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아와 파이의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4 - 진짜 장엄한 건 곱셈이야! 루아와 파이의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4
남호영 지음, 김잔디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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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제공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용감한 수학> 시리즈 네번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아-! 연말답게 수학의 근간이 되는 묵직한 스토리로만 이루어졌네요. 이번에도 루아와 파이가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 기대되는 책입니다.


루아와 파이의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4
: 진짜 장엄한 건 곱셈이야!
남호영 글 / 김잔디 그림 | 한솔수북

​외계에서 온 친구 파이와 호기심 많은 루아가 만나, 일상 속에서 수학과 과학의 원리를 정리합니다.

“해가 뜬다”는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신 적 없으시죠? 그런데 사실, 해는 한번도 뜬 적이 없잖아요. 외계인 파이만이 표현의 오류를 짚어내었고, 덕분에 재치있게 우주 속 태양과 지구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게다가 귀여운 캐릭터가 그림으로 설명해주니 집중이 잘 되었답니다!

해의 짝꿍, 달의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다의 간조와 만조입니다. 섬을 배경으로 한 책 속에서 루아와 파이는 바다를 보며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고, 이름의 뜻이 ‘달’인 셀레나를 만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학교를 다니지 않는 셀레나였지만, 나눗셈의 원리는 진작에 깨우쳤지요. 더하기, 빼기, 나눗셈은 우리 일상에 함께 하는 친구들이니까요! 나눗셈을 알면 곱셈은 저절로 터득하게 됩니다. 수학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그 재미를 일깨워주는 순간입니다.

무엇을 배우며 감탄하는 경험은 매우 값진 것 같아요. 일생에 몇 번 없는 일일테니까요. 배우는 것이 흥미로운데다가 설레기까지 하는 것은 큰 축복과 다름없어요.

그 경험을 가까이서 보여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누군가는 당연하게만, 혹은 지루하게만 느끼는 수학을, 루아와 파이는 그 무엇보다도 신기해하고 즐기거든요.


<루아와 파이의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4>는 초등2학년의 교과과정 덧셈과 뺄셈부터 5학년의 약수와 배수, 6학년의 비와 비율까지 다루고 있어요. 루아와 파이가 섬을 탐험하는 하루동안 정말 다양한 수학과 과학이 함께하지요?

숫자에 지레 겁먹는 아이들이 많은데, 속도를 늦추고 루아처럼 차근차근 개념을 정립해하는 것이 어떨까요? 놀면서, 웃으면서 배울 수 있는 즐거운 학습동화책 <루아와 파이의 지구 구출 용감한 수학 4> 진짜 장엄한 건 곱셈이야!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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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이 상처로 남지 않게 - 학교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치유를 위한 안내서
김은초 지음 / 구텐베르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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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제공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는 학창 시절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이 제일 부럽다. 부끄러운 기억이나 잊고 싶은 상처 하나 없이 소중한 추억만 쌓은 것처럼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학창 시절이란, 즐거운 기억보다 불쾌하고 부끄러운 역사가 더 많다. 평범한 학교 생활은 나에게 가장 어렵고 먼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다루기 불편한 기억조차 평생 안고 가야할 나의 일부이기에, 지금보다 더 편안한 마음으로 나를 안아주고 싶어서 책장을 펼치게 되었다.


[학창 시절이 상처로 남지 않게]
: 학교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치유를 위한 안내서
김은초 저 | 구텐베르크


누군가에게 맞거나,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언사를 받은 경험 등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나는 몇몇의 기억이 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에도 짜증과 분노가 가시질 않아서 상처의 치료는 불가능할거라 여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며 상처를 찬찬히 적어보는 순간에 놀라운 변화를 깨달았다.

사건을 글로 정리하는 이성적인 행동을 통해서일까, 전체적으로 불행했다고 여겼던 학창 시절의 상처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저 기분이 나빴던 친구의 행동은 넘길 수 있는 가벼운 해프닝이 된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힘이 되었던 친구들이 떠오르면서 처음으로 학창 시절의 모든 기억을 부정적으로 처리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책의 Part3 5교시에는 상처의 귀인에 따라 공감, 위로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나온다. 책을 읽으며 마음으로 상처를 떠올려보니, 의외로 내부적 귀인으로 상처를 덮어버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나는 내가 미성숙해서 자초한 일이며 마음의 잡음을 무시했던 것이다. 스스로를 여러번 다독이며 책에 나온 위로를 해보았다.

“그럴 수 있어. 너무 탓하지 마”

그리고 또 얘기해주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일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거야. 너의 잘못이 아냐.”


상처를 내부적 귀인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자책과 후회로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데, 그렇지 않은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나 자신에게 고마운 마음만을 남기고 싶다. 그리고 사실상 나의 자존감은 우리 부모님 덕분인 것을 상기해야겠다.

상처받은 상황에서도 아무 액션을 취하지 않은 나,그리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부모님을 원망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책을 읽고 상처를 들여다보는 도중에 굴하지 않는 내 자존감을 만들어준 것이 부모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상처가 지속된 원인을 가족탓을 했으나 이제 오히려 감사하게 된 것이다.

이것으로 상처가 완벽히 치료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더 나아가 책에서처럼 상처로부터 배운 점과 교훈을 찾는다면 완벽한 치유가 되겠지만, 솔직히 상처 자체에 대해 감사하는 건 아직 무리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얽매이지 않고 싶다. 떠올리기도 싫은 불쾌한 사람들 때문에 지금도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면 일말의 가치도 없는 감정 소비이다.

책을 읽으며 상처를 마주하고 처음으로 과거와 현재가 교통한 경험을 했다. 과거의 상처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는 무던하게, 그리고 미래는 좀 더 근사하게 맞이하고 싶다. 지금 여기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한걸음 성장한 시간이었다. 크나큰 상처가 아니더라도 손톱 밑의 가시처럼 계속해서 불쾌한 느낌이 든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을 읽기만 해도 앞으로 받을 상처는 큰 흉터로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상처를 지닌 모든 사람들이 <학창 시절이 상처로 남지 않게> 책을 통해 이전에는 몰랐던 돌파구의 실마리를 얻고 상처에서 해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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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자녀교육 로드맵 - AI 시대 우리 아이는 적응할 것인가, 도태될 것인가
김상균 지음 / 빅피시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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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제공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도 못한채 경주마처럼 대학 입시만을 향해 달리는 요즘이다. 하지만 극심한 취업난에 네임드 대학 필승법칙이 드디어 깨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제 대학에 목숨 걸기보다는 자기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책은 말한다.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을 위해 시간낭비하지 말라고.

AI에 의해 결코 대체될 수 없는 직업은 무엇일까?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은 어떠할까? AI를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역량을 발전시키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는 요즘부모 교육 가이드가 될 책이다.


[2030 자녀교육 로드맵]
:AI 시대 우리 아이는 적응할 것인가, 도태될 것인가
김상균 저 | 빅피시 | 2024년 10월 31일




AI와 요즘 잘 나가는 인재상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질문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지식을 배운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존 것과 융합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인재에 주목한다. 부족한 것과 불편한 점을 짚어내서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고민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또한 AI는 사용자의 질문으로만 반응하는 도구이다. 단순히 ‘답’을 찾는 질문이 아니라, 대화하며 인지를 성장시킬 수 있는 핵심 질문을 잘 하는 아이가 AI를 현명히 다룰 수 있다. AI를 이용하며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육법인 것이다.

AI를 활용한 두 번째 교육법은 저자가 개발한 STAR 접근법이다.


Start
시간, 자원 부족으로 못 했던 일 시작하기
Try
역량 부족으로 못 했던 일시도하기
Amplify
하던 일 더 잘할 수 있게 역량 증폭하기
Recover
투여되는 시간, 돈, 에너지 회수하기

AI는 우리가 목표로 향하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도와준다. 예를 들어 배우고 싶었던 과목의 강의를 효과적으로 요약정리해주거나(Start) 창작한 결과물에 피드백을 해줄 수 있다(Amplify). AI는 도구이자 보조, 그리고 소통의 대상인 것이다.

사실 이 모든 과정은 듣는 것만으론 체득 및 실천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부모의 보여주기’를 강조한다. 부모가 현재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에 도전할 때 아이들도 자연스레 도전을 익힌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AI는 답을 찾는 목적지가 아닌, 과정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책을 읽으며 AI에 대한 인식이 꽤나 바뀌었다. 그저 편리한 검색 도구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이상으로 심오한 인사이트를 가진 도구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도 AI에게 모든걸 맡길 수 없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질문과 판단의 주체는 사람에게 있어야 한다.

‘귀여우면서도 세련된 폰 배경화면 그려줘’

내가 AI에게 주문한 바보같은 첫 요청이다. 몽글한 털을 가진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상상했지만 결과물은 웬 중국 시대물에서나 볼 법한 여자가 나왔다. 귀엽지도 않았거니와 배경화면으로도 전혀 맞지 않았다. 이때 제대로 깨달았다. AI는 답을 구하는 창이
아니다.

상상과 스케치는 사람이 해야 한다. AI는 구현의 도구일뿐이다. AI를 활용하여 얻고자 하는 성과의 방향 또한 내 자신이 잡아야 한다. AI는 수단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물론 미래엔 AI에 의해 인력이 대체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그저 만들어진 답을 입출력하는 인력은 AI 시대에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역량개발에 이어 효율적인 진로 선택, 그리고 목표 성취를 위해 AI와 친해져야 한다. 부모의 교육법 또한 달라져야 한다. 아니, 그 이전에 부모부터 AI를 통해 성장해야 할 것이다. 아직 와닿지 않는다면 책을 통해 곧 다가올 새 시대의 창을 엿보길 추천한다.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도 새 시대에 대비하게 도와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미뤄만 오던 것들에 도전할 열정과 용기를 주는 [2030 자녀교육 로드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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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마음 노트 초등 읽기대장
소연 지음, 전명진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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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는데 내용만큼은 따뜻한 봄기운이 가득하다. 한 명의 선생님이 남긴 여러 개의 마음 노트 답장이 힘없이 꺾인 꽃에 빛과 물이 되어주는 기분이다. 한 사람이 쏘아올린 공이 이렇게나 값질 수 있을까. 나는 오늘 타인에게 얼마나 친절했는지,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없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우리들의 마음 노트]
소연 글 / 전명진 그림 | 한솔수북

“변화는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6학년 3반의 마음 노트는 어딘가 불편한 부분을 지닌 아이들에게 유일한 소통창이자 숨통이었다. 아이들은 마음 노트로 선생님과 비밀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건강해졌다. 그저 지나칠 수 있는 마음 한구석의 문장이었지만, 선생님은 그 의미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마음은 화분과 같아서 자주 들여다 볼수록 생기를 찾는다. 화분을 잘 가꿀 줄 모르는 아이들에겐 책 속의 선생님과 같은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나는 과연 오늘 하루 진심담은 인사를 건넸을까. 다른 사람의 화분을 들여다 보려고 노력은 했을까. 나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행복해진 사람이 있었나 생각해보며 책을 덮었다.

슬픔을 받아들이는 각기의 방식이 있듯이 아이들이 저마다 피워낼 꽃봉우리는 모두 다르다. 그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게 도와준 선생님의 관심을 잊을 수 없다. 워낙 나의 화분 가꾸기에만 급급하던 터라, 다른 사람의 화분을 들여다 보고 감싸주는 선생님의 친절함이 존경스럽다. 나 또한 긍정적이고 편안한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을 알아차리고 어루만져 주는 마음 노트.
매일 또 하나의 마음창이 열린다. 오늘만의 친절함으로 일상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출판사의 제공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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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개정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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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구수한 맛이 있다. 담백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입담 속에는 능글맞은 구석이 있다. 중간중간 필자의 주관이 개입하여 상황을 더 극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코믹스레 바꾸어 놓기도 한다. 과연 이야기 보따리를 수 백 개쯤 쟁여놓은 이야기꾼답다.

누구나 들어봄직한 유명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왜 ‘이윤기’ 작가의 글로 읽어야 할까? 내용과 구성, 해석 등 모든 방면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던 1권이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이윤기 저 | 웅진지식하우스

전래동화나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이 모두가 아는 유명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땐, 필력만큼이나 구성이 중요하다. 전체적인 맥락을 엮을 수 있는 커다란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권에서는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가 바로 그 첫 번째 문이다.

‘신발’이 우리 인생에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여러 글거리로 등장하는 신발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단편적이기만 하던 ‘사랑’이 다면적으로 변하는 순간을 연출하기도 하고 ‘나무’에 담긴 신과 인간의 애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나의 소재에 얽힌 다양한 신화가 소재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구성한다. 12가지의 열쇠 뜻을 짐작해보며 나만의 신화 읽는 법을 독창해도 좋다.


그렇기에 책의 12장은 신화를 이해하는 열쇠이자, 마치 해석을 요하는 수수께끼 같았다.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였다. 그것은 과연 ‘상상력’이다.

하늘과 대지, 그리고 깊은 땅으로 나누어진 세계관 속에서 저승이 구현된다. 아무도 가본 적 없는 태양 길이 풍부하게 묘사되었고 물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상상하며 신화가 탄생했다. 이러한 신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오히려 ‘이해’하려는 마음가짐보단 그저 받아들임이 필요하다. 이를 도와줄 힘이 바로 상상력인 것이다.

여기에 우리는 신화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기보다 현실의 뼈대에 놀라운 상상이 더해졌음을 인지해야 한다. 신의 이름이 현재에도 쓰이는 많은 단어의 어원이며 지명 또한 실제를 바탕으로 한다. 책에서 이름의 어원을 빠뜨리지 않고 자세히 서술하는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고 인문학적 소양이 더욱 넓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책은 독자의 지적호기심을 아주 잘 자극한다. 지금껏 그리스 로마 신화를 완독하지 못한 내가 뚝딱 한 권을 읽을 수 있었던 까닭이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요즘 책에서는 보기 드문 이야기 풀이법을 지니고 있다. 스토리의 긴장감을 조절하는 힘과 독자가 놓친 부분을 되짚어주는 섬세함, 상황이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비유가 인상깊다. 특히 갖가지 비유가 섞인 문장을 보면, 작가가 몇 번이고 그 장면을 머릿 속에서 재생하며 적절한 단어를 찾아내려 신중을 기했을지 감탄스럽다. 쉽게 떠오른 것을 쉽게 써내려간 책들과는 달리 문장마다 ‘깊이’가 느껴진다. 오래된 책방 주인이 청자를 모아놓고 구술하듯이 전달하는 생생한 현장감이 제일이다.

특히나 신화 또한 몸바꾸기의 달인이기에 전개 방식이 중요하다. 모든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입체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반복되는 인물에 설명을 덧붙이며 기억을 환기시켜준다. 등장인물(등장신물?)을 이해하기 용이하며 친밀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무려 240만의 독자가 선택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25주년을 맞아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작가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읽히는,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인 것이다.

앞으로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을 때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선택할 것 같다. 독자 편에 서서 이야기를 주도하는 한편, 독자에게 물음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자전거는 혼자 힘으로 타야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하는 힘이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우리를 홀로 서게 해줄, 훌륭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지침서인 것이 틀림없다.



<출판사의 제공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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