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판달마루와 돌고래 생각학교 클클문고
차무진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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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 전, 국립 백합예술원 영재 아카데미에는 모스크바 국립예술원 교수로 있었던 루간스키 교수가 원장으로 온다. 그는 명망있는 피아니스트로 초등학교 육학년이었던 슬옹을 마음에 들어했고, 백합원 교칙까지 바꿔가며 그를 곁에 두려한다. 이로인해 슬옹이는 다른 교수들과 학생들의 질투어린 시선을 받아야했고, 자신이 받은 부당한 일에 대한 불만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피아노를 방망이로 부숴버린다. 한편, 지구는 마린 포지X-변용99라는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바이러스가 퍼진 지 사년 만에 인류의 사분의 일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슬옹이도 마린 포지 바이러스로 인해 엄마를 잃게 된다.

피아노를 부숴버린 일로 인해 루간스키 교수는 고국으로 돌아가고, 아버지는 피아노 배상금 마련을 위해 신체를 맡기고, AI가 되는 길을 택한다. 가파도에서 지내게 된 슬옹은 새우탕과 콜라를 좋아하는 외계인 판달마루를 만나고, 그와 급속도로 친해진다. 그러던 중, 지구에 마린 포지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판달마루가 사는 판타노 행성이 침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고 친구라 믿었던 판달마루도 지구사냥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바이러스로 인한 사람들의 사망, 슬옹이와 외계인 판달마루의 우정, 해양오염과 이로 인한 생물들의 죽음... 소설이지만 <나와 판달마루와 돌고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우리에겐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서 다루어지는 소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고민하고, 생각해보아야 하는 문제들인데 특히 해양오염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 특히 2024년 올해 여름은 지독하다 싶을만큼 무더웠고, 습했는데 나에겐 여름기온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걸 체감할 수 있어서 위기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우리 모두 환경을 위한 노력이 더 이루어져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일단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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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식 - 우리가 지나온 미래
해원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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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K-호러, 오컬트 호러, SF호러... 호러 주간이다! 스릴러나 호르같은 장르물을 왜 좋아하냐면 다른 생각할 틈없이 이야기 속에 빠져들기가 유리하다는 점때문이다. 팍팍한 현실에서 도피하기 좋은 장르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이십 년이 넘는 시간동안 호러를 읽어왔지만 SF호러는 그리 익숙한 단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는 독특한 매력이 있으니까 읽기를 시도해본다.

<아카식>이라는 단어부터 낯설어서 찾아보았는데, 아카식(akashic)은 영어식 형용사로 '굴절된 모습으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작품을 읽어보니 뒤틀린 또 다른 시간을 표현하는 것과 관련되어 제목이 정해진 것 같았는데,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건지는 모르겠다. 소설은 교통사고로 인해 과거의 기억을 잃고 살아가는 선영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선영에게는 유일한 혈육인 언니 은희와 자신이 신문사 기자임을 자각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렇게 세상의 외톨이로 지내던 그녀에게 언니 은희가 사라졌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선영은 언니를 찾아나선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사라지는 독특함부터 시선을 확 끌며 몰입감을 이어간다. 세상으로부터 동떨어진 삶을 살던 선영이 언니 은희를 찾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오며 언니가 했던 거짓말들이 드러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끝없이 갈등하고, 고민하게 되는데 인물의 모험같은 이야기가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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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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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고개 비화>와 <사악한 무녀>로 만나봤던 박해로 작가의 새로운 소설이라서 읽어보게 되었다. 호러나 스릴러를 좋아하다 보니 한번 만났던 작가의 출간 소식은 괜스레 더 반갑게 느껴지는 것 같다. <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는 작가의 이름을 내 건 소설집으로 K-호러로 활약하고 있는 그의 참신함이 돋보이는 세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수낭면에 가면 수낭법을 따르라>, <며느리는 약했지만 여인은 강했다>, <지옥에 떨어진 형제>로 구성되어있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수낭면에 가면 수낭법을 따르라'을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은 폐교된 1986년 섭주 수낭면에 위치한 수낭국민학교는 전교생이 50명 남짓한 평범한 시골학교였다. 갓 발령받은 총각 선생이었던 이상식 선생이 비명횡사했던 초현실적 사건이 폐교의 원인이 되었음을 밝히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 26세였던 그는 학교에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수낭면까지 스쿠터로 출퇴근했다. 문제는 술을 마시고 스쿠터를 운전하는 악습관이 있었는데, 이는 교장선생에게도 큰 걱정거리였으며 마을 사람들의 민원도 끊이질 않았다. 결국 교장은 이상식 선생을 불러 술을 마시면 스쿠터 열쇠를 반납하고, 자신이 보는 앞에서 귀가 하든지 아니면 수낭에 사는 다른 선생 집에서 자고 가든지 둘 중 택일하라는 선전 포고를 한다. 


그해 회식이 있던 날, 거나하게 술을 마신 이상식 선생은 평소 궁금했던 학교 옆에 있는 폐가와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화장실은 원래 학교 부속 건물이었으나 폐가 주인인 아메리카 김이 화장실을 사서 똥돼지를 길렀으며 이 화장실을 사용했던 학생들이 전염병에 걸려 죽어나가면서 악의적인 소문이 퍼진다. 집에 불이나면서 아메리카 김의 행방불명이 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 채 흉물스럽게 처분하지 못한 폐가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때마침 소변이 마려웠던 상식은 교장 선생과 그 화장실을 이용하고, 이상한 낙서를 발견하는데... "4호 변소에 앉아 계속 밑을 봐라. 귀신이 지나간다."


이야기 속에는 K-호러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소재들이 많이 담겨있다. 첫 이야기에서는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어릴 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화장실 괴담이 자연스레 떠올랐으며 마을 서낭당이나 장승, 한복입은 여자의 등장은 '전설의 고향'을 연상시키는 소재들이 자주 등장했다. 낯설지 않은 소재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부분이 신기하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읽을 때마다 박해로 작가의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워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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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도윤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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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오컬트 붐을 이어갈 참신한 호러'라는 소개글을 보고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단말인가. 무섭게 재미있을 것 같다는 호기심과 기대로 책을 펼쳐들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첫 이야기부터 꽤나 강렬하다.

편히 잠들어 있던 주인공 이준은 화장실에 같이 가자며 자신을 흔들어 깨우던 동생 덕에 일어난다. 뜨거운 방문 문고리를 잡은 동생은 화들짝 놀라며 울어대고, 손은 잔뜩 물집이 잡힌다. 문틈으로 바라본 거실은 이미 화염으로 뒤덮여있고, 베란다 너머 집 밖에는 사람들이 서 있다. 옆집 박씨 아주머니가 2층에서 뛰어내린 이준이를 두 팔로 받아주었지만 미처 뛰어내리지 못한 동생은 폭발한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결국 이준은 그날 가족을 모두 잃었다. 성인이 되어 초등학교 교사가 된 그는 한사람 마을의 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는다. 마을 사람들은 빨간 것이 잔뜩 들어있는 봉투를 들고, 교회로 향하고 그것이 피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면서 이상함을 감지한다. 마을에서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이장 겸 목사의 허락을 받은 이준은 예배에 참석했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이후 그는 영접에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존재할 리가 없는 신을 믿는 것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랬으면 우리 집이 불탈 때 도와줬겠지. 내가 얼마나 기도를 열심히 했는데. 속 편하게 신을 믿니 어쨌니 하는 당신들이 마음에 안 들어. 종교쟁이들이 말을 걸 때마다 어떤 심정이었는지 당신들이 알아? 아마 모르겠지. 신경도 안 쓸거야. 당신들한테는 이게 하나의 놀이 같은 거잖아. 기쁜 일이 있으면 신 덕분, 나쁜 일이 있으면 신이 주신 시험이라고 둘러대니 마음이 편하겠지. 그러니 책임감이 없는거야. 그래서 집이 불타는데도 무책임하게 가만히 앉아서 기도나 하고 있는거라고.

p.200-201 중에서.

호러나 스릴러의 매력은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궁금증을 이어가는 묘미와 반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인상깊은 첫 이야기로 몰입감을 더하고, 이어지는 궁금증으로 단 시간에 책장을 넘기게 한다. 이상하고, 폐쇄적인 마을, 그리고 신과 사이비 종교가 결합한 클리셰는 진부하고, 뻔한 결말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행히도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게 마무리된다. 또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사건은 소설을 흥미롭게 읽는 재미를 더한다. 지루한 밤에 읽을만한 흥미로운 호러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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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 현실 공감 120%! 팩폭과 위로를 넘나드는 아찔 에세이
아찔 ARTZZIL(곽유미, 김우리, 도경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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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120%"
소설이 좋아하지만 때론 짧은 글이 도움이 될 때가 있어서 언젠가부터 읽게된 웹툰, 일러스트...

복잡하고 어지러운 감정을 귀여운 일러스트로 표현하며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의 압박 등으로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에게 위로와 웃음을 전하고 싶었다는 작가들의 소개글을 읽고 있으니 책이 더욱 궁금했었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화가 나는 일도, 당황스러운 일, 억울한 일이 생길 때가 수시로(?) 있지만 월급은 통장을 스쳐갈 뿐이고... 팍팍한 현실에 푸념만 가득해질 때가 많은데. <힘들어?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를 읽으니 꽤나 공감이 되었다. 이들이 털어놓는 솔직한 인생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사람 사는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공감가기도 했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만 이렇게 답답한가.', '내 직장 생활만 이런가.'라는 생각이 드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라.

처음엔 정남매가 먼저 읽어보고는 "엄마, 이 책은 욕이 많이 나와."라고 해서 조금 당황했는데 때론 속시원한 욕 한미디로, 때론 감동이.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의 삶이 보여서 정감가기도 했던 책같다. 또 심플하면서도 리얼한 표정의 일러스트도 책의 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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