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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너티
알리스 페르네 지음, 김수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과거 봉건적 가치관과 근대적 가치관이 공존하던 시대... 이렇듯 19세기는 나름 매력적이지만
불합리한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그러한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 특히 여성의 지위는 매
우 낮을 수 밖에 없었고, 물론 이 책에 표현된 여성들의 생활 또한 오늘날의 상식선에서 보면,
매우 답답하고, 또 희생적인 삶이였다는 감상을 남긴다. 이 소설은 짧지만 3대에 걸친 시대
를 이어온 한 가문의 여성들을 표현한다. 초기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의 삶을 시작으로 점점 변
화해온 여성의 지위와 삶, 그러나 의외로 시대가 변해도 변화하지 않는 가치관도 있다. 그것
은 바로 결혼의 의미. 과거 가문과 가문 서로 얼굴도 모르고 결혼한 사이에서도 분명 사랑의 감
정은 피어났다. 때문에 소설 속 여성은 나름 사랑을 받아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리고 오로
지 남편과 앞으로 태어날 여러 아이들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운명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다.
이렇듯 시대의 한계에 따라 사랑의 방식은 달랐다. 특히 나름의 격식,의무라는 틀에 사로잡힌
부르주아 (중산계급)에 있어서, 정숙한 아내이자, 여인을 주문받은 그녀들은 아이들을 포함한
여러가지 의무에 순종적이다.
아직 모든것이 미숙했던 시대, 그 시대의 여인들은 과연 얼마나 순종적인 삶을 살았을까? 그들
은 종교,사회의 정서에 속박되었다. 가문을 위해 아이들을 낳아야 했으나, 아직 미숙했던 근대
의학에 의하여 언제나 죽음의 그림자와 함께한다. 신생아의 높은 사망률, 소중한 아들들을 전
장으로 보내야 하는 서양의 부르주아적 가치관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의
자유가 미숙한 상태에서 자유로운 연예와 자기추구의 욕심은 이루지 못할 꿈과도 같다.
이같이 나는 이 책을 통하여 오늘날과는 다른 과거의 사랑을 접한다. 19세기 절제
된 삶 속에서의 사랑, 남.녀의 본능과는 다른 이성의 사랑에서 삶의 이유를 발견하는
여인들의 이야기. 그야말로 오늘날 표현되는 정열적인 삶과는 또 다른 생소한 이야기가 내 눈
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제 조용한 사랑은 시대에 통용되는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시대는 변
화했고, 여인들 또한 다른 형태의 사랑을 꿈꾼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과거의 이야기, 많은 사
람들의 어머니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할머니, 어머니, 나 이렇게 이어진 그 기나긴 시간의 흐
름속에서 과연 사라진 것은 무엇이고, 남아있는 것은 무엇이있을까? 이 질문은 이 책을 덮는
동시에 나의 뇌리에 남았던 가장 큰 궁금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