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발톱아 - 우리 꼭, 다시 만나
온유안 지음, 박선영 그림 / 더행복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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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유안이와 지유는 서로 자신의 공룡장난감이 더 세다고 다투게 된다. 어떤 공룡이 세냐고 묻자, 난감해 하던 아빠를 대신해 온유가 두 동생에게 둘 다 멸종해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공룡의 멸종 원인을 궁금해하던 아이들에게 아빠는 제법 큰 책을 가져왔고, 온유는 동생들에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책 속에는 얼마 전까지도 살아있던 동물인 동부퓨마의 그림이 담겨 있었고,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동부퓨마의 모습을 바라보던 온유의 가족은 1938년 마지막 동부퓨마가 살던 곳으로 가게 된다. 책에 나오는 장소라면 어떤 곳이라도 데려다 주는 신비한 힘을 가진 책은, 이들을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 '사우스 아일랜드 코카코', '핀타섬땅거북', '보석달팽이', '검은코뿔소', '시파카원숭이', '도도새', '크리스마스 섬 집 박쥐', '크낙새' 가 있는 곳으로 안내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이미 알고 있는 멸종 동물도 있었지만 새롭게 알게 된 멸종 동물도 있었다. 지구상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생물들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이들이 멸종한 가장 큰 이유가 인간에 의해서라고 하니 며칠 전 분리수거를 대충했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작고, 사소한 일이지만 지구 환경에 보탬이 되는 일은 하나씩 해보자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록 책을 통해서지만 이미 사라진 동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환경을 등한시했던 우리의 모습도 반성하고, 지금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생명들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었다. 또 5월22일이 '생물종다양성보존의날'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읽는 내내 유익한 정보들이 많은 책이라 생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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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아이사카 토마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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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카 토마의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애거서 크리스티상 공모작으로 심사위원 전원에게 만점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 소설이 어떤 이야기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궁금했다. 작품은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소련이 벌인 독소전쟁(1941~1945)을 배경으로 한다. 열여섯 살 소녀 세라피마는 가족처럼 친근한 사람들로 가득한 이바노프스카야 마을에서 나고 자란다. 영원할 것 같은 마을의 평화는 독일군의 급습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깨져버린다. 마흔 명 남짓한 마을 사람들과 엄마를 잃게 되고, 충격에 휩싸인 세라피마도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저격병 출신의 붉은 군대 지휘관 이리나에게 구출된다. 하지만 아군이라 생각했던 이리나는 이 전쟁은 결국 싸우는 자와 죽는 자뿐이라며 죽은 엄마를 패배자라 여기고, 세라피마가 보는 앞에서 그 시신을 불태워버린다.

 

엄마의 시신이 화염에 휩싸였다. 불에 타들어가는 엄마가 아무런 미동도 없는 게 너무도 공포스러웠다. 우리집이, 엄마의 시신과 함께 불에 탄다.

p.48 중에서.

 

세라피마는 이리나의 제자가 되어 저격병이 되기로 결심하며 언젠가 독일 병사를 죽이고, 자신과 엄마의 시신을 모욕한 이리나도 죽이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그녀는 여성저격병 학교에서 자신처럼 독일군에게 가족을 잃은 소녀 동지를 만나 함께 훈련을 받는다. 그리고 그동안 동고동락한 동료들과 저격대를 이뤄 소련 병사의 평균 생존 시간이 24시간과 불과하다는 격전지 '스탈린그라드'로 향하는데......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전쟁의 참혹함과 비애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다. 지금도 지구촌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전쟁 소식을 들을 때면 그 잔인함에 깜짝 놀라곤하는데, 이를 직접 경험한 이들은 살아남더라도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게 될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일제 강점기나 6.25전쟁을 다룬 소설이 많은데, 전쟁 이야기를 읽다보면 소설 속 인물인 이리나가 외쳤던 말처럼 전쟁 중에는 싸우는 자와 죽는 자로만 나뉘는게 맞는 듯하다. 전쟁터에서는 내가 살려면 적을 죽여야만 하고, 죽이기 위해서는 인간성을 상실한채 극도로 잔인한 인간의 민낯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현장이 되고야 만다. 세라피마가 엄마의 원수를 갚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같은 처지의 여성 저격병들과 연대를 이뤄내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또 전쟁소설을 읽을 때마다 한 가지 확실히 깨닫게 되는 건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살게 될 세상에는 '전쟁'이라는 단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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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드라실의 여신들 안전가옥 쇼-트 22
해도연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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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쇼트 시리즈 22가 출간되었다. 늘 기발하고, 다양한 소재들을 바탕으로 하고 이야기들이 많아서 이번 작품도 기대를 하고 있던 터였다. 책은 <위대한 침묵>,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여담, 혹은 이어지는 이야기>등 세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위대한 침묵>에서 지구는 먼 미래에 에너지 위기를 겪게 되며 이로 인해 지구 화성 간 내전이 지속되고 목성계와 토성계의 주민들은 버려지는 비극을 맞이한다. 이 때, 매장된 헬륨3를 채굴해 인류를 에너지 위기에서 구하고자 하는 '인텍 루나'이라는 기업이 나타난다. 인텍 루나는 중력파 기술을 보유하여 우주에 숨겨진 에너지를 찾으려 하고,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주에서 생명체들이 소통해야함을 주장한다. 이 이야기를 비롯하여 나머지 두 편의 단편을 읽다보니 어쩌면 미래의 지구가 실제로 겪을 수도 있을 법한 그럴싸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인류는 고갈되는 자원에 대한 위기를 인지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을 연구하고 개발 중이다. 또한 우주 속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를 생명체에 관한 호기기심과 연구도 이어지고 있는데...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은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의 심해 속 생태계와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조사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SF지만 그럴싸해서 더욱 흥미진진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읽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흥미롭게 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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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빨강머리 앤 - 명화, 명언과 함께하는 필사 워크북
백미정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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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는 순간 '고흐 그리고 빨강머리 앤'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반갑고, 좋았다. 평소 애정하는 캐릭터와 화가였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봐야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빨강머리 앤보다 훨씬 성숙해보이는 표지 속의 앤은 고흐의 작품 속 배경에 서서 미소짓고 있는데, 그 모습이 예뻐서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된다. <고흐와 빨강머리 앤>은 고흐의 명화와 빨강머리 앤의 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필사워크북이다. 글씨가 곱지 않은 나로서는 필사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만큼은 제대로 끄적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빈센트 반 고흐는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로 서양 미술사를 통틀어 위대한 화가 중에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고흐는 가난과 정신질환으로 인해 불행한 말년을 보냈는데, 죽기 전에 무려 900여 점의 작품과 1100여 점의 습작을 남겼다고 한다. 비록 가난하게 살다가 죽고 나서야 사람들에게 인정 받게 되었지만 그의 작품들이 세상 빛을 보게 된 것에 대해서는 감사히 생각한다. 그림을 잘 모르지만 고흐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든달까. 역동적이면서도 밝았다가 때론 슬프기도 한 그의 작품들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감동을 주는 부분이 있어 언제봐도 즣은 듯하다.

 

소설보다 만화영화에서 먼저 만났던 빨강머리 앤은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캐릭터들 중의 하나이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빨강머리 앤~'을 흥얼거리며 앤이 방송되길 기다리던 시절이 그저 애틋하고, 그립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앤이 희망을 품은 말을 많이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 말들을 필사할 수 있게 되어 더욱 기뻤다.


저는 말이죠,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움의 반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즐거운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기다리는 동안 느꼈던 기쁨은 온전의 나만의 것이니까요

P.42 중에서.

 

좋은 글을 옮겨쓰다보면 어지러운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점이 필사의 매력이라 생각하는데, <고흐와 빨강머리 앤>은 명화도 감상하고 좋은 글도 쓰게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필사책이다. 선선한 가을과 어울리는 책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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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빛 - 제11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임재희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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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빛>은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말이 눈에 띄어서 읽게 된 책이다. 문학상을 수상할 정도의 작품은 어떤 내용을 품고 있을지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책은 상담사에게 상담 받는 은영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심리치료사는 '6일의 시간'에 대해 쓰는 것과 노아를 충분히 애도할 수 있는 장소로 여행을 가보라는 제안을 하고. 은영은 이를 혼란스러워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은영의 연인이었던 노아 해리슨, 그는 어느날 대학 캠퍼스 총기 난사에 관한 TV뉴스를 보고 충격에 빠진다. 총기난사범은 스물세 살의 한국 청년으로 여덟 살 때 미국으로 건너와 이민 초기에 겪는 불안을 극복하지 못한 채 성장한 사회 부적응자였는데, 총기 사건으로 32명의 학생들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로 인해 노아는 불행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괴로워했고, 은영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노아가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극복하지 못한 채 4일간의 휴가를 내고 나간 뒤에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당신은 그 스물세 살 범죄자와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인가요? 머리를 감으면 검정 물이 뚝뚝 흘러내릴 것 같은 까만 머리카락이 그를 떠올리게 해요. 잔혹해 보일 정도로 번들거리는 검정 눈동자까지. 그리고 그 눈빛, 공동 가해자라고 불러도 좋을 유대감이 느껴져요.

P. 22 중에서.

 

가족이 모두 미국으로 이민을 온 이민자인 은영과 한번 파양된 적이 있던 한국계 입양아 노아는 급속도로 친해졌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한편 노아는 미국 부부에게 입양되었는데, 양부가 양모를 총으로 쏘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날부터 치명적인 트라우마를 가지게 된다. 뉴스에서 접한 총기 사건은 노아에게 어린 날의 일을 떠올리게 했던 것이다. 노아의 죽음으로 연인이었던 은영은 노아를 애도하던 중, 그에게 또 다른 이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쫓는 여정을 시작하는데...... 소설로 인해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당시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인데, 특히 이민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트라우마가 남았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그들에게 처해진 상황과 입장을 헤아려보니 마음이 욱신거리고 저려왔다. 이민자의 삶이라고 녹록했을까? 이민자와 관련된 크고 작은 이슈들이 생길 때마다 타국에서 그들이 받았을 따가운 시선이 마음 아팠는데, 책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많은 질문거리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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