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로에게 선물이 된다면 - 미국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 자전 에세이
유미 호건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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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 호건은 한인 최초의 미국 퍼스트레이디로 코로나 진단 키트를 미국에 들여오면서 국내외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솔직히, 그녀의 자서전이라니 얼마나 화려하고 우아하게, 치열하게 머릿싸움하며 살까 궁금했다.

어려서부터 낯가림없는 당당함에 모험심도 커서 그런지 미국행도 거침이 없었다. 남편을 만난지 3개월만에 식을 올리고 기회의 땅,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과 결국 이혼하고 세 자녀를 오롯이 혼자 키워야 했다.

그의 곁을 지켜준건 남편이 아니라 이웃이었다. 위기의 순간마다 다가온 도움의 손길과 울타리가 되어준 교회 덕분에 세 아이를 믿음 안에서 건강하게 키울 수 있었다.

몇 장으로 압축된 그 긴 시간 속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고민이 있었을까. 바쁜 아침, 세 아이를 챙겨 보내고, 고단한 저녁에도 끼니를 걱정하며 하루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것말고 다른 생각은 할 여력이 없었겠지.
홀로 세 생명을 책임진다는 부담감, 생계를 책임지는 고단함, 이혼이라는 정신적 부담, 여자 홀로 아이를 보호해야한다는데서 오는 막연한 두려움... 그 깊은 심연을 두번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나조차도 '그래. 그만큼 고생했으면 됐지.' 싶었다.

아이들 앞에서 한번도 운 적 없다, 남편 래리를 만나기 전까지 한번도 여행을 해본 적 없다는 그녀의 고백에서 엄마라는 존재가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는지 초월적인 사랑 앞에 엄마인 나조차도 숙연해졌다.

남편을 만나고 꽃길만 걷고 싶을 법도한데 도움받은 걸 잊지 않고 소외 계층을 돕는 일에 두 팔 걷고 나선다. 퍼스트레이디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인 봉사를 마음껏 하는 등 권력을 꽃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온 몸으로 "서로에게 선물이 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보여주는 것 같다.

그녀의 첫 걸음은 가족, 이웃이었다. 처음엔 그녀가 가진 게 부러웠다. 봉사할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와 여건이. 지금은 가족에게 좀 더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 생각해 봉사는 꿈도 못 꾸지만, 크게, 멀리 보기 전에 가까운 주변부터 돌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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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 - 92년생 애매한 인간, 4년 직장생활을 접고 카페사장 4년차입니다
애매한 인간 지음 / 지베르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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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의 원래 목적은 커피를 파는 것이다. 신선한 원두를 볶아 정성스레 내린 커피를 팔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현실은 녹록치 않다. 현실과 이상 사이 어딘가 애매한 곳. 그곳에 저자의 카페가 있다.

《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는 카페에서 음료를 판다는 보편적 틀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람도 그렇듯 가게도 세상 흐름에 따라 바뀌어가고 있다. 하나만 잘 하려면 1등이던지. 아니면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가 되든지. 그래서 저자는 때수건을 정말 팔까?


인생은 가끔 '어쩔 수 없'을 때가 있다. 아파도 싫어도 흘러가는 대로 내 몸을 맡길 수 밖에 없는 인생의 흐름이라는게 있다는걸 나이를 먹을수록 자주 느끼게 된다. 의지가 약해서도 나이가 들어서도 아니다. 그 안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이 늘면서 저마다 느끼는 단절의 벽 또한 제각기 다르다. 저자는 백색소음조차 사라진 카페에서 오늘도 손님을 기다린다. 그래도 저자는 때수건을 팔지 않는다. 근데... 때수건 좀 팔면 어떤가?! 그게 내 엄마에게 소소하게나마 보람을 주고 세상과의 가교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여덟평 가게에 0.5평쯤은 주어도 되지 않을까. 덕분에 센스 넘치는 책 제목도 얻었으니 엄마에게 그 정도 지분은 있지 않을까. 세상은 생각보다 마음이 넓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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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명연설 : 사회편 세상을 바꾼 명연설
정인성 지음 / 답(도서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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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민주주의의 발전은 한 사람이 열 발자국을 가는 것이 아니라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한걸음씩 전진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세상을 바꾼 명연설》 사회편은 수많은 대중의 움직임에 영향을 끼친 촉매제, 인물들의 연설을 담고 있다.

연설문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본 문구들이 눈에 띈다. 한번쯤은 궁금했던 발췌되어 조각난 채 돌아다니는 연설문의 전문(원어), 번역, 연설자가 왜 이런 연설을 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도 함께 설명해 연설에 힘을 실어준다.

"우리가 과거의 선언이나 오늘날의 공언에 기댄다고 하더라도 이 나라의 행위는 마찬가지로 흉측하고 역겹습니다. 미국의 과거에도 거짓되었고, 현재에도 거짓되었으며, 침통하게도 미래를 거짓에 묶었습니다."
(p.57)


민권 운동의 씨앗이 된 프레드릭 더글라스.
농장주 부인에게 알파벳을 배운 (이례적인 일이라고.) 후 독학으로 글을 깨우치고 목사 안수를 받는 등 학문적 소양 쌓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평생을 흑인의 인권, 노예 해방을 위해 인생을 바쳤다. 연설은 강력한 리더십, 확고한 의지, 뼈 때리는 직설적 화법은 그의 인품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자기만의 방> 저자 버지니아 울프 "방은 여러분의 것이지만 아직 비어있습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전쟁은 승리했지만 평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없으면 섭섭한 마틴 루터 킹과 레이첼 카슨, 성 소수자 최초 선출직 공무원이었고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다 먼저 떠난 하비 버나드 밀크까지 여러 세대,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아우르고 있다.

특히, 수전 B.앤써니의 "여성은 사람입니까?"(p.69부터)는 데이트폭력으로 사랑하는 이마저 두려워 해야하고, 트럼프 지지자들이 여성 참정권을 다시 빼앗자며 역사를 역주행하려는 오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오래 전 연설이지만, 끊임없이 인간성을 파괴하는 폭력적인 현실 앞에 연설은 유통기한이 없는 듯 해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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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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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Renaissance'라는 용어는 프랑스어로 '재생', '재행', '부활'을 뜻합니다. ... 쥘 미슐레는 르네상스를 이성, 진리, 예술과 미를 추구했던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라고 정의합니다.' (p.38)


페스트같은 강력한 전염병과 무수한 전쟁으로 인구 수가 감소하면서 노동력이 부족해졌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기계가 급격히 발전했다. 3차 산업혁명이라는 눈부신 성과는 인류의 삶을 편하게 해주었지만 동시에 노동을 많이, 더 많이 제공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시기이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착취와 억압으로 일생을 노동에 바쳐야 했”(p.99)고, 지금도 직업병이 흔하고, 사람을 갈아넣는다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노동량이 정점을 찍고 있다. 저자는 기술혁신으로 대량 생산 체제의 기계적인 노동에서 벗어나 인류가 잃었던 시간, 여유, 여가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우리 인간은 단순히 기계처럼 먹고 자고 일하는 것에 만족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왜 사느냐, 무엇을 위해 사느냐’는 늘 우리 머릿속을 떠다니며 삶의 이유와 존재의 이유를 묻곤 합니다. 이 질문들은 자신이 살아가야 할 이유와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가치를 부여하는 대상에 관한 문제입니다.”(p.145)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지금,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다양한 아이디어, 욕구, 도전 의식이 실현되는 멋진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2의 르네상스 사회입니다."(p.47) 15세기 문화 혁명의 발원지로 이탈리아가 손꼽히듯 21세기 첨단 기술을 주도할 곳은 실리콘밸리다.(p.71) 비행기로 세계를 누비던 인류는 이제 스마트폰으로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 코로나로 실리콘밸리의 영향력은 더 강해졌고 4차 산업혁명도 앞당겨지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면 대다수의 사람은 소외될 수 밖에 없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비치기도 한다.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는 인공지능이 인류를 ‘쓸모없는 계급 혹은 무용 계급Useless Class’으로 만들고, 극소수가 인공지능 기술과 데이터로 부와 권력을 독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래서 저자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인공지능을 설계하자’며 ‘사회적 차원에서 인공지능의 기술과 발전을 제어할 방법을 고민하고, 개인적 차원에서도 공존하면서 인간 존재의 목적을 잃지 않도록 철학적 고민을 치열하게 시작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철학자들은 노동이 돈을 버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삶의 의미와 정체성, 소속감을 부여하는 매우 중요한 인간의 활동이라고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 시대에 기계가 노동을 대신해 주면 문제가 발생됩니다. 노동의 시간이 줄고 여가 활동을 할 시간이 주어지지만 그런 여유도 일과 병행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p.146)

노동이 주는 정신적 건강은 긍정적인 에너지이다. 때문에 노동과 사고의 적당한 균형이 유지되어야 삶이 윤택하게 굴러간다. 그런데 내 노동이 필요없는, 가치없는 시대가 된다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가치 있는 노동’을 위해 인문학을 제시한다. 인문학은 부수적인 소양이 아니며, 삶의 가치를 끊임없이 평가하게 하고 이 질문이 현실에 아이디어를 주기 때문에 인문학이란 안경을 끼면 AI시대의 ‘청사진’을 볼 수 있다 말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하이컨셉트High-concept’(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을 결합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상상력)와 ‘하이터치High-tough’(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감성’, ‘오리지널스Originals’ (내면의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꾸는 독창적인 사람들), 예술가형 인재, ‘린치핀Linchpin’(마차나 수레 바퀴가 회전할 때 부속을 고정하는 핵심 핀)등 새로운 것을 개척해 치아를 만드는 인재가 되려면 심지에 인문학이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인재가 되고 싶고, 만나보고 싶다면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를 마저 읽어보시길.


+
충격적이었던 닭장플렉스, 호모데우스(p.130), 디지털불멸(p.134)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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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다 - 길 잃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 인문학
김이섭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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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8일.
오늘은 수능일입니다.
농부가 봄에 모를 심고 여름 내 땀 흘린 뒤 가을 끝에 수확하는 것처럼. 수많은 입시생들이 오늘을 위해 일 년을 달려왔고 곧 시험이 끝이 납니다.

저희 집 길 건너 학교에도 아이들이 시험을 치러 왔는데 오늘은 특히 조용히 해달라고 방송이 나오더라고요. 온 동네가 아니 온 나라가 조용히 숨 죽여 응원하고 있어요. 🙂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푸는 '문제 풀이 국가'다. 대학 입시 준비 과정에서 약 100만 개의 문제를 푼다고 한다."
p.61

마킹 하나로 대학과 진로가 결정되는 수능날은 그야말로 인생의 기로에 서 보는 첫 순간이 이 날이 아니었나 싶어요. 성인이 된 뒤엔 엄청난 책임이 뒤따르는 선택의 순간이 무수히 많아지죠. 책을 읽다 문득 옛 생각이 나 응원글인지 서평인지 정체모를 글을 적고 있네요


"서로의 인생이 다른데 하나의 정답을 찾는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인생은 주어진 답을 찾는 게 아니라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p.62


성인이 되고 깨달은 건 어른도 틀리고 실수한다는 거에요. 그 안에서 끊임없이 책을 읽고, 더 큰 어른들에게 질문을 던져가며 늘 옳은 길을 선택하고자 애쓸 뿐이죠. 물론 몇몇은 틀린채로 살기도 합니다. 시험 끝나기 한시간 전부터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굳이 주차를 하고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도 많네요. 경찰이 다 무찔러(?) 주고 있습니다만 이 차들로 생기는 소음이 오히려 자녀들 시험에 방해가 될 것 같단 생각은 왜들 못하시는지... ^^;;

수능은 정답이 정해져있는 문제 풀이이지만
인생은 '정답 아닌 정답'도 무수히 많습니다. 오늘을 후회없이 보내면 더없이 좋겠지만 늘 100%만족 속에 살 순 없어요. 그래도 오늘 시험에선 모두가 노력한만큼 좋은 결과를 얻길 기도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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