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누구에게나 자신의 인생이 있고, 엄마도 할머니도 아닌 단 한 사람의 '나'가 있다.
여자로 태어났으니 아이를 낳고 키운다.
그것만으로 전부가 충족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늙어 간다는 것은 모두 첫 경험. 그것은 어딘가 허무하고 쓸쓸한 기분.
그럴때, '몇살이 되어도 여자로 있고 싶다'라는 말은
                                     우리의 버팀목이 되지 못한다.               -본문 152p-
 
 
 어떤 책이든, 영화든 개인적으로 '중심'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감상한다.
그 중심이란, 이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게 만들었던 이유나 계기가 될 수도 있고,
한 줄 요약이나 줄거리가 될 수도 있고, 에피소드중 가장 공감을 주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본문에서와 만화에서 best를 뽑아봤다.

 

 내게도 나만 아는 행복이 있는데,
그 사실이 누군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해도
           별로 상관 없을지도 몰라.  -본문 33p-

 

   마스다 미리는 행복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 최고의 행복의 기준치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어요. 소소한 행복도 모두 행복이니까.

    보여지는 것이 아닌 행복은 스스로 느끼는 것이죠. 행복해야지 라는 생각조차.."

 

  마스다 미리는 이런사람이다. 그러니까 대담에서 마스다 미리를 소개할 때, '일상의 철학자'라는 수식을 붙였을때,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던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만화와 에세이는 모두, 결국 흔하디 흔한 일상의 편린 속에 있다.

  일상의 편린 속에서의 근본적인 질문, 문득 드는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서 '나' 자신을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되고, 그것은 내가 나로 살아가는데에 힘을 부여한다.

 

  마스다 미리가 말했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하기 위해 일상의 삶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나는 항상 그녀의 책을 읽을때 '슬로우 리딩'을 지향한다. 그녀가 천천히, 그리고 소중히 생각하는 일상인 만큼 그녀가 칸 만화에서 띄어쓰는 글씨 간격처럼, 헐떡이지 않고 천천히 읽고 천천히 생각을 디디며 천천히 곱씹어 본다. 문장과 그림이 눈에서 머리로 넘어가면서, 개별적인 기억과 사상을 건들이고 그 속에서 가지가 뻗어나간다.

 그녀가 이렇게 생각한 부분에 공감해.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는 걸.

 그녀가 이렇게 생각한 부분에 공감하지 않아.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 걸.  ​

 그녀의 책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결국 그 두가지이다. 공감과 성장.

이번책은, 여자라는 생물이라는 제목으로 여성성을 강조한 것 같지만, 사실 그녀의 책은 늘 그러했다. 10대의 그녀가, 20대의 그녀가, 30대의 그녀가, 40대의 그녀가 겪어가며 생각했던 '여자'로서의 삶의 이야기.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은 여자의 이야기. 늘 그러했다.

 

"20대에는 '결혼'이 생각의 전부를 차지했고,

 30대에는 '사랑'이 생각의 전부를 차지했습니다."

 라고 말하던 그녀는, 30대에 느꼈던 감정들을 모아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라는 책을 냈고,

40대의 지금에 대해 쓰여진 이 책은 그녀가 일상의 삶 속에서 '어른의 성장'을 이야기로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여자'가 어떻게 '나이'를 들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 라고.

 

 

​  여자로 태어나 살아본 삶은 어때? 라는 질문을,

 다음생에서는 여자로 태어날래 남자로 태어날래로 우회적으로 돌려두곤

 결국 남자로 안살아봐서 모름으로 대답해주는 센스.

이래서 마스다 미리가 좋다.​

 마지막으로, 책 제목에 대하여..

 이전에 대담에서 ​작가 정이현씨가 감탄하면서 어쩜 그렇게 책 제목을 잘 지으냐며, 작명센스가 엄청나다고 칭찬하자, 마스다 미리는 짧고 굵게 대답했던게 생각난다.

 "제목은 편집자가 책 내용에서 선택해서 만들어줍니다."

 

 아마 편집자님께서.. 이번 제목은 저 문장(196p)때문에 고르지 않았나 싶다...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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