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도윤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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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오컬트 붐을 이어갈 참신한 호러'라는 소개글을 보고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단말인가. 무섭게 재미있을 것 같다는 호기심과 기대로 책을 펼쳐들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첫 이야기부터 꽤나 강렬하다.

편히 잠들어 있던 주인공 이준은 화장실에 같이 가자며 자신을 흔들어 깨우던 동생 덕에 일어난다. 뜨거운 방문 문고리를 잡은 동생은 화들짝 놀라며 울어대고, 손은 잔뜩 물집이 잡힌다. 문틈으로 바라본 거실은 이미 화염으로 뒤덮여있고, 베란다 너머 집 밖에는 사람들이 서 있다. 옆집 박씨 아주머니가 2층에서 뛰어내린 이준이를 두 팔로 받아주었지만 미처 뛰어내리지 못한 동생은 폭발한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결국 이준은 그날 가족을 모두 잃었다. 성인이 되어 초등학교 교사가 된 그는 한사람 마을의 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는다. 마을 사람들은 빨간 것이 잔뜩 들어있는 봉투를 들고, 교회로 향하고 그것이 피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면서 이상함을 감지한다. 마을에서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이장 겸 목사의 허락을 받은 이준은 예배에 참석했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이후 그는 영접에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존재할 리가 없는 신을 믿는 것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랬으면 우리 집이 불탈 때 도와줬겠지. 내가 얼마나 기도를 열심히 했는데. 속 편하게 신을 믿니 어쨌니 하는 당신들이 마음에 안 들어. 종교쟁이들이 말을 걸 때마다 어떤 심정이었는지 당신들이 알아? 아마 모르겠지. 신경도 안 쓸거야. 당신들한테는 이게 하나의 놀이 같은 거잖아. 기쁜 일이 있으면 신 덕분, 나쁜 일이 있으면 신이 주신 시험이라고 둘러대니 마음이 편하겠지. 그러니 책임감이 없는거야. 그래서 집이 불타는데도 무책임하게 가만히 앉아서 기도나 하고 있는거라고.

p.200-201 중에서.

호러나 스릴러의 매력은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궁금증을 이어가는 묘미와 반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인상깊은 첫 이야기로 몰입감을 더하고, 이어지는 궁금증으로 단 시간에 책장을 넘기게 한다. 이상하고, 폐쇄적인 마을, 그리고 신과 사이비 종교가 결합한 클리셰는 진부하고, 뻔한 결말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행히도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게 마무리된다. 또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사건은 소설을 흥미롭게 읽는 재미를 더한다. 지루한 밤에 읽을만한 흥미로운 호러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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