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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매혈기- 글을 통해 자신을 단련시킨 한 평론가의 농밀한 고백
김영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9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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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08일에 저장

굴비낚시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00년 10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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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거장의 노트를 훔치다- 영화감독 21인의 비밀 수업
로랑 티라르 지음, 조동섭 옮김 / 나비장책 / 2007년 4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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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컬트의 제왕이 들려주는 창조와 직관의 비밀
데이빗 린치 지음, 곽한주 옮김 / 그책 / 2008년 11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
2008년 12월 0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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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예언자 1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취향에 대해 생각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연극이나 만화에 심취하지 않는다.
그건 그 장르 고유의 장치나 특성들에 매료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소설과 영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너무 두루뭉술하다.
소설을 좋아한다지만 장르 소설은 그다지 즐겨 읽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딘 쿤츠의 소설을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었다.
대단한 베스트셀러 작가. 전세계적으로 3억 부가 넘게 팔려나갔고, 심지어 '스티븐 킹이 롤링스톤즈라면 딘 쿤츠는 비틀즈'라 칭송된단다.
올해 들어 일본의 베스트셀러 미스터리들을 찾아보며 흥미를 느낀 게 여기까지 왔지만.
살인예언자를 읽으면서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물론 재밌다.
죽은 자를 보고, 죽음에 대한 예지력을 지닌 선한 청년 '오드 토머스'가
자신의 마을 피코문도에서 벌어질 끔찍한 사건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틀 간의 이야기.
시작하자마자 작은 사건을 하나 보여주면서 오드 토머스의 능력과 주변인을 설정하는 기술은
영화에서 일컬어지는 초반 10분의 법칙의 충실한 예이며..
거구의 육손이 작가, 운명의 애인, 죽음을 몰고 다니는 사신들, 그의 능력을 신뢰하는 경찰서장과 아름답고 강한 아내, 엘비스에 심취한 식당 주인, 매일 아침마다 자신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해야 안심하는 집주인 등등 매력적인 캐릭터도 한가득..

하지만 주인공의 예지에만 기대는 전개다 보니 작가 편할대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소설이란 게 애초에 지어진 이야기라지만, 나의 취향은, 실밥이 그대로 보이는 것보다는 숨겨진 쪽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너무 많고 반복되는 주변 묘사, 날씨 묘사에 지치고,
도대체 이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 가는 곁가지들에 지친다.
<식스센스>를 보지 않았다면 매력적으로 보였을 반전도,
그렇게 가슴을 쿵, 내리치지는 않는다.

그리고 후반부, 긴장감을 가파르게 고조시키다 말고 등장하는 부모 이야기.
그래 뭐 어머니 이야기는 총에 대한 주인공의 두려움을 설명하는 부분이므로 중요한 것은 알겠다.
양육과 보살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어머니란 인물이,
아이가 애정을 갈구할 때마다 그것을 감당하지 못 하고 총을 꺼내들어 자살하려 시도한다는 설정 같은 것은...
그 이야기 자체로 소설 하나가 나와도 좋을 만큼 강력하다.
그럼에도 뭔가 핀트가 안 맞는 듯한 느낌, 아니 그보다는 너무 과하다는?

이런저런 몇 가지 이유로 인해,
베스트셀러 미스터리에 대한 나의 도전은 일단 실패했다.
내 취향이길 바랐는데..
영화로만 접하던 스티븐 킹을 한 번 읽어볼 생각이다.
그의 이야기에는 매료될 수 있을까. 감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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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가 되어 살아온 이소선 할머니가 올해로 팔순이 된다.
그리고 2년 동안 부여잡고 있던 이소선 할머니의 생애 구술 작업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마흔줄에 들어섰어도 여전히 개구진 눈빛을 잃지 않는 사람, 도엽이 형의 작품이다.
노동하는 이들 누구라도 꼭 사서 보아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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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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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살아서 꿈틀거리는 거대한 괴물과 같았다. 매순간 서울이라는 이 거대한 괴물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필사적으로 행동해야 했다. 모든 순간은 마지막 순간과도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 우리는 삶과 죽음이 서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게 됐다. 거리에서. 다시 말하자면 가두에서. 그러니까 폭죽처럼 지랄탄이 터져나던 가두에서. 백골단에 쫓겨 정신없이 달려가던 퇴계로 어딘가 좁은 골목길에서. 백병원 바리케이드 너머로 보이던 그 새벽의 불길한 어둠에서. 우리는 그 누구라도 그 어느 곳에서든 죽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죽음보다도 더 우연적인 것처럼 보였다.-121쪽

그해 6월, 나를 향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세차게 밀려들던 우울(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나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우울이 아니라 한 시대 전체가 느끼던 거대한 우울이었던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 그 우울은 너무나 컸다)로부터 나를 구해냈다. 나를 구한 건 "자기 자신이 되어라"라는 마지막 문장이었다. 인생은 자기 자신이 지배하는 것이다. 너의 인생을 누구에게도 맡기지 말라. 무엇보다도 네가 선출한 지도자에게는 맡기지 말라. 자기 자신이 되어라.-123-4쪽

어둠 속에 머물다가 단 한 번뿐이었다고 하더라도 빛에 노출되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평생 그 빛을 잊지 못하리라. 그런 순간에 그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됐으므로, 그 기억만으로 그들은 빛을 향한, 평생에 걸친 여행을 시작한다. 과거는 끊임없이 다시 찾아오면서 그들을 습격하고 복수하지만, 그리하여 때로 그들은 사기꾼이나 협잡꾼으로 죽어가지만 그들이 죽어가는 세계는 전과는 다른 세계다. 우리가 빠른 걸음으로 길모퉁이를 돌아갈 때, 침대에서 연인과 사랑을 나눈 뒤 식어가는 몸으로 누웠을 때, 눈을 감고 먼저 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다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몇 개의 문장으로 자신의 일생을 요약한 글을 모두 다 썼을 때, 그럴 때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과거는 몇 번씩 그 모습을 바꾸었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모습의 세계가 탄생했다. 실망한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 거대한 변혁의 시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살아갈 뿐이다.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도록 내버려두자! 그들에게는 그들의 세계가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의 세계가 있다. 이 세계는 그렇게 여러 겹의 세계이며, 동시에 그 모든 세계는 단 하나 뿐이라는 사실을 믿자!-374쪽

...우리는 인생을 두 번 사니까. 처음에는 실제로, 그 다음에는 회고담으로. 처음에는 어설프게, 그 다음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모두 이 두번째 회고담이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며 그 기억이란 다시 잘 설명하기 위한 기억이다.-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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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구판절판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 너와 나는. 무엇이든 내키는대로 해. 우리는 일치할 수가 없어, 너와 나는. 너는 자신의 세계에 살고 있어 행복하다. 나도 자신의 세계에 만족해.' 행복은 자신이 속한 세계 안에 갇혀 있다. 슬픔의 냄새는 그 세계 바깥에서 번져온다.-60쪽

영국더기 언덕에 앉아 있을 때, 나는 빛의 세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빛의 세계 속에 어둠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 채게 됐다. 인화된 양화는 필연적으로 음화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진실은 현상한 필름에도, 인화한 사진에도 있지 않았다. 진실은 음화와 양화, 두 세계에 동시에 걸쳐 있다.-126쪽

유격구는 더없이 평화롭고 서로 의지하는 곳이지만, 그만큼 잔인한 곳이기도 하다. 유격구에서는 마음을 쉽게 주지 않는 편이 좋다. 왜냐하면 언제 누가 죽을지 모르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인간은 다른 인간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일이지만, 마음을 준 그 인간이 소멸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유격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육친보다 더한 사랑을 퍼붓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곧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들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면 곧 그 사람이 죽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는 곳,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에는 미친 듯이 남은 정을 쏟아 붓는 곳. 그런 곳이 바로 유격구다. -193쪽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1933년 여름, 유격구에 있던 조선인 공산주의자들은 누구인가? 하지만 이 물음의 정답은 없다. 그들은 조선혁명을 이루기 위해 중국혁명에 나선 이중 임무의 소유자들이었다. 그들은 중국 구국군이 일본군에 패퇴한 뒤에도 끝가지 투쟁한 가장 견결하고 용맹스런 공산주의자이자 국제주의자였던 동시에, 한편으로 일단 민생단으로 몰리게 되면 제아무리 고문해도 절대로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던 일제의 앞잡이들이었다. 누구도, 심지어는 그들 자신도 자신의 정체를 알지 못 했다. ... 그들에게 객관주의란 없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오직 주관으로 결정되는 가혹한 세계뿐이었다.-213쪽

다시 두번째 소리. 역시 온몸으로 바닥을 긁어대는 듯한 소리. 혁명 만세. 그저 앞사람을 따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죽음 앞에서 그들이 내뱉을 수 있는 소리는 그것뿐인지. 그저 혁명 만세. 조선혁명 만세도, 중국혁명 만세도, 세계혁명 만세도 아니고, 그저 혁명 만세. 그 어느 쪽도 받아들이지 않아 변경에서만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자들의 모호한 아우성, 그저 혁명 만세. -218쪽

나무는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지만 그 내부에서는 세계와 끊임없이 투쟁하니까 저렇게 곧추 서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인간 역시 모순에 가득 찬 세계 속에서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오. 도덕이란 그렇게 변화하는 인간만이 알 수 있는 것이오. 일단 그렇게 변화하는 인간의 도덕을 알게 되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그 모든 잔혹한 일들을 혐오하게 될 수밖에 없소. 변화를 멈춘 죽은 자들만이 변화하는 인간을 잔혹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그건 정말 구역질이 나는 일이오. 하지만 인간은 그보다 힘이 더 센 존재요. 나는 잔인한 세계에 맞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잔인한 세계 속에서도 늘 변화하고 성장하는 인간의 힘을 믿었기 때문에 공산주의자가 됐소. 인간이 성장하는 한, 세계도 조금씩 변하게 마련이오. 그런 인간의 힘을 나는 믿었소.-232-233쪽

죽음이 지척에 있는 곳에서 청춘은 거추장스럽기만 했다. 죽음이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인 곳에서는 누구나 임종을 앞둔 노인일 뿐이다. 총성이 그치지 않는 만주에서 우리는 누구나 노인일 뿐이다.-2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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