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크리브의 아포칼립스도감 쥬크리브의 도감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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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스테이션



좀비와 외계인, 심지어는 괴기한 코스믹호러의 괴물에 이르기까지... 이에 생각해보면 판타지의 소재가 가득한 이 책의 이야기 속에서 현실적인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어쩌면 매우 어리석은 것 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상상 속의 재난과 종말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예를 들어 좀비물에는 그에 대응하는 생존법이 존재하는 것과 같이 그 어느 현상에 대응하여 가장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공유하여 계속해서 '삶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으로서 그 어느 위기에도 공통되는 가치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위의 위기에 대한 메시지 이외에도 이 책은 여러 주제를 넘어 다양한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은 종말의 이야기 가운데서 앞서 언급한 좀비나 외계인 같은 경우는 매우 많은 작품 등을 통해서 거대한 (또는 정형화 된) 틀이 존재한다. 그러나 요즘 '뛰는 좀비'가 등장하는 등 이제껏 그 (정통의) 틀을 깨뜨리는 것이 영화와 소설 등 소수의 창작물이 전부였던 것과는 달리, 오늘날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유튜브 등을 통한 폭 넓은 매체와 도구를 통해 여러 아이디어가 공유되거나 새로 창조되는 등 이른바 괴기와 미스터리, 초현실의 영역 또한 보다 크고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SCP 재단이라는 가상의 조직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무수한 서사는 그 것을 소수의 마니악한 장르에서 하나의 판타지 장르로 성장시켰다. 게다가 비록 주제는 다를지 몰라도 새로운 미스터리와 공포로 유명해진 '백룸' 또한 게임과 영화 등으로 만들어지면서 대중 사이에서의 '밈'이 빠르게 현대의 새로운 공포 소재거리가 되어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비록 보다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지는 않으나, 반대로 '멸종의 위기를 주제'로 사람들이 지금껏 얼마만큼의 상상력을 보여주었는지를 크게 가늠하게 해준다. 물론 이러한 내용을 들여다보면서 단순히 세계관의 특이점을 읽고 즐기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으나, 때때로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또 보다 특히하고도 매력적인 세계관을 묘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면? 이에 나는 그 가능성에 큰 기대를 품고 싶은 마음이 든다. 개인과 인류의 생존... 그리고 이를 위협하는 다양한 조건 가운데, 아직 대중들을 매료시킬 또 다른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대해 알게 됐어요, (...) 아마 여러분은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거예요. 지식은 힘이니까요. 하지만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상상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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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대동여지도 - 한글로 쉽게 읽고 활용하는 <대동여지도> (최신 개정판)
김정호 지도, 최선웅 도편, 민병준 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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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는 1861년 조선의 지리학자인 김정호에 의하여 제작된 한반도의 지도이다. 더욱이 대중 사이에는 현대의 지도에 버금가는 지리적 특징과 당시 조선시대의 자연과 성곽, 여러시설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높은 역사적 가치가 더해져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 지도를 제작했다고 알려진 '김정호' 본인의 생애와 평가 가운데는 알려져 있는 것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이 책은 먼저 내용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이 지어진 이유'에 더 주목해야 한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오롯이 대동여지도를 재현한 것에서 더 나아가 오늘날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여러 지명을 한글로 수정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본래 대동여지도에 기록되어있는 산성과 봉화같은 중요한 군사시설의 기호와 위치, 성곽도시와 역참, 창고와 같은 당시 백성들(또는 행정의)과 밀접한 시설에 이르리까지 오늘날의 독자 또한 흥미를 가지고 이 책을 접하면 당시 '조선의 지도를' 보다 쉽게 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책이 지어진 그대로 각 지형과 구성을 나누어서 접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의 후면에 소개하는 것과 같이 책을 오려내어 '대동여지도 전도'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각각의 순서에 맞추어 자료를 이어붙이면 한반도를 축소한 지도 본연의 모습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책을 훼손해야 하지만 별도로 화일첩을 구매하면 그리 분실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기회가 된다면 역사의 '대동여지도'를 스스로의 손으로 완성시키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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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의 인문학 - 얼굴뼈로 들여다본 정체성, 욕망, 그리고 인간
이지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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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흔히 세계사적 시각에서 가장 인간 문명을 이룩하는데 기여한 '신체'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이에 나는 제일 먼저 양손과 손가락의 존재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것이 인류는 열개의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임으로서 도구를 만들고 활용하며, 이후 농업과 건축에 이르는 문명의 흔적을 남기게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바로 인간의 손이 위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밖에 저자가 표현한 인간의 얼굴... 그야말로 인간형의 두개골에 자리잡은 다양한 신체 기관의 존재 유무가 결국 그 신체 본연의 역활을 넘어 인간 문명의 발전과 확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저자 나름의 주장과 이야기 또한 그가 드러내는 여러 '지식'과 더불어 많은 공감을 하게 만든다. 실제로 저자는 전문의학을 공부한 의사로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인간의 얼굴에 대한 풍부한 외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러한 지식에 더하여 오래전의 인류와 오늘날의 인류가 거의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것... 예를 들어 얼굴을 중심으로 미형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문화와 사람이 살아감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치통과 두통과 같은 질병과 통증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떠한 의료행위를 했고 또 그것이 오늘날 어떤 형태로 발전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지식 등은 그야말로 역사와 의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문학적 가치' 즉 인간의 가치관이 위의 얼굴을 매개삼아 어떠한 것들로 발현될 수 있었는가? 에 대한 나름의 잣대를 만들 수 있게 한다.

현대 사회는 과거에 비해 언어를 활용한 소통이 훨씬 중요하다. (...) 우리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에서 혀는 그 최전선에 있다. 우리는 모두 현대판 유세객이다.

130쪽

눈과 귀, 코와 입 .... 그리고 두개골 속의 두뇌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얼굴은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을 담은 상자이자 그 기관을 올바르게 사용하게 하기 위하여 절묘하게 배치되어진 마치 '신의 작품'으로서도 주장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인류의 역사에 비추어 발전한 모든 것 또한 바로 앞서 언급한 얼굴의 존재가 없으면 그 가치를 올바르게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책과 음악, 미술과 철학... 의학에 이르는 수 많은 것이 과연 그 무엇을 통해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가? 과거 중세시대에선 사랑의 감정은 두뇌가 아닌 두개의 눈과 심장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믿었다. 심지어 "눈이 보이지 않는 자 (맹인)은 사랑의 감정을 알지못한다." 라고 주장할 정도였으니... 비록 현대의학의 지식에 비추어본다면 한참 미숙하기만 하지만 적어도 과거 오랜 시절부터 인간의 감정은 곧 얼굴에서 시작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나름 공감되는 바도 있다.

더욱이 얼굴은 때때로 인류의 문명의 발전상과 그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증거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전 산업혁명의 시대 '백린 중독'으로 턱뼈가 괴사하는 질병이 생겨나 사회문제가 된 것은 단순히 화학의 발전과정에서 생겨난 미숙한 과학적 지식만이 아니라, 먼저 자본의 이익과 대량 생산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하여 인간의 안전과 존엄 (또는 인권)이 (발전과정에 비교하여) 외면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얼굴은 그 신체의 기능과 역활... 유전적 환경과 같은 자연스러운 변화와 함께, 이를 매개로 발전한 인류의 문명의 모습과 그 환경에 의해서도 변화와 보정 등 여러 다른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이제 현대인들은 미디어의 모습에 비추어진 이상적인 얼굴의 모습을 위해서 스스로 얼굴을 성형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에 이러한 행위가 가능해진 과학의 발전, 의학의 발전, 미디어의 확대와 미형의 정립... 그 밖에 인류의 문명을 드러내는 수 많은 진보한 가치가 만들어지기까지 과연 인간의 얼굴은 그 시작과 오늘의 과정 사이에 무엇을 상징하고 또 활용되는 존재가 되어왔는지 그 폭 넓은 지식을 마주하는데 이 책이 그 나름의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원시 시대에는 생존을 위해서 처절하게 사용한 것과 달리, 지금은 즐기는 쪽으로 좀 더 집중하여 사용하는 것일 뿐이다. (...)점막과 근육, 그리고 피부가 덮인 얼굴뼈의 신경이 들어오면서 비로소 인간다움이 완성된다.

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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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 의복 경연 대회
무모한 스튜디오 지음, 김동환 그림, 김진희 글 / 하빌리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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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동물'들로 뭉뚱그려 표현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 등장인물들 모두는 지금의 인간과 버금가는 지능과 손재주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자연에 들이닥친 위기인 '빅 슬립'( 긴 겨울)에 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의복 경연대회를 개최하여 옷과 모자 신발... 심지어는 운동복과 같은 기능성 의상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의복을 만들고 심사하는 과정 속에서, 이에 동물들은 크게 인간의 의상을 본따 마치 빅토리아시대를 떠올리는 고풍스러운 의상까지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각각의 동물들의 특징이 있듯이 날개를 지닌 동물과 뿔을 가진 동물... 그 모두가 각자의 특징을 활용하거나 보호하는 등 서로의 다름에 대하여 어떠한 평가를 해야 하는지 의견이 갈리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의 갈등과 다르게 이 모든 동물들이 자신에게 맞춘 의상의 모습은 이미 언급한 19세기 유럽 복식의 이미지가 잘 살아 있다. 그야말로 입은 대상만 다를 뿐 인간의 복식으로서 독자들은 (현대인의 입장에서)역사 속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일러스트를 통하여 먼저 과거의 디테일을 살필 수 있고, 다음으로는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인간과 동물... 심지어 종이 다른 모두가 갈라파고스적 극복방향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의상이라는 거의 하나의 예를 시작으로 보다 효율적이고도 모두가 근본을 공유할 수 있는 방향성을 추구했다는 사실을 접하는 것에 있다.

물론 소설 속에서 동물들은 그 의상을 착용해야 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반 인류 (문명)의 세력도 존재한다. 그러나 나중에 닥쳐올 위기 속에서 적어도 '모두의 다름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과제' 가 제시되고 또 그것을 위해 분투하는 여러 동물 제단사가 등장하고 있는 까닭은 결국 크게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저마다의 자유를 추구하기에 앞서 추구되어야 할 것에는 생명 모두의 삶이 조화될 수 있는 공존의 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이 책의 주요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감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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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역사 - 소리로 말하고 함께 어울리다
로버트 필립 지음, 이석호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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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있어서, 음악은 세상 그 무엇보다 큰 역활을 수행하는 수단으로 군림했다. 리듬과 가사... 그것이 어울리는 음악은 동물과 인간을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이 되었으며, 사람들을 결집하고 또 무언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은 메신저의 역활도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역사적으로 인류는 음악에 대한 다양한 직업 뿐만이 아니라, 음악의 성격과 특징이 두드러지는 다수의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음악이 이어진 까닭... 그 역사에 남은 노래들은 의외로 대중적이다. 그리고 또 그 멜로디는 결국 역사와 사건을 넘고, 대중들의 뇌리에 남아 불멸의 명성과 사랑을 받는다. 이들의 음악은 한때의 '유행가'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적 성격이 묻어난 음악도 아니다. 이들이 대중에게 기억되는 이유는 이 음악들이야 말로, 예술이 예술로서 존재하여야 하는 그 가치를 온전히 지키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음악들은 당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잠시 시름을 잊게 해주었으며, 이 리듬을 공유하며, 대중 이라는 공동체에 하나의 연대감을 조성했다. 그 누구의 강요도 없이, 주장도 없이...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멜로디와 가사가 전하는 음색의 다양함은 인류만이 누리는 가치와 기술로서 이해되고 또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오늘날의 사람들이 일부러 마주하지 않는 이상 과거의 음색은 당시 이상의 감동과 감성을 자극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음색에 담겨진 찬양과 어느 메시지조차도 역사의 흐름에 변화하는 인류의 가치관에 비교해 언제나 올바른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주지도 않는다. 그저 음악 또한 인류와 함께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악기의 발전, 인류가 받아들이는 음악의 음색과 리듬, 그리고 예술과 대중적 수용 사이에서 음악이 지니는 가치관의 유무 등 이 책은 음악의 역사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다양한 내용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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