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이 상처로 남지 않게 - 학교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치유를 위한 안내서
김은초 지음 / 구텐베르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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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제공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는 학창 시절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이 제일 부럽다. 부끄러운 기억이나 잊고 싶은 상처 하나 없이 소중한 추억만 쌓은 것처럼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학창 시절이란, 즐거운 기억보다 불쾌하고 부끄러운 역사가 더 많다. 평범한 학교 생활은 나에게 가장 어렵고 먼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다루기 불편한 기억조차 평생 안고 가야할 나의 일부이기에, 지금보다 더 편안한 마음으로 나를 안아주고 싶어서 책장을 펼치게 되었다.


[학창 시절이 상처로 남지 않게]
: 학교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치유를 위한 안내서
김은초 저 | 구텐베르크


누군가에게 맞거나,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언사를 받은 경험 등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나는 몇몇의 기억이 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에도 짜증과 분노가 가시질 않아서 상처의 치료는 불가능할거라 여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며 상처를 찬찬히 적어보는 순간에 놀라운 변화를 깨달았다.

사건을 글로 정리하는 이성적인 행동을 통해서일까, 전체적으로 불행했다고 여겼던 학창 시절의 상처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저 기분이 나빴던 친구의 행동은 넘길 수 있는 가벼운 해프닝이 된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힘이 되었던 친구들이 떠오르면서 처음으로 학창 시절의 모든 기억을 부정적으로 처리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책의 Part3 5교시에는 상처의 귀인에 따라 공감, 위로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나온다. 책을 읽으며 마음으로 상처를 떠올려보니, 의외로 내부적 귀인으로 상처를 덮어버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나는 내가 미성숙해서 자초한 일이며 마음의 잡음을 무시했던 것이다. 스스로를 여러번 다독이며 책에 나온 위로를 해보았다.

“그럴 수 있어. 너무 탓하지 마”

그리고 또 얘기해주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일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거야. 너의 잘못이 아냐.”


상처를 내부적 귀인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자책과 후회로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데, 그렇지 않은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나 자신에게 고마운 마음만을 남기고 싶다. 그리고 사실상 나의 자존감은 우리 부모님 덕분인 것을 상기해야겠다.

상처받은 상황에서도 아무 액션을 취하지 않은 나,그리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부모님을 원망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책을 읽고 상처를 들여다보는 도중에 굴하지 않는 내 자존감을 만들어준 것이 부모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상처가 지속된 원인을 가족탓을 했으나 이제 오히려 감사하게 된 것이다.

이것으로 상처가 완벽히 치료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더 나아가 책에서처럼 상처로부터 배운 점과 교훈을 찾는다면 완벽한 치유가 되겠지만, 솔직히 상처 자체에 대해 감사하는 건 아직 무리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얽매이지 않고 싶다. 떠올리기도 싫은 불쾌한 사람들 때문에 지금도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면 일말의 가치도 없는 감정 소비이다.

책을 읽으며 상처를 마주하고 처음으로 과거와 현재가 교통한 경험을 했다. 과거의 상처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는 무던하게, 그리고 미래는 좀 더 근사하게 맞이하고 싶다. 지금 여기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한걸음 성장한 시간이었다. 크나큰 상처가 아니더라도 손톱 밑의 가시처럼 계속해서 불쾌한 느낌이 든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을 읽기만 해도 앞으로 받을 상처는 큰 흉터로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상처를 지닌 모든 사람들이 <학창 시절이 상처로 남지 않게> 책을 통해 이전에는 몰랐던 돌파구의 실마리를 얻고 상처에서 해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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