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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 - 제시카 소설 데뷔작 ㅣ 샤인
제시카 정 지음, 박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평점 :

저자 제시카 정
솔로 가수이자 패션 디자이너 및 사업가, 세계적인 인플루언서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제시카가 미국에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샤인』은 그녀의 첫 번째 작품으로, 케이 팝 스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고 동시에 전부를 포기할 수도 있는 열여덟 살 소녀의 삶을 그려냈다.
케이팝 가수를 꿈꾸는 레이첼은 DB 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 된다. 평일에는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고, 금요일 저녁과 주말에만 연습생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조건으로 시작한 그녀의 연습생 생활은 결코 순탄치 않다. 게다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과 미국식 마인드를 가졌다는 점이 더해지며 연습생과의 거리는 더 멀어졌고, 타 연습생들에 비해 많은 혜택이 주어졌다는 소문이 나면서 '레이첼 공주'라는 별명도 얻게 된다. 레이첼은 처음 열린 대면식에서 선배 연습생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해야 한다는 규칙을 몰랐고, 또래인 미나에게 악수를 청했다가 매몰차게 거절 당한다. 그날 이후로 그들은 앙숙이 된다.
하지만 레이첼에겐 처음 만난 날부터 죽이 잘 맞는 아카리가 있었고, 멘토이자 친언니 같은 유진언니도 있다. 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고군분투하던 중, 미나와 미디어 트레이닝 수업에서 신경전을 벌이게 된다. 그런 미나가 무슨 꿍꿍이속인지 레이첼을 연습생 숙소에 초대하고, 야간 연습에 미래가 달려있다는 노 대표의 말은 그녀를 행동하게 한다. 레이첼은 늘 연습생 생활이 잘 풀리지 않을 때를 염려하는 엄마에게 입시 대비 스터디를 한다는 거짓말을 하고 집을 나선다. 그 시각, 숙소에서는 연습 모임이 아닌 파티가 열렸고, 그녀는 넥스트 보이즈의 제이슨 리를 만나게 된다. 미나가 건넨 샴페인을 마시고, 잠에 빠진 레이첼은 월말 평가일에 늦는 실수를 저지른다. 퍼포먼스 무대는 최악이었다는 혹평을 받는다. 레이첼은 실수를 만회하고, 제이슨과 듀엣곡을 부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자신의 힘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는 일이 아주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에 사는 여성이라면 더 중요하죠. 자기 자신이 아니면 누가 응원의 말을 해주겠습니까? 아무도 없죠. 독립적인 인간이 되는 것,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아는 것, 그 일을 해내는 것은 전부 본인에게 달렸습니다.
한 해에 배출되는 연습생들 수는 어마어마한데, 실제 가수 데뷔로 이어지는 이들은 극히 일부라고 한다. 어떻게든 외모와 실력을 인정받아 데뷔를 해야하기에, 그들은 이른 나이부터 빡빡한 스케쥴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소설은 주인공 레이첼을 통해 케이팝 아이돌의 실상을 잘 그려낸다. 좋아지려는 감정을 억누르며 연애도 참아내야 하고, 기획사가 수시로 바꾸는 스케쥴에도 부당하다는 표현을 하기 쉽지 않다. 또 최초 계약서 작성시 7년이라는 기간 외에 3년 재연장이라는 조항도 있어서 아이돌로서 성공을 거두더라도 쉽사리 다른 기획사로 옮길 수 없다. 또 여자 아이돌의 경우는 남자 아이돌에 비해 따르는 제약이 더 많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 연예인은 특히 이미지가 중요한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다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실제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을만큼 자세히 표현되어 있는데,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많은 고충이 따르는 아이돌 이면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케이팝은 세계 여러 나라에 한류붐을 일으켰고, 덩달아 우리나라의 다양한 면을 알리기도 했다. 또 이를 통해 창출해 낸 수익도 무척 많을텐데...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에 한번쯤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케이팝 문화가 되길 기대한다. <샤인>의 후속작인 <브라이트>에서는 레이첼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떤 이야기들이 기다릴지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