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베타 사계절 1318 문고 103
최영희 외 지음 / 사계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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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베타>
SF 단편 모음집이다.
제1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받은 최영희 작가의 `안녕, 베타`도 괜찮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경린 작가의 `엄마는 차갑다`를 읽고 난 뒤 생각이 많아졌다.

사랑했던 사람이 떠난 자리는 그 사람이 아닌 이상 완전하게 채울 수는 없다.
다만 사람마다 스스로 그 자리에 적당한 것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본다.
그것을 찾지 못하고 떠난 사람만 붙잡고 사는 것이 더 슬프지 않을까.
혜수에게 죽은 엄마의 빈자리는 같은 상실감을 가진 아빠나 할머니가 아닌 로봇 엄마가 채워 주었다. 비록 로봇이지만 혜수의 구멍 뚫린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우리 엄마였다.` (P124 엄마는 차갑다 중)
혜수는 진짜 엄마라고 믿고만 싶었지만, 결국엔 엄마가 아닌 로봇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진짜 엄마를 대신할 것은 세상에 없으니깐.
하지만 고등학생인 혜수는 앞으로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시기는 누구나 부모의 품을 떠날 때인 이유도 있지만, 혜수는 로봇 엄마로 인해 엄마의 부재를 잘 극복하고 성장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경린 작가의 `엄마는 차갑다`는 앞으로 다가 올 미래사회에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다.
지금까지는 성은이나 혜수처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남은 가족끼리 어떻게든 온기를 나누며 극복하고 살아왔다.
사람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같은 온기를 가지고 있는 애완동물이나 추억이 담긴 물건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미래 사회에서는 그 대체물이 죽은 사람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될 수 있을게다.
그 로봇을 `엄마`로 부르고 `로봇`이라고 부르는 문제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다.

결혼식보다 장례식장에 더 많이 가는 나이가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생각하고도 싶지 않지만... 그래도 외면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때.. 난 어떻게 해야하나...
그 부재를 어떻게 해야할까...
SF 소설을 읽고는 괜시리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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