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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평점 :
언젠가 생각한 적이 있다. 내 마음대로 살아가는 자유, 그리고 주변의 많은 요구를 받지않는
마음편한 삶을 과연 언제쯤 누릴 수 있을까? 라고 말이다. 실제로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삶은
끝없는 요구를 충족해야만 하는 삶이다. 어린시절 부모님의 요구, 그리고 곧 부여된 사회적
의무, 거기다 타인과의 인연을 맻어가면서 추구되는 그 수 많은 요구들은, 보다 나 라는 인간
을 우리라는 울타리에 소속시키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그 요구에 지친 소수의 인간들은 그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연인이 되려고도 한다. 허
나 간간히 드러나는 매체에 그려지는 그들의 삶은 불편하기 짝이 없을 뿐 만이 아니라, 도시를
떠나, 산.섬 오지에 들여박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며, 나
름 대중들에게 있어, 특이한 사람, 실패자, 불쌍한 사람 등으로 외곡되어 진다. 이에 생각해 보
면, 이 책의 주인공도 그들과 같다. 허나 생활에 있어선 주인공은 그러한 사람들과 다르다.
아니, 그러한 사람들의 삶을 꿈꾸지만 정작 문명이 부여하는 편리함과 안락함을 포기하지 못하
는 나름 약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를 사회부적응자라고 하던가? 아니 조금 다른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주인공의 삶이 잘못
되었다고 느끼지 않는다.주인공은 15년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오래도록 성실히 일해
왔고, 또 스스로의 힘으로 생활을 유지한다. 그러나 부모님, 여동생과 같은 사람들에게 있어
서, 그녀는 그다지 자랑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그녀는 친구도 없고, 욕구도 없고,성욕도 없다.
남들은 좋은직장에 다니고, 밖에서 잘 놀고, 심지어는 결혼해 아이를 낳고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런 여러 사람들에게 있어서, 주인공은 얼마나 이질적인가?
그들은 주인공을 걱정한다 말한다. 좀더 밝고 활기차게, 남을 만나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 아이도 낳아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그들은 주인공을 불쌍한
부적응자로 낙인찍고, 마치 모자란 사람을 구제하는 성인(聖人)처럼 그녀의 고독사를 걱정하
고, 인간관계를 걱정하고, 쓰이지 못하는 자궁을 걱정한다.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불쌍한 인
간을 위하여. 허나 정작 당사자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더 나아가 그들이 요구하
는 그 많은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때문에 그녀가 행한 해결책은 '거짓된 삶'이다. 그저 그들이 요구하는데로, 만족시켜주면 되
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하면 그녀는 다시 평범한 공동체의 무리가 될 수 있다 믿는다. 그
러나 결국 타인을 위한 거짓은 무너지고야 만다. 그녀는 스스로 거짓을 부수고, 그만의 삶을
되찾는다. 편의점에서 일하는것, 스스로 작디작은 부품이 되어, 변함없이 편의점을 지키며 살
아가는것. 그렇게 주인공은 '편의점 인간'이 되는 것을 선택한다. 이렇게 이야기는 끝을
맻지만, 결국 나를 포함한 독자에게 있어서, 주인공은 '실패자?'에 가깝게 느껴진다. 말이 좋
아 편의점 직원이지, 결국 그녀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저소득 프리터다. 게다가
가족을 부양하지도 스스로 가족을 꾸리지도 않고, 하루하루를 사는 인생을 추구한다.
능력을 뽑내려 하지도 않고, 노력을 하려 하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만이 만족하는 삶을 사
는것... 과연 그러한 삶은 비난받아야 하는가? 최근 최소한의 일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늘고있
는 상황에서, 주인공의 삶이 진정 이질적인 것이라 정의 할 수있을까? 이렇게 이 책은 변화하
는 인식에 대하여,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하여,
그리고 인정받는 것을 최고의 미덕이자, 능력, 행복이라 믿어온 시대애 반기를 든 '여자' 과연
여러분에게 있어 그 여자는 어떠한 존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