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 부산대학교 일본연구소 번역총서 5
아쓰지 데쓰지 지음, 류민화 옮김 / 소명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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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대한민국 신문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가? 아니... 신문 뿐 만이 아니라, 서적에서 공문서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국한문혼용'은 일상사회에 있어서 뿌리깊게 박힌 현상이였다. 그렇기에 나의 어린시절에도 한자는 나름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실제로 학교에서도 한자를 가르쳤고,심지어는 언론조차도 점차 한자에 익숙해지지 못하는 '신세대'들이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것이라는 것을 사회문제로 꺼내 보도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러한 걱정과는 달리 오늘날에는 '한자문맹'따위는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 (한국)사회는 순한글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로 인하여 생겨나는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옛 기록에 대한 접근성에 문제가 있는'단점' 이외에 한글화가 가져온 '장점'은 없는 것일까? 아니다. 어쩌면 한국사회는 한자의 어려움에서 벗어남으로서, 비교적 옛 전통(한자문명)에 안주하는 사회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세계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영어 붐이 일지 않았는가?)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한자가 1000자, 일반 사회에서 문자 사용기준인 '상용한자'가 1945자, 그 이외에 '인명용 한자'가 284자가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일본에서는 대략 2000개 남짓의 한자를 사용할 수 있다면 사회 생활을 하는데 불편하지 않다고 일단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180쪽

때문에 적어도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책 속의) 한자의 세계화에 대하여 그리 공감하기에는 쉽지 않게 되었지만, 저자의 조국, 즉 일본사회에서는 그 나름 사정이 달라지게 된다. 물론 그것은 오래전 일본 스스로가 한자문화권에 들어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킨 덕분이다. 또한 일본어 문자 자체의 한계를 한자에 빌어 극복하는 과정도 있었으니... 결과적으로 일본 국어에 있어 '일본 한자'또한 이미 필수가 되어 그 중요성도 커져 있기도 하다.

다만 저자는 단순히 문자인 '한자가 지니는 역사성' 그리고 오늘날까지 미친 한자문화의 영향력을 되돌아보고자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도리어 저자는 오랜 역사속 일본이라는 국가가 한자를 받아들인 것을 인정하는 동시에, 오늘날 높은 '국격'을 이루는 와중에서 일본의 한자 또한 그 '세계적인 전달수단' (문자)로서 지위를 누리게 되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하여 이 책을 지었다는 감상이 든다.

오늘날의 일본어는 표의문자인 한자와 표음문자인 히라가나.카타카나를 구별하여 쓰고 있습니다. -중략- 성질이 다른 문자를 적어도 3종류나 자유자재로 구별하여 쓸 수 있는 언어는 세계적으로 거의 유래가 없습니다. 그 점에서 일본어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지극히 유일한 표기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91쪽 가나의 발생

한자는 세계의 문자로서 역활을 할 수 있을까?

결국 이 책을 마주하다보면 위의 의문을 마주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오늘날 세계화시대에 있어서, 한자가 차지 할 수 있는 역활은 어떠한 것이 있는가? 그리고 현재 한자는 극동아시아 일부의 문화권에서 사용되는 한정된 문자라는 인식을 과연 저자는 어떠한 주장으로 반박하려 하는가? 그리고 한자라는 문제체계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표의문자는 미래에 어떠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가... 결국 저자는 오늘날에 이어 미래의 문자 그 역활의 중심에 한자 또한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표의문자로서의 장점, 시각에 형상을 통해 알기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장점은... 과연 크게 활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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