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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예언자 1 ㅣ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취향에 대해 생각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연극이나 만화에 심취하지 않는다.
그건 그 장르 고유의 장치나 특성들에 매료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소설과 영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너무 두루뭉술하다.
소설을 좋아한다지만 장르 소설은 그다지 즐겨 읽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딘 쿤츠의 소설을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었다.
대단한 베스트셀러 작가. 전세계적으로 3억 부가 넘게 팔려나갔고, 심지어 '스티븐 킹이 롤링스톤즈라면 딘 쿤츠는 비틀즈'라 칭송된단다.
올해 들어 일본의 베스트셀러 미스터리들을 찾아보며 흥미를 느낀 게 여기까지 왔지만.
살인예언자를 읽으면서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물론 재밌다.
죽은 자를 보고, 죽음에 대한 예지력을 지닌 선한 청년 '오드 토머스'가
자신의 마을 피코문도에서 벌어질 끔찍한 사건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틀 간의 이야기.
시작하자마자 작은 사건을 하나 보여주면서 오드 토머스의 능력과 주변인을 설정하는 기술은
영화에서 일컬어지는 초반 10분의 법칙의 충실한 예이며..
거구의 육손이 작가, 운명의 애인, 죽음을 몰고 다니는 사신들, 그의 능력을 신뢰하는 경찰서장과 아름답고 강한 아내, 엘비스에 심취한 식당 주인, 매일 아침마다 자신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해야 안심하는 집주인 등등 매력적인 캐릭터도 한가득..
하지만 주인공의 예지에만 기대는 전개다 보니 작가 편할대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소설이란 게 애초에 지어진 이야기라지만, 나의 취향은, 실밥이 그대로 보이는 것보다는 숨겨진 쪽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너무 많고 반복되는 주변 묘사, 날씨 묘사에 지치고,
도대체 이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 가는 곁가지들에 지친다.
<식스센스>를 보지 않았다면 매력적으로 보였을 반전도,
그렇게 가슴을 쿵, 내리치지는 않는다.
그리고 후반부, 긴장감을 가파르게 고조시키다 말고 등장하는 부모 이야기.
그래 뭐 어머니 이야기는 총에 대한 주인공의 두려움을 설명하는 부분이므로 중요한 것은 알겠다.
양육과 보살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어머니란 인물이,
아이가 애정을 갈구할 때마다 그것을 감당하지 못 하고 총을 꺼내들어 자살하려 시도한다는 설정 같은 것은...
그 이야기 자체로 소설 하나가 나와도 좋을 만큼 강력하다.
그럼에도 뭔가 핀트가 안 맞는 듯한 느낌, 아니 그보다는 너무 과하다는?
이런저런 몇 가지 이유로 인해,
베스트셀러 미스터리에 대한 나의 도전은 일단 실패했다.
내 취향이길 바랐는데..
영화로만 접하던 스티븐 킹을 한 번 읽어볼 생각이다.
그의 이야기에는 매료될 수 있을까. 감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