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와 빨강머리 앤 - 명화, 명언과 함께하는 필사 워크북
백미정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보는 순간 '고흐 그리고 빨강머리 앤'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반갑고, 좋았다. 평소 애정하는 캐릭터와 화가였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봐야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빨강머리 앤보다 훨씬 성숙해보이는 표지 속의 앤은 고흐의 작품 속 배경에 서서 미소짓고 있는데, 그 모습이 예뻐서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된다. <고흐와 빨강머리 앤>은 고흐의 명화와 빨강머리 앤의 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필사워크북이다. 글씨가 곱지 않은 나로서는 필사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만큼은 제대로 끄적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빈센트 반 고흐는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로 서양 미술사를 통틀어 위대한 화가 중에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고흐는 가난과 정신질환으로 인해 불행한 말년을 보냈는데, 죽기 전에 무려 900여 점의 작품과 1100여 점의 습작을 남겼다고 한다. 비록 가난하게 살다가 죽고 나서야 사람들에게 인정 받게 되었지만 그의 작품들이 세상 빛을 보게 된 것에 대해서는 감사히 생각한다. 그림을 잘 모르지만 고흐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든달까. 역동적이면서도 밝았다가 때론 슬프기도 한 그의 작품들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감동을 주는 부분이 있어 언제봐도 즣은 듯하다.

 

소설보다 만화영화에서 먼저 만났던 빨강머리 앤은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캐릭터들 중의 하나이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빨강머리 앤~'을 흥얼거리며 앤이 방송되길 기다리던 시절이 그저 애틋하고, 그립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앤이 희망을 품은 말을 많이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 말들을 필사할 수 있게 되어 더욱 기뻤다.


저는 말이죠,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움의 반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즐거운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기다리는 동안 느꼈던 기쁨은 온전의 나만의 것이니까요

P.42 중에서.

 

좋은 글을 옮겨쓰다보면 어지러운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점이 필사의 매력이라 생각하는데, <고흐와 빨강머리 앤>은 명화도 감상하고 좋은 글도 쓰게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필사책이다. 선선한 가을과 어울리는 책인듯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