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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ㅣ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400여쪽 페이지에도 불구하고  #놀라운_몰입도 라는 해시테그가 붙여질정도로 책을 펴는 순간부터 정말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한번에 읽게된다. 400여페이지나 되는 소설인데,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본 느낌이랄까, 장면의 묘사와 인물의 대화들이 너무나 생생히 서술되어 있어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몰입도가 정말 대단했다. 술술술술 읽힐뿐더러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거듭되는 반전과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게 했던 것 같다.

'아프게, 기쁘게, 뜨겁게 인생의 파도를 넘어서며 살아갈 것이다.'

라는 대사속에 우리네 인생사를 '아프게, 기쁘게, 뜨겁게' 라는 세가지 표현으로 밀도있게 압축한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모질게, 독하게, 그리고 진실되게' 살아가자는 표현을 좋아했었는데, 나이 들어가면서 되돌아 보건데 그 세가지의 마음가짐 중 어느것 하나 실천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짐의 말이 아닌,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열정의 감정의 말. 이 세가지를 파도와 함께 빗대어 표현한 저 문장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끝까지 읽었을때 머릿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던 문장은 내용상 스쳐지나가던 사소한 문장이였다.

이 시대에 태어났으니, 이 곳에 남겨졌으니, 이 생에 나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결국 나이기에.
'어떻게든. 이곳에서. 살아야한다.' 라는 말.
소설속 인물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마음으로 내내 살아왔는지를 알려주는 이 문장이, 이 소설을 내내 관통하는 핵심문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이시대의 사람들은, 너는 어떻게 살고있느냐고 묻는것만 같았다.


1917년, 어진말
“버들애기씨 내년이면 열여덟이지예? 포와(하와이)로 시집가지 않을랍니꺼?”
로 시작되는 소설의 가장 첫 말.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나는 소설의 첫 한줄, 영화의 첫장면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 첫줄을 읽으면서 피식 웃었다. 소설의 원칙에 아주 충실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대, 주인공, 나이, 지역, 그리고 시집이라는 단어가 주는 앞으로 펼쳐질 그 시대의 여성의 연대기 라는 것을 단 한 줄로 모두 나타내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몰입도는 이렇게 첫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왜 하필, 포와였을까. 왜 여성들은 사진신부가 되어 포와까지 가야 했을까.
눈길이 갔던 대목은 양쪽 다 주체성을 '빼앗겨있다' 는 점에서 닮아 있다는 것.

소설을 읽다보면 사실 인물관계도가 가장 헷갈려서 읽으면서 옆 종이에 이름이 나오는데로 일단 받아 적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이소설은 아주 간결하게도 세 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 중에서도 [버들]로 나오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라 인물관계도를 정리할 필요가 없었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했던 건 사실 시대적 배경지식을 얼마나 아느냐였던 것 같다.
정확한 시대 배경을 잘 몰랐던 나는, 중간 중간 녹아있는 역사적 사건들을 검색하기도 했다.
인물이나 사건들이 실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그려져 있어, 소설이 역사적 고증을 잘 거쳤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소설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참고문헌이 기록되어 있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에서는 드라마같은 내용전개도 전개지만 이념의 갈등의 표현이 압권이였다. 우리는 역사적 사건으로 이러이러했었다고 한줄은 요약으로 알고있는 과거사실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생생히 묘사되어 살아난다. 감히 그랬더랬다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진실을 마주한느낌이다. 피부에 와닿는 체험을 한것같이 이입되어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겪게 되었다.
그렇게 세 여성으로의 연대기 외에도 이주민의 삶, 교민사회, 독립운동, 이념 갈등, 노동 현장들을 자세히 알게 될뿐만 아니라 간접 체험하듯 엿볼 수 있다.

여기에 나오는 여성은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가는 자세가 주도적이고, 주체적이며 시대에 맞서고자 앞장서고자 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진다. 개인적으로 이 당돌함과 시대의 불합리성에 항거하고 나라의 어려움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100여년이 지난 지금 상상해서 그려진 인물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TV에서 지난 수천년의 (남성 서사 중심의) 역사속에서 과연 여성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한 일들이 없었을까에 대해 담론을 나누는 것을 본적 있었다. 아니 단지, 기록되지 않았을 뿐이다. 라는 결론은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때문에 배움에 대한 열망,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하여 자유롭고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고자 그 시대의 10대 여성의 삶은 대부분 버들이나 홍주의 모습이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설속에서 1919년도에 독립운동에 대한 언급부분에서 유관순 열사와 함께 서대문 형무소에서 수용되었던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이 생각나는건 그녀들과 나이가 비슷했기 때문이였을지도 모른다.)

다만, 모두를 기록하지 못했고, 기록되지 못했을 뿐.

‘딸은 출가외인이 될 사람이니 어릴때부터 기대조차 하지 않던(63p), 남자가 첩을 두는 건 흉이 아니지만 과부의 재가는 흉이 되는 곳(80p)이 조선'이었다는 시대적 배경속에 결국 편승되고 꺾였을 꿈이였을테지만, 그 시대의 여성들은 분명 깨어있고 시대인식을 바꾸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으리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기록된 여성들의 이야기(천연희, 이희경, 한국이민사박물관)로 사회, 정체,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와 여성사에 대해 추측해 볼 뿐이다.

책을 읽으면, 마지막 챕터의 반전과 함께 여성들이 가장 공감하면서 읽었을 법한 부분이 바로 이름에 대한 부분이다. 김춘수의 <꽃>처럼, 이름이 지어지고 불려지는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존재론 적인 관점에서, 이 책에서의 스스로 이름을 짓고자 하는 장면은 무엇보다 의미가 있는 장면이였다.

하와이가 아닌 포와, 붙들이가 아닌 에스더, 진주가 아닌 펄.
그래서 인지 나중에 그녀의 딸이 "I'm Pearl." 이라고 하는 장면은 어쩐지 진한 울림을 준다.


"우리 배 타기 전에 서이서 사진 한번 박자."“



버들, 송화, 홍주의 사진
(*천연희님의 사진을 참고해서 그려봄)

신체검사를 통과하고 떠날 날이 잡혔을 때 홍주가 말했다. 포와에 닿으면 한 사람의 배우자가 되는 것이다. 그 전에 먼 길을 함께 온 친구들과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간직하고 싶었다. 셋은 사진관으로 갔다.

(가짜인)꽃다발, (기생에게나 어울릴 것 같은)부채, (무난한) 양산. 가짜라 탐탁지 않았던 꽃다발도 사진 속에선 진짜 같아 보였을 그 사진속에는 아직은 애기같았을 송화, 우직한 버들, 경험이 많아 대범하고 꾸밀 줄 알았던 홍주가 있었다.

세 사람은 5월의 신부가 되어 누군가의 아내가 되기 전, 그러니까 누구댁, 누구 엄마가 되기 전 온전히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순간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어 남겼다.

그리고 그 뒤로도 기념이 되는 몇장의 사진들을 남기며 자신들의 삶의 연대기를 기록했다.
(그 사진들이 담긴 상자는 후에 판도라의 상자가 된다.)

앞서 언급했던 여성사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기에, 독립운동가들이 거사를 치르기전에 남기던 사진처럼 이 세사람의 사진이 결연하게 느껴졌다. 천연희님의 사진이 그시대 사회, 경제, 전반에 걸친 역사적 사실을 고증해주는 중요한 자료로 남아있는 것을 생각하니 이들이 사진찍는 모습이 무척이나 찡하게 와 닿았다.

​
"고마, 퍼뜩 일나소. 지 손도 놓칠 깁니꺼?"
버들의 걸크러쉬 장면과 버들의 지극히 소박한 바람들.
버들은 낯선 땅에 갈때도, 그곳에서 마음을 둘때도, 마음을 두고 살아갈때도 내내 따뜻했다.
얼마나 애를쓰고, 얼마나 힘쓰고, 원망하고, 분해하고, 난리도 아니였던 그야말로 어느 한가지도 쉬운게 없었던 삶의 파도 속에서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라마다 무지개가 스도록 삶을 꾸려나가던 사람이 버들이였다.

그녀들이 키운 자녀들이 후에 자신의 부모세대를 부끄러워해야 할지, 자랑스러워해야 할지, 불쌍하게 생각해야 할지 헷갈려 하더라 할지라도 그녀들은 치열하게 그 시대의 파도를 넘어온 것이다.

'내는 여까지 오는 것만도 벅차게 왔다.
인자는 니가 꿈꾸는 시상 찾아가 내보다 멀리 훨훨 날아가그레이.
그리고 니 이름처럼 고귀한 사람이 되그라.'
<알로하, 나의 엄마들> 이금이, 마지막장

버들은 편안하고 환한 얼굴로 자식에게 얘기해준다.
자식은 온 생에 꿈을 꾸고, 찾고, 쫓아온 세 엄마들의 생을 다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비록 꿈을 이루지 못한 엄마가 이제껏 매순간, 최선을 다했으리라는 그 마음을 알게된다.
펄은 웃으며 내리는 비를 피하지도 않고, 다가오는 파도를 두려워 하지도 않으며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어느 한가지도 쉬운게 없었다.

파도는 부서질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나도 그렇게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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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ㅣ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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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떠돌이생활 2년차 길고양이 깜냥이는 의뭉스럽고 능청맞으며 도도한 캐릭터이다.
까만색 털을 가진 고양이라서 이름이 깜냥이 이지만,
'스스로 일을 헤아림, 또는 헤아릴 수 있는 능력' 이라는 뜻의 '깜냥'이라는 단어의 뜻을 품고 있어 중의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굉장히 사회적이고 독립적인 고양이로 묘사되는 깜냥과 어울리는 사람들의 대화는 원래 부터 동물과 인간이 대화가 가능한것 처럼 자연스러워 매우 동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은 경비아저씨, 택배아저씨, 아파트 주민 몇 명이다. 동화의 특성이 여기서 잘 드러난다.

깜냥의 눈으로 관찰된 세상은, 동화적인 것 같으면서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깜냥이 만나는 인물들은 각자의 사연과 생활이 있고,
그들의 생활과 잠시 맞닿게 된 깜냥이는 그들의 곁에서 함께 있어 준다. 그 또한 잠시지만, 깜냥이는 그들에게 그 시간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 감사함에 대한 소소한 표현들이 깜냥이를 고양이 경비원으로 있게 해 준다.

따뜻함을 나눠주는 깜냥이의 말투는 '원래~하지만' 이다.
원래 아무거나 안먹지만 먹어주고,
원래 아무데서나 안자지만 잠을 자주고,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돌봐주고,
원래 책을 보거나 춤을 추지 않지만 해주고,
이렇게 원래라면 해주지 않는다는 도도한 고양이의 특성은 츤데레 기질을 발휘하며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들어준다. 눈치가 빠르고, 기본적으로는 다정함을 품고 있는 깜냥이만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먼저, 주민들의 민원에 식사도 제때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지는 경비 '할아버지'의 묘사는 어른이 읽기엔 너무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동화에서 조금 빗겨나 현실의 경비원의 노동실태에 대한 현실적인 몇몇 기사들만 찾아보아도 참담하다. 그리고 그건 택배 기사도 마찬가지다.
경비아저씨의 부재로 아파트 입구로 진입못한채로 짐을 옮기기 시작하는 모습에서부터, 수많은 짐들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모습, 그리고 이유없는 항의와 불만, 고된 노동환경까지.
아주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되, 고양이의 시각에서 '본'것만 관찰자의 시점으로 동화적으로 푼다. 어른의 입장에서 읽어서 현실을 풍자한 동화같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를 어린이가 읽는다면, 묘사된 몇 구절들을 보면서 그들의 고됨을 알고 적어도 앞으로 자신이 마주할 경비아저씨와 택배아저씨에게 상냥한 얼굴로 인사하는 어린이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깜냥이가 만나게 되는 또다른 인물들. 바로, 어린이들이다. 201호 아이들과 602호 아이.
이 두 집의 부모님의 부재로 아이 혼자 집에 남겨져 있다는 공통된 특징으로, 맞벌이 부부들의 삶과, 혼자 지내게 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아이들은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과자를 먹기도 하고, 춤 등의 기타 취미생활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러한 모습들도 요즘 사회를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깜냥은 주민과 경비원에게 피해를 주는 '장난'을 치거나 '층간 소음'을 내는 아이들에게 한소리 해주려고 다가갔었지만,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의 외로움 알게되고 그들에게 함부로 충고나 가르침을 주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잠시나마 외로움을 달래준다. 아이들의 놀이에, 그저 곁에서 함께 있어주는 깜냥의 모습은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부모님과 조금 더 함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조용히 시사하고 있는 것도 같았다.

"어디를 가나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지."
"뭐, 고양이'도' 싫은 사람이 있으니까요."

깜냥이는 인간 사회를 안다. 관계가 마냥 좋을 수도 없다는 것을. 모두에게 사랑 받기위해 애쓰지 않는다. 싫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건 자신도 마찬가지 이니까.
개인적으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도도하게 내뱉는 저 부분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저런 태도야 말로 매우 고양이스럽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다는 사실만으로도 고통스러워 하는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깜냥이는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다."고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슬픔을 위로하는 따뜻한 사람을 자신이 직접 만나보았기 때문에, 그런 좋은 점들을 깜냥이는 베풀줄도 안다.

"오늘은 어디로 가니?"
"몰라요, 원래 어디로 갈지 미리 정해놓지 않거든요."
"정해 놓은 곳이 없다면 꼭 가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소리잖아"

이 부분도 좋았다.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니, 라는 먼 미래의 계획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무얼 할꺼니, 라는 당장의 계획을 물어보는 경비아저씨도 좋았고,
"미리 정해놓지 않아요" 라는 여유가 있는 대답에 "꼭 해야 하는 일이 없다면, 당분간은 함께 하자"라는 권유의 대화도 좋았다.

창비 어린이 책 수상작으로, 동화적이면서도 사회의 이면을 잘 묘사하여 시사하는 바도 큰 고양이 해결사 깜냥.
앞으로 경비원 외에 또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시리즈로 계속 찾아오게 될 깜냥이 너무나 기대된다.

#창비#창비서평단#창비좋은어린이책#고양이깜냥#고양이해결사깜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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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 수짱의 인생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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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나를 지탱해주는(支える)것-수짱의 인생˝으로 ˝지금의 나를 지탱하고 있는 건 뭘까?˝라며 수짱은 이번편에서도 열심히 (사회적 통념과 인식에서 그 나이대에 이래야 한다고 규율지어 온 것들과 맞서서) 자신이 살아가는 의미를 찾고있습니다. 40대가 된 수짱과 함께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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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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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에게나 자신의 인생이 있고, 엄마도 할머니도 아닌 단 한 사람의 '나'가 있다.
여자로 태어났으니 아이를 낳고 키운다.
그것만으로 전부가 충족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늙어 간다는 것은 모두 첫 경험. 그것은 어딘가 허무하고 쓸쓸한 기분.
그럴때, '몇살이 되어도 여자로 있고 싶다'라는 말은
                                     우리의 버팀목이 되지 못한다.               -본문 152p-
 
 
 어떤 책이든, 영화든 개인적으로 '중심'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감상한다.
그 중심이란, 이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게 만들었던 이유나 계기가 될 수도 있고,
한 줄 요약이나 줄거리가 될 수도 있고, 에피소드중 가장 공감을 주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본문에서와 만화에서 best를 뽑아봤다.
​

 

​ 내게도 나만 아는 행복이 있는데,
그 사실이 누군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해도
           별로 상관 없을지도 몰라.  -본문 33p-

 

   마스다 미리는 행복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 최고의 행복의 기준치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어요. 소소한 행복도 모두 행복이니까.

    보여지는 것이 아닌 행복은 스스로 느끼는 것이죠. 행복해야지 라는 생각조차.."

 

  마스다 미리는 이런사람이다. 그러니까 대담에서 마스다 미리를 소개할 때, '일상의 철학자'라는 수식을 붙였을때,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던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만화와 에세이는 모두, 결국 흔하디 흔한 일상의 편린 속에 있다.

​

  일상의 편린 속에서의 근본적인 질문, 문득 드는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서 '나' 자신을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되고, 그것은 내가 나로 살아가는데에 힘을 부여한다.

 

  마스다 미리가 말했다.

​

 "좋아하는 것을 오래하기 위해 일상의 삶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때문에 나는 항상 그녀의 책을 읽을때 '슬로우 리딩'을 지향한다. 그녀가 천천히, 그리고 소중히 생각하는 일상인 만큼 그녀가 칸 만화에서 띄어쓰는 글씨 간격처럼, 헐떡이지 않고 천천히 읽고 천천히 생각을 디디며 천천히 곱씹어 본다. 문장과 그림이 눈에서 머리로 넘어가면서, 개별적인 기억과 사상을 건들이고 그 속에서 가지가 뻗어나간다.

​

 그녀가 이렇게 생각한 부분에 공감해.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는 걸.

 그녀가 이렇게 생각한 부분에 공감하지 않아.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 걸.  ​

​

 그녀의 책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결국 그 두가지이다. 공감과 성장.

이번책은, 여자라는 생물이라는 제목으로 여성성을 강조한 것 같지만, 사실 그녀의 책은 늘 그러했다. 10대의 그녀가, 20대의 그녀가, 30대의 그녀가, 40대의 그녀가 겪어가며 생각했던 '여자'로서의 삶의 이야기.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은 여자의 이야기. 늘 그러했다.

 

"20대에는 '결혼'이 생각의 전부를 차지했고,

 30대에는 '사랑'이 생각의 전부를 차지했습니다."

​

 라고 말하던 그녀는, 30대에 느꼈던 감정들을 모아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라는 책을 냈고,

40대의 지금에 대해 쓰여진 이 책은 그녀가 일상의 삶 속에서 '어른의 성장'을 이야기로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여자'가 어떻게 '나이'를 들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 라고.​

 

 

​  여자로 태어나 살아본 삶은 어때? 라는 질문을,

 다음생에서는 여자로 태어날래 남자로 태어날래로 우회적으로 돌려두곤

 결국 남자로 안살아봐서 모름으로 대답해주는 센스.

​

이래서 마스다 미리가 좋다.​

​

​

 마지막으로, 책 제목에 대하여..

 이전에 대담에서 ​작가 정이현씨가 감탄하면서 어쩜 그렇게 책 제목을 잘 지으냐며, 작명센스가 엄청나다고 칭찬하자, 마스다 미리는 짧고 굵게 대답했던게 생각난다.

 "제목은 편집자가 책 내용에서 선택해서 만들어줍니다."

 

 아마 편집자님께서.. 이번 제목은 저 문장(196p)때문에 고르지 않았나 싶다...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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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 양양 에세이
양양 지음 / 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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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말 속에 '너'와 '나'라는 개별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린 참 비슷한 사람.

그리고 당연히, 외로웠다.

 

그래서 우린,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이 책속에 담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위에 쓴 네줄이 될것 같다.

구성은 5가지 파트로 나누어지는데 이는 양양의 노래가 된 노래제목별로 나뉜다.

번지기 기법으로 그려진 수채화 일러스트가 글귀와 마찬가지로 잔잔하게 번진다.

 

 사실 에세이는 그 작가를 좋아라 해야 그사람의 일상생활과 평범한 생각의 조각조차 궁금해서 읽게 되는데, 양양은 좋아하는 작가도, 가수도 아니였지만 그녀의 일상속 잔상들을 들여다보는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왜냐하면 우린, 비슷한 사람이니까.(웃음)

 

 

PART01. 노래는

​

놓쳐버린 '인연'은, 그렇게 내 사람이 되지 못하고 흘러간다.

내 맘속에 '네'가 넘쳐나도, 이대로 멈추어 주었으면 하는 '시간'도 흘러가기 마련이다.

나를 위로해주고 내 맘과 같았던 '노래'도 귓가에 머물지 못하고 흘러갔다. ​

​

바로 그런, 이야기. 

 

​

PART02. 기차는 떠나네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선곡해주는 라디오 DJ처럼, 좋은 노래들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짧은 문장들 몇개가 드문드문 적힌 다이어리처럼, 자신이 체험했던 몇번의 여행 경험과

일상의 파편을 늘어놓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나는 대체 무슨 말을 하려하는가.

그래, 길 위에서는 언제나 청춘이었다.

돌아보면, 아팠던 기억도 섭섭했던 순간도 한없이 순수했던 그 마음도.

모두.

 

​바로 그런, 이야기.

 

 

PART03. 쳐다봐서 미안해요

 

낭만을 들고있는 사람과 마주친 날에 낭만적으로 기분좋은 당신의 이야기.

저사람과는 평생 모르고 지냈으면 좋겠다는 오만 혹은 진심어린 이야기.

사람 구경하다보면 나의 과거와 나의 현재와 나의 미래가 그려지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던 이야기.

​

마주친 그대여, 지나치는 그대여, 우리는 여기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해요.

또 모르잖나. 우리가 생각보다 잘 들어맞는 퍼즐이 될지도.

 

다른것을 보고싶을때는 나무 아래 오래 앉아 있으면 됩니다.

나무 아래 오래 앉아있었다, 하고 읊조리는 시간,

나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본문169p)

​

​바로 그런, 이야기.​

 

 

PART04. 시인의 밤

 

 누구나 시인이 되는 밤이 있다.

​  그날의 일을 잊지 못하며, 과거의 일을 들추며, 미래의 일을 상상하며 낭만 가득한 밤을 그린다.

  그러다가도 어차피 나는 시인은 못 돼. 라며 금방 마음을 접게 되는, 그런 날도 있다.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밤이 있다.

백가지를 펼쳐두고 마음 쏟았으나 한가지도 마음 얻지 못한 밤이 있다.

부끄러운 밤이 있다.

가슴 벅찬 밤이 있다.

그리운 밤이 있다.

외로운 밤이 있다.

하늘에 저렇게 달이 있는데 당신이 없는 밤이 있다.

찾고 또 찾아보아도 내가 찾는게 무언지도 모르겠는 밤이 있다.

그게 인생일 테지, 그것만은 어찌해도 알껬는 밤에는, 우리, 별이나 보자.  (본문 195p) 

 

​바로 그런, 이야기.

 


PART05. 우린 참 비슷한 사람

​

​우린 참, 비슷해서

때로는 당신이 나만큼 밉고,  때로는 당신의 그 차가움조차 이해되서 안타깝고, 

때로는 당신이 그만 아파했으면 좋겠고, 안쓰럽고, 우리가 너무 닮아서 외롭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 못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나와 당신이 다르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

 

 

당신의 창문 속이 늘 궁금했습니다.

당신은 누구인지가 아니라 당신은 무엇인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나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 답을 줄것만 같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당신의 창문은 초대가 없습니다.

거기, 창문속의 당신. 당신도 어느날은 위태로운 한숨을 삼키며 잠드나요?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마른 고함을 질렀나요? 그래도 잘 가고 있어, 고맙고 행복하기도 한가요? 달이 쨍한날, 혼자 실실 웃나요?

그런가요, 당신도?  (본문 247p)

 

​ 바로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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