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에 깃들다 - 학교를 떠나 산골로 들어간 어느 선생님의 귀촌일기
박계해 지음 / 민들레 / 2011년 5월
절판


부모님을 뵙고 왔다.
팔순을 훌쩍 넘긴 아버지는 점점 눈을 감고 계시는 시간이 많아졌다. 앉아서도 눈을 감고 계셨고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눈을 감고 계셨다.
그러나 아버지는 오히려 점점 잠을 잃어가고 있음이 분명했다.
엄마는 아버지에게 눈꺼풀 좀 닫지 말라고 잔소리를 퍼부어댔지만 엄마의 쌍꺼풀진 커다란 눈도 이제 반으로 줄어들어 눈동자의 절반만 보였다.-?쪽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진부한 문구에 따르자면 두 분은 세상으로부터 마음을 닫아가는 것임이 분명하다.
눈을 감고 고요히 장롱에 기대어 앉은 가난한 아버지, 그 아버지를 꼭 닮은 딸은, 장롱도 없이 흙이 흘러내리는 바람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아버지가 닫은 창을 힘껏 열고 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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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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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무얼 하면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일까?
-148쪽

그녀를 다시 만나야 했어, 왜 그래야만 하는지 나 자신에게도 설명할 수가 없었지, 그래서 그 욕망이 아름다웠던 거야,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잘못이 있을 수는 없는 거란다.
-160쪽

나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몰라, 무엇을 이해했는지 모르고, 무엇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했는지 모른다. 나는 몸을 돌려 그녀를 떠나왔어,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지 않을 거야.
-187쪽

나는 새장을 창가로 가져갔단다.
창문을 열고, 새장을 열었어.
물고기는 배수구에 쏟아 부었어.
개와 고양이들을 아래층으로 데리고 가서 목줄을 풀어주었어.
곤충들을 거리에 놓아주었지.
파충류들도.
쥐들도.
그들에게 말했어. 가.
너희들 모두.
가.
그러자 그들은 갔단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어.
-256-257쪽

그날 오후 악수를 나눌 때 다시는 블랙 씨를 보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놓아주지 않았을 텐데. 아니면 계속 나랑 같이 다니자고 억지라도 썼을 텐데. 내가 집에 있을 때 아빠가 전화한 이야기를 해줬을 텐데. 하지만 아빠가 나를 마지막으로 껴안아 주었을 때 그것이 영영 마지막인 줄 몰랐던 것처럼, 이번에도 역시 몰랐다. 절대 미리 알 수 없는 일이니까. 그래서 블랙 씨가 "난 이만 끝내야겠다. 네가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구나,"라고 말했을 때, 이해하지 못했으면서도 "이해해요,"라고 말했다.
-399쪽

너 거기 있니? 너 거기 있니? 너 거기 있니? 너 거기 있니? 너 거기 있니? 너 거기 있니? 너 거기 있니? 너 거기 있니? 너 거기 있니? 너 거기 있니? 너
-421쪽

우리는 무사할 것이다
-4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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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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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슴이 먹먹했던 책. 

먹먹함, 말고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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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 - 사춘기 내 아이와 마음이 통하는 비폭력대화
이윤정 지음, 캐서린 한 감수 / 한겨레에듀 / 2010년 3월
절판


비폭력 대화에서는 충족된 욕구는 축하하고, 충족되지 않은 욕구는 애도합니다. '애도'란 상실한 것에 대한 체념과 수용을 말합니다. 흘려보내는 것이지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비록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축하와 애도를 통해 그것이 나에게 의미있는 선택이었음을 깨닫는 것은 중요합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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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3월
구판절판


스크롭에게 아내 제리는 사우스다코타에서 날아와 잠시 둥지를 틀었다가 다시 날아가버린 작은 새였지만, 친구 존 렌치는 처음부터 그의 옆에 있었고 둘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의 관을 메게 될 사이였다.-190쪽

남자들은 결점이 있어. 어떤 일에서 절벽에 몰리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듯 정신적으로 몰락해버리는 거야.-202쪽

답답하고 숨 막힐 듯한 침묵, 도끼가 찍는 것 같은 시계의 재깍거림, 물이 새는 수도꼭지에서 더러운 욕조로 똑똑 떨어지며 사람 미치게 하는 물방울 소리. 라일리는 그것을 고치려 들지 않았다. 그냥 하지 않았다. 다른 것도 고칠 수 없었다. 그런 방면으로는 그 어떤 수고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그저 다 알아서 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243쪽

"잭, 맹세컨대..." 그는 말했다. 잭은 그에게 무엇을 맹세하라고 요구한 적도 없으며 그 또한 맹세를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으나.
-354쪽

두 사람은 모든 것을 다시 거의 예전 그대로 돌렸다. 그것은 그들 문제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끝난 것도, 시작된 것도, 해결된 것도 없었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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