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사랑은 비밀 소년 아르볼 생각나무
제성은 지음, 유보라 그림 / 아르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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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이 넘치는 게 사랑이랬지?

다솜이는 비로소 자기가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자기에게 처음으로 이성에 대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긴 것을 깨달았다. 다솜이는 입에 올리는 것도 부끄러운 '첫사랑'이라는 말을 손끝으로 자꾸 두드려 보았다.

p. 42 중에서.

 

8월30일, 유난히 더웠던 여름날. 아빠, 엄마는 열두 번째 생일을 맞은 다솜이에게 자전거를 선물한다. 다솜이는 자전거를 신나게 타고 영어 학원에 간다. 학원 앞 거치대에 세워 둔 다음, 번호 키를 돌려서 잠가두지만 학원 수업이 끝난 후에 보니 자전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 왈칵 눈물이 쏟아진 다솜이 앞에 두 대의 자전거를 가지고 나타난 지혁.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왔다는 지혁은 다시 돌아갈 때까지 다솜이의 반으로 전학을 오고, 다솜이는 자꾸 웃음이 난다.

 

<내 첫사랑은 비밀 소년>은 초등학교 5학년인 지혁과 다솜 그리고 다솜이 친구들의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책은 인물들을 통해 그 무렵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순수하고, 예쁘게 그려낸다. 생각만 해도 두근거렸던 첫사랑, 힙하게 입고, 노래를 부르는 가수 오빠... 이들을 연모했던 소녀 시절의 내 모습이 덩달아 떠오른다. 사실 지금 불혹에 가까운 나이가 된 나는, 그 첫사랑과 가수 오빠가 아련하기보다 그저 그 시절의 순수했던 내가 그립고, 보고싶다.

 

엄마는 눈치챘을지 몰랐다. 다솜이 일이라면 눈 감고도 감정까지 모두 아니까 말이다. 다솜이는 크로플을 먹으면서 자꾸만 웃음이 났다.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데도 자꾸 웃음이 났다. 그냥 얼굴만 쳐다보는 것이, 아니 식탁에 앉아 간식을 함께 먹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이라도 되는 양 웃음이 났다.

p.58 중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이 꽤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후반부에 밝혀지는 소년의 비밀은, 성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흔하디 흔한 설정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첫사랑'을 더 순수하고, 애틋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극적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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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팡세미니
알퐁스 도데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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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나라와 우리 말의 소중함에 관해 이야기 해줄 수는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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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팡세미니
알퐁스 도데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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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알퐁스 도데

남프랑스 님에서 출생. 시적인 면이 넘치는 유연한 문체로 불행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고향 프로방스 지방에 대한 애착심을 주제로 하여 인상주의적인 자신만의 작풍을 세웠다. 그의 문장은 보여 줄 것이 많은 예술가의 문장이자 시니컬하면서도 동정심을 담은 시인의 문장이다. 익살스런 농담에서부터 더없이 섬세한 환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주제를 다룰 수 있는 재치를 가지고 있었기에 학자들부터 군중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자층을 매혹했다.

 

'알퐁스 도데'는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별>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만났던 작가이다. 배경과 등장 인물이 순수하고 맑아서 마음 끝에 남았던 감정들이 기분 좋게 기억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그의 작품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책으로 나와있지만 이번에 출간되는 책은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을 것 같아 더 눈길이 간다. 이해를 돕는 삽화와 적당한 크기의 글씨 또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한글을 읽고 쓰는 아이라면 초등 저학년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수업'은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 시기에 프랑스어로 하는 수업을 마지막으로 할 수 밖에 없었던 프랑스의 암담한 상황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은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던 우리나라의 상황도 떠올리게 하는데... 타의에 의해 자국의 언어를 사용하지 못 하는 비극은 영혼을 짓밟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프랑스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하며, 표현력이 풍부한 말이지. 그러니까 우리가 굳게 지켜야 하고, 절대로 잊어버리면 안돼.

p.29 '마지막 수업' 중에서.

 

아이들과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 그리고 나라와 우리말의 소중함에 관해 이야기 해본다. <마지막 수업>은 읽고, 생각 할 거리가 많아서 독후활동 하기에도 좋은 작품인 듯하다. '알퐁스 도데'의 다른 작품들은 결말이 아름답게 끝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작품이 쓰였던 당시의 시대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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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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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시자와 요

일본의 추리소설가. 2000년대 초반부터 문학상에 응모했다. 근무하던 출판사에서 나온 뒤, 2012년 《죄의 여백》을 발표하여 “풍부한 패를 가지고 있어 독자를 질리게 하지 않는다”는 심사평과 함께 제3회 야성시대 프론티어 문학상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다.

 

최근 들어 미스터리, 호러 등의 책을 꾸준히 출간하고 있는 아시자와 요, 장르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책 소개를 본 뒤로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웠다. 책은 마을에서 각각 고립된 이들이 살인이나 범죄에 연루되는 이야기이다. 읽을수록 이들의 진짜 범죄 이유가 밝혀지는데, 결말에 다다를수록 독자들을 더욱 생각하게 한다. 다섯 편의 단편 모두가 읽는 내내 사람의 은밀하면서도 어두운 속내를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는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손자이므로 마을에서 나누어주는 음식은 받을 수 없었고, 솜사탕과 구운 옥수수 노점은 마을 바깥에서 온 사람이 운영했으므로 누구에게나 팔았던 것이다.

p.28,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중에서.

 

 

#용서는바라지않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농작물은 치매 증상이 심해진 증조할아버지가 멋대로 수문을 열어버리는 바람에 피해를 입게 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해해주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자 증조할아버지 대신 할머니에게 분노를 쏟아낸다. 료이치의 할머니는 마을사람들에게 장례와 화재에 대처하는 걸 제외하고는 일절 교류를 끊는 행위인 '무라주부'를 당한다. 어느날, 증조할아버지는 또 수문을 열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고 할머니는 주방에 있던 식칼로 할아버지를 살해한다. 할머니가 살인을 저지른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가독성이 좋아서 책을 단숨에 읽었는데, 아시자와 요의 다른 작품들도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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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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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희종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면서, 새로운 꿈을 꾸는 소설가가 되었다. 꿈이 많아서 현실이 차갑던 아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 그 차가움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하지만 아직 철이 들지 않아서 여전히 꿈을 꾸고, 그 꿈을 이야기한다. 너무 평범하지만 너무 평범하지 않은 저자는, 특별하지 않아서 더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항상 가족의 울타리에서 살아왔던 준호는 독립해서 혼자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부모님께는 출퇴근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핑계로 오피스텔 생활을 시작한다. 5년동안 같은 생활을 이어온 그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층에 딸린 작은 정원과 2층의 테라스가 매력적인 타운하우스를 산다. 이사한 첫날, 이웃집에는 어릴 때부터 동경했던 밴드 '트러스트'의 리더인 강하준이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를 알게 되면서 준호의 삶도 조금씩 변화를 생기는데...

 

중학교 무렵 내게도 한참 가수 오빠들이 좋던 시기가 있었다. 시골에 살았던 나는, 내가 만약 서울에 살았다면 동경하던 가수 오빠들을 길에서라도 우연히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혹은 우리집이 부자였다면 경비와 보안이 삼엄한 그 가수 오빠들의 이웃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타운하우스>의 주인공 준호에게는 나의 엉뚱한 상상이 실제로 일어나는데, 연예인을 만났을 때 그의 반응이 너무 실감나게 그려져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 준호는 강하준의 집에서 샤워 가운을 입고 나온 의문의 여자 '하루'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하준과 친해지면서 그녀에 대해서 알게 된다.

 

주인공이 가지는 궁금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풀려가는데, 그 과정이 흥미롭다. 동경하던 이의 이웃이 된다는 설정 자체가 참 매력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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