 체온으로 살아가고 있는 냉혈한이다.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좀비는 40도 이상, 33도 이하의 체온에서는 반응하지 않는다. 이러한 까닭에 남정철은 좀비 떼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도 안전한 존재였고, 그를 이용해 백신을 대한제약까지 옮긴다는 작전명 콜드블러드를 실행하게 된다. 청와대 벙커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세명, 이번 작전을 설계한 비서실장 이도민과 최지호 대위 그리고 남정철은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백신만 있다면 좀비 사태를 종식할 수 있다는 희망이 싹텄다. 단, 백신을 최대한 빨리 대량 생산한다는 전제 하에서.

"현 시점에 백신 생산이 가능한 곳은 대한제약이 유일합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 백신을 전달만 하면 됩니다. 메뉴얼에 신경 쓰기보다 지금이라도 당장 작전명 콜드블러드를 실행해야 합니다."...... 하긴, 작전명 콜드블로드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만화적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기는 했다. 희대의 살인마를 이용해 백신 옮길 생각을 하다니...... 그것도 특수부대원들의 보호 아래.

p.13 중에서.

 

어느새 '좀비광'이 된 나는 좀비 관련 영화, 드라마, 소설은 볼 수 있는 한에서 거르지 않고 보는 편인데, <죽지못한 자들의 세상에서>는 소설이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좀비들이 상당히 역동적이면서 생생하게 그려져있다. 책을 읽는 내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그만큼 좀비들의 리얼리티를 잘 살려서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을 만큼 몰입도가 높았고, 이어지는 네 편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좀비'라는 하나의 소재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구사하고, 그것으로부터 여러 감정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기발함이 놀랍다.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끔찍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종 바이러스 출현으로 이런 일이 진짜로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턱 밑까지 숨이 차오르는 긴장감을 경험하게 해주는 좀비물의 매력은 가상 세계에서만 충분히 느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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