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 동화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머리라곤 거의 없지만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푸.
겁 많고 똑똑하지 않지만 용감하고 똑똑해 보이는 래빗.
남의 밥상 위에 아주 자연스럽게 수저를 올릴 줄 아는 피글렛. (물론, 이들이 수저로 밥을 먹는 일은 없다.)
우울함 덕분에 매사 신중하고 진지하고 현명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요르.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은 요즘 동화, 이야기책과는 많이 다르다. 때묻지 않았다. 어렸을 때 봤던 그 느낌 그대로 담겨 있어 기뻤다. 물론, 어른으로서 창피하지 않도록 그림은 적고 글은 많았다.

아빠가 아들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내 놓은 것이 『곰돌이 푸 이야기』인지라 이 책에도 아빠와 아들이 등장한다. 지금이야 아빠육아가 유행이라지만, 90년 전에 이리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아빠라니 부러움에 앞서 로빈이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한건 어쩔수가 없다. 아 이 아줌마... ㅎㅎ

아참, 푸는 올해로 90세를 맞았다.

 

 

『곰돌이 푸』는 푸가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모두 개성이 강하고 사랑스럽다.
전지적 엄마 시점에서 말하자면, 곰돌이 푸 속 동물들 모두가 내 새끼 같고, 내 새끼가 푸, 래빗, 피글렛, 이요르, 티거의 모습 같았다. 
착하고 똑똑한 것 같다가도 멍청하고, 활발함이 지나치다 싶더니 흥분의 도가니가 되어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씩씩하다 칭찬했더니 과하게 용감하고.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은 <위니 더 푸>와 <푸 코너에 있는 집> 두권이 담겨 있다.  
<위니 더 푸>는 노래도 줄거리도 단순하다. 어린 아이들이 하는 말처럼 말도 짧다. 재미있고 은근슬쩍 교훈도 스며들어 있다.  <푸 코너에 있는 집>은 로빈이 좀 더 자라서 인지 이야기가 좀 더 촘촘해졌다. 쓰는 단어도 말투도 약간 다른 느낌이 들었다.
3세용과 6세용 동화책의 차이 정도랄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느낌이 가득 담긴 문장 둘을 꼽아봤다. 


 

 

그래서 캥거와 루는 숲에서 살게 되었지. 화요일마다 루는 멋진 친구 래빗과 같이 놀았고, 화요일마다 캥거는 멋진 친구 푸에게 뛰는 법을 가르쳐 주면서 같이 놀았고, 화요일마다 피글렛은 멋진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과 같이 놀았지. 그래서 모두들 다시 행복하게 되었대.
 <위니 더 푸> 7. 숲에 캥거와 아가 루가 새로 오고, 피글렛이 목욕을 하는 이야기


해가 5월의 향기를 데리고 숲으로 다시 돌아온 어느 날이었어. 숲의 시내는 저마다 예전의 예쁜 자태들을 되찾아서 행복하게 졸졸졸졸 흘러가고 있었고 작은 웅덩이들은 자기들이 아는 삶과 자기들이 해냈던 근사한 일들을 가만히 꿈꾸고 앉아 있었고, ,,,,
<푸 코너에 있는 집> 10. 크리스토퍼 로빈은 푸 파티를 열고, 우리는 안녕이라고 말한다 중에서-


차이가 느껴지실라나. 이 느낌적인 느낌을 설명할 수 없으니 그냥 읽어 보시길-
터진 풍선도 멋진 생일 선물이 되는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동심이 없다면 절대 접근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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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 2055 - 박영숙 교수의 <유엔미래보고서> 2017년 최신판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유엔미래보고서로 출간되던 책이 『세계미래보고서』란 새 이름을 달고 나왔습니다. 

 『세계미래보고서 2055』 과거에 어떤 예측을 했는지, 지금은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향후 3년 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훑어보고 최종적으로 2055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고 있습니다. (먼 미래인가 싶었는데 겨우 38년 뒤라 깜짝 놀랐어요.)

『유엔미래보고서 2050』에 비해 훨씬 폭넓고 구체화된 내용들이 눈에 많이 띄더라고요. 책도 (앞부분뿐이지만) 다이어그램이 있어 훨씬 이해하기 쉬웠어요. 2050에서는 있어도 애매하더니 책도 세월 따라 업그레이드. (다음엔 미래예측 페이지에서도 다이어그램을 넣어 가독성을 더 높이면 좋겠어요.)

 『세계미래보고서』는 밀레니엄 프로젝트 내 3,500명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미래예측 기법(SoFi, RTD, 퓨처스 휠, 시나리오 기법 등)을 활용해 미래를 예측하고, 유엔을 비롯해 유엔 산하의 각 연구기관 및 EU, OECD 등 다양한 국제기구와 함께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문제 해결 방안을 연구한 내용을 정리해 놓은 일종의 중간 보고서입니다. 중간 보고서라 함은 해마다 컨퍼런스가 개최되어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표지는 몹시 딱딱하지만 내용은 정말 넘나 재밌는 책! 신기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는데요.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의학'입니다.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유전공학 기술'인데요. 이 유전공학 기술로 인류의 노화를 정복해 늙지 않고 오래 살 수 있게 될 거라네요. 흡.. 도깨비처럼 늙지 않는 건 어쩐지 솔깃한데 오래 사는 게 정말 좋은 건지는 모르겠어요. 책에는 삶의 연륜이 쌓여 실수도 더뎌지고 이런 지식이 대물림되어 인류가 몹시 똑똑해질 거라곤 하지만 100세까지만 살아도 고령화가 심할 텐데 말이죠. 아, 고령화와 인구폭발로 인해 '인구 조절'이 시행될 거란 예측도 있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로봇, AI, 인공지능은 역시 이 책에서도 지분이 상당하더라고요. 책은 로봇의 발달로 인간의 일을 상당 부분 로봇이 대신하게 되면서 우리 삶이 많이 달라질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집안일하는 로봇 또한 세탁기가 생긴 것만큼 우리의 삶을 많이 바꿔 놓게 될 거래요. 기기 관리만 하면 되니 맞벌이도 수월해질 거고 남자들이 기계 다루는 건 또 잘하니 모르죠~ 가사노동 시간이 남자가 더 많아질 날이 오게 될지도! ㅎㅎ

 

 

 

 

But AI 로봇이 "인류를 파멸시키겠다."고 말한건 섬뜩했어요. 역시 2017년을 사는 사람이라 촌스러운건가봉가.
(CNBC에 출연한 소피아(AI)가 자신을 개발한 박사의 "인류를 파멸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인류를 파멸시키겠다."고 답하며 농담에 사람처럼 응수했다네요. 이미 인공지능 다음 단계인 상황지성이 개발되어 있다니 놀라웠어요!)


 

몹시 놀라웠던 내용 하나!

 

2055년 부엌이 사라질 거란 예측이 있었어요.


 

드론이 무료로 정해진 시간에 완제품이나 먹거리를 아파트 베란다 앞까지 배달해 주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되면 기존의 음식 소비와 생산 방식도 크게 달라질 거고 시장도 많이 변화하겠죠~ 어떤 직업이 생기고 사라질지 기대 반 걱정 반.

 

 

 

이케아에서 2025년 콘셉트 키친 발표한 거 보셨나요? 
위 사진이 그 중 하나인데요. 중앙에 검은 부분이 주방이에요. 책장 몇 칸 너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저 좁은 공간이 주방이라니 놀랍죠?; 저 좁은 곳에서 무슨 요리를 하나 싶으신가요? 으흠음음~ 노노~ 미래는 역시 미래. 

스마트 폐기물 처리 시스템으로 쓰레기를 바로바로 버리니 모아둘 공간이 필요 없어지고, 테이블 위에 조리도구와 식재료를 올려 두면 레시피 알려줘, 영양소 알려줘, 게다가 계량까지 되니 계량기나 많은 도구도, 요리책도 필요 없게 되니 자연히 공간이 많이 필요치 않게 되는 거예요. 거기다 2025년이나 2055년엔 대다수가 고령이고 노동력과 자원도 줄어 집에서 부엌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 수밖에 없을거라네요. 

 『세계미래보고서 2055』로 잠시 미래 구경했더니 막막 장수 욕구가 펌프질하네요. 고령화에 한몫하고 싶진 않은데 ㅎㅎ

아, 고령화 하니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마음에 거슬리는 게 하나 있었어요. 바로, "부를 이용해 세상을 좌지우지할 노년층"의 등장! 고령화가 되면서 막강한 부를 축적한 채 죽지도 않는 노년층이 젊은이들을 쥐락펴락하게 될거라니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ㅠ_ㅠ

글이 길어져 죄송하지만,, 그래도 꼭 보셨으면 하는 내용 딱 두가지만 나누고 뿅~사라질께요.

2차원 물질 그래핀, 보로핀
'기적의 물질'로 불리는 강철보다 강하고, 다이아몬드보다 단단하고, 어떤 물질보다 가볍고, 투명하고, 유연한 2차원 물질! 
두 과학자가 스카치테이프로 2차원 그래핀을 만들어 단일층 물질의 혁명을 가져온게 2004년! 유치원 교실에서나 찾을 법한 도구(스카치테이프와 연필)로 (2010년) 노벨상을 받은 이 어메이징한 사건! 들어도 들어도 신기하죠~ 참~ 레고블록처럼 다양한 2차원 재료들로 얼마나 많은 신물질들이 더 만들어질지, 우리 삶을 얼마나 바꾸어 놓을지! 기대기대!
(그래핀 설명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24204&cid=47341&categoryId=47341)

 

 
의회의 소멸과 정부의 축소
인공지능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 세상이 투명해져 부정부패를 저지르기가 어려워진다. 인공지능이 정확하게 분배하고, 세금을 거두고, 법을 만든다. 한곳으로 몰리는 권력은 블록 체인 시스템으로 분산시킨다. 기본 소득이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게 되면서 대부분의 정부는 지금의 북유럽처럼 작은 권력만 갖는다. 듣기만 해도 기대되요.


+
소피아 영상.
말하는거 무섭 ㅜ.ㅜ 다양한 표정 더 무섭 ㅠ_ㅠ
https://youtu.be/W0_DPi0Pm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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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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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열일 중이신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의 최근작-

이 책을 읽을까 말까 작년부터 무려 이 년을 고민했습니다. 저자의 전작을 봤기에 그의 섬세한 리얼리티를 알기에 주저했습니다. 이 작가 작품이라면 수년 내로 영화화될 텐데 그때 영화나 볼까~?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왜냐고요?

들어보세요~ 이 글을 읽은 분 중 '주부'이신 분들이라면, 그중 특히 '전업주부'이신 분이라면 특히 공감하실 거예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는 40년 동안 동네를 벗어난 적 없이 과탄산소다로 집 구석구석을 청소해온 브릿마리의 독립투쟁기입니다. 

브릿마리만큼은 아니지만 저 또한 남편이 운전해 주지 않으면 멀리 외출하기가 힘든 뚜벅이니 같은 집순이과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과탄산소다라니. 주부라면! 과탄산소다를 써봤다면!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요~오물!이지요. 

결혼한 뒤로 뭘 고쳐본 적이 없었던 브릿마리는 집을 나와 이케아 가구(아시다시피 이케아는 조립가구를 팔지요.)를 구입해 멀리 떠납니다. 그래 봤자 남편 손바닥 안이었다는 놀라운 반전이 드러나지만요! 이 또한 저와 비슷했습니다. 가구를 고쳐본 경험이 태어나서 한 번도 없거든요.

심지어 단발에 앞머리도 똑같아요!

공감을 넘어 마음이 찔릴까봐 며칠을 머뭇거리다 읽었습니다.

하.......

 

다행히도(?) 그녀는 저와 너무 달랐습니다.

'브릿마리'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전작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 나오던 이웃이었습니다. 꽤 아니 몹시 까칠하던 아줌마였는데 첫 장부터 성격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1월의 어느 날, 그녀는 인생이 변함없이 유지되기 위해 고용 센터를 방문합니다. 40년간 꾸준히 집안'일'을 했으나 이젠 다른'일'이 하고 싶다며 일자리를 달라고 당당히 요구합니다. 짧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고용센터 직원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어필하더니 예순셋인 할머니이자 최종 이력이 1978년 웨이터뿐이었지만 결국 일을 얻어 냅니다. 대단하죠! 심지어 직원을 위해 9시 2분까지 기다렸다 들어가는 센스!!!!

"어른이 돼서 독립하자마자 평생 하루도 빠짐없이 팩신으로 유리창을 닦았고, 그래서 아무 문제 없이 세상을 깨끗하게 볼 수 있었다. 세상이 그녀를 보지 못했을 따름이다."

열심히 살았지만 가족은 그녀를 그저 집에 있는 가구들 중 하나같은 존재로 대했고 결국 그녀는 가족의 기대와 바람대로 무가치해졌습니다. 왜 그렇게 살았냐고, 당신의 잘못이라고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이상형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잖아요. 그죠? 그녀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거였어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가족이 원하는 대로 변했던거였죠. 

"세월은 그런 습성이 있다. 브릿마리에게 처음부터 아무 기대도 없었던 게 아니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기대의 유통기한이 지났을 뿐이다."

 
어쨌든 그녀는 경제 위기가 너무 사랑해 떠날 줄 모르는 보르그라는 도시에 둥지를 틉니다. 사는 사람이 몇 안되는 보르그는 보건소, 피자가게, 슈퍼가 한 곳에서 한 사람에게 운영될만큼 작습니다. 동네가 손바닥만하다보니 브릿마리는 동네사람 모두에게 제1의 관심사가 됩니다. 

존재감 ZERO였던 그녀가, 아직은 사회성 ZERO인 그녀가 이웃의 관심과 애정에 적응해가는 모습이 어찌나 요란스럽던지요.

그녀는 왜 이리 까칠할까? 왜 사사건건 시비조인 거지? 다른 사람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군! 아니야, 다른 사람 눈치는 엄청 보잖아? 근데 왜이리 매너 없이 굴지? 가족을 위해 40년을 바친 사람이 배려가 왜 이리 부족한 거지?

책을 절반 가까이 읽을 때까지도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모두 적을 순 없지만 결론은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그녀의 성격은 그다지 변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녀 마음 속에 있던 한 사람만 품고 있던 사랑이 더 크고 넓어져 많은 사람을 품게 되었지요~ :)♥ 

"우리가 축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본능적이기 때문이다. 공이 길거리를 굴러오면 발로 찰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우리가 축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사랑에 빠지는 이유와 같다. 피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축구공이 굴러와도 발로 찰 줄 모르던 융통성 ZERO였던 예순셋의 브릿마리가 어떻게 축구 코치가 됐는지 궁금하시다면 직접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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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 가장 기본적인 소망에 대하여
김승호 지음, 권아리 그림 / 스노우폭스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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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끌렸던 이유는 표지에 적인 이 문구 때문이었습니다.

"가난한 이민자에서 개인자산 4,000억대 슈퍼리치가 된 김승호! 그가 찾고 깨달은 행복과 부의 비밀"

다른건 안보이고 개인자산 4,000억과 부의 비밀이 제 뇌리에 박혔고 이 책이 배송되었습니다.

저자는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인 중 가장 성공한 사업가 10인 중 하나로 총 매출이 연 삼천오백억, 개인자산은 약 사천억에 달하며 부채가 제로인 자산가입니다. 여러번의 실패를 겪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50대에 이만한 부를 이뤘다니 그의 부의 비밀이 궁금했습니다.

국내에도 매장이 있는 스노우폭스란 도시락카페인데요. 이름을 '스노우폭스'라고 한건 아내가 학창시절 별명이 백여우였는데 이를 싫어해서 '스노우폭스'라고 지었답니다.  아내의 부정적인 생각을 바꿔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는 참 드라마에 나올법한 로맨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목차를 넘기고 몇장이나 읽었을까요. 어쩐 일인지 제 눈에 색안경이 씌어져 버렸습니다.
부자가 소망을 말한다니.. 부자니까 얼마나 여유롭겠어.. 좋겠따아... 이런 생각들이 마음 속에서 가시 돋치듯 올라오더라구요.
심지어 제목 속 '것'들이 마치 나를 꼬집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읽어나 보자.(부의 비밀은 궁금했기에..)하는 마음에 꾸역꾸역 읽고 덮었습니다. 이쯤에서 드라마틱한 반전이 나와 줘야 할텐데 어쩐 일인지 제 색안경은 그대로 였습니다.

국내 유수의 기업 CEO를 가르치는 선생이니 글은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가치관을 모두 담았다는데, 더 이상의 가르침이 필요 없는 유언을 남기고 싶어 이 책을 썼다는데.. 선의, 나눔, 베품에 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굳이 언급된 부분을 찾자면 지인, 직원에게는 쿨하게 베푼다는 내용 정도 밖에 기억나지 않습니다.

작가의 이름을 검색하다 2015년 화제가 되었던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를 보게 되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할 테니 무례하게 행동하는 ‘갑질 손님’은 나가달라는 내용의 안내문 기억하시죠? 당시 엄청 화제였었죠. 사진을 보고 "이게 스노우폭스였구나!" 싶었습니다.

 

"그래.. 팔은 안으로 굽는다더니 제 식구들은 챙기는 분인가보다.. 직원이 수천, 수만명일텐데 이 사람들한테만 잘해도 그게 어디야.. "
이렇게 저의 색안경은 사라지게 되었다나 뭐라나.. 헤프닝같은 시간이 흐르고 다시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책에는 부를 이루어간 과정, 그가 강연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의 조언,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포함해 그가 바라는 삶과 휴머니즘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일에 뛰어드는 용기, 과감함을 보니 신기할 따름. (아무래도 전 부자되긴 글렀나 봅니다. ㅎㅎ)
조언이 필요한 사업가가 읽으면 좋을거 같으니 전 남편에게 쥐어주기로 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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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 - 누가 왜 우리의 읽고 쓸 권리를 빼앗아갔는가?
주쯔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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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블랙리스트가 한동안 꽤 화제였습니다. 기사 제목만 보곤 "음, 그럴 만도 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헌데 기사 내용을 보고 뜨악했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 수가 정확히 9,473명입니다.
걸 어떻게 모았을까요?! 얼마나 눈에 쌍심지를 켜고 찾은 걸까요?? 정말 보통 집착으론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그죠??

왜 악인(!)들은 '문화'에 집착하는 걸까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실을 싫어하는 악한 권력자들은 항상 작가들의 입에 재갈을 물려 왔습니다. 진실을 두 눈뜨고 마주할 용기가 없으니 그냥 없애버리는겁니다. 우리의 사상, 우리의 생각을 소리, 소문 없이 잠식하기 위해서겠지요. 문화 특히 공연과 출판물은 사람들이 개방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뇌리에 각인시키기에 딱! 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압박, 조종하기도 어렵지 않을 거예요. 푸시킨의 시처럼 언제라도 찍어낼 듯 기세등등한 도끼가 통치하고 있으니 몸을 사리게 될 수 밖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시대의 무게를 짊어져야 할 임무가 있습니다. 펜을 무기로 시대를 기록하고 갈등을 풍자하며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으며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주고 후손에겐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가르침을 주어야 합니다.
작가란 그런 존재여야 합니다.

 

 

『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에는 여러 시대에 금서로 묶여 있었던 명작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금서의 내용은 물론 금서로 지정된 배경부터 작가의 기대와 좌절 그리고 고충 등의 숨은 이야기까지 모두 들을 수 있었던 만큼 읽는 내내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십자가를 진 채, 힘겹게 겨우겨우 생을 살아낸 작가들은 죽음마저도 평안하지 못 했습니다. 판매가 금지되어 생계가 막히기만 하면 차라리 다행. 루슈디는 3년간 쉰 번이 넘게 거주지를 옮기며 경찰의 보호를 받아야 했고, 세상과 단절된 채 살며 늘 죽음을 준비한 채 지내야 했습니다. 그 유명한 빅토르 위고 또한 정부를 비판했단 이유로 20년이나 망명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장 자크 루소 또한 자신의 노후를 지켜줄 종신연금이 되어줄 거라 믿었던 《에밀》로 인해 이단으로 몰리고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에밀》이 금서로 지정된 건 자연주의를 넘어서 종교와 사회의 규율을 부정하고 귀족화된 교육을 반대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야말로 '재앙이 된 국가'가 따로 없는 요즘이지만, 사실 우리나라에도 금서 조치는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2008년에도 '불온서적'23권이 공개되었고, 2011년에도, 2015년에도, 바로 며칠 전이었던 2016년에도 국방부는 군 마트에서 판매를 금하는 도서를 선정했고, 한국 정부는 올해 새 학기 배포를 목표로 열심히 한국사를 입맛대로 만들고 깎아내고 포장하느라 바쁜 게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악인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책을 금지하고 불태워 없애도, 우리의 사상과 이념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전 우리가 쫓고 있는 사상, 마음속에 심어진 이념은 우리의 본성처럼 지워질 수 없는 거라 믿고 싶습니다. 물론 더 바르게 서야 하고 더 굳건해지도록 노력해야겠지만요.

문화 방화자들이 일으킨 방화의 역사가 보기 싫은 흉물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라도 우린 돌아봐야 합니다. 그들과 함께 역사에 불타오르진 못할지언정 적어도 생존자로서의 최소한의 역할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혹시, 더러워질까 두렵나요? 그럼 용기를 가지세요. 조반니의 말처럼 우린 절대 더럽혀지지 않을 거에요. 

 

비열한 자들은 이 말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말도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인격을 갖춘 사람들은 저열한 말을 들어도 그 인격이 더럽혀지지 않는다. 진흙이 찬란한 햇빛을 더럽힐 수 없고, 땅 위의 더러움이 아름다운 하늘에 오점을 남길 수 없는 것과 같다.
조반니 보카치오, 《데카메론》중에서

 

+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도서 검열 기관"(로마교황청, 영국의 궁정 검열관, 미국의 공공 도서관)의 이야기와 연도별로 정리된 금서이야기숨은 꿀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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