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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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
켄 피셔 & 라라 호프만스 지음, 곽보경 옮김, 김학균 감수 / 쿠폰북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금융사기라는 제목에서 벌써 강력한 포스가 느껴진다. 이 책처럼 경제서의 경우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대단한 사기 스캔들의 주인공을 다루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만약 소설이라면 멋진 모험이나 스릴러물까지도 연상될 정도이다.
결론은 이 책이 경제서적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책 제목처럼 그리 딱딱하지도 어렵지도 않으니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금융사기를 치는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을 알려주는 교과서같은(?) 책이라고 보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을 아무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건, 내가 아직까지는 금융사기를 당할 만큼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왠지 나와는 먼 이야기일 것 같아서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이 전문 사기꾼들이 노리는 투자자들이 백만장자나 갑부들만이 아니라, 소액 투자자들도 많이 노린다고 하니 전혀 딴 나라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리기도 좀 그렇다.
금융사기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뭐니뭐니해도 버나드 매도프 사건이었다. 한창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떠들썩할 때 제대로 한 방 날려준 미국 희대의 사기꾼. 유명인들을 비롯해서 최소 피해액이 70조라니...상상을 초월하는 대단한 놈인 셈이다. 확실히 돈이 있는 곳에서는 구린내가 난다는 걸 명확히 확인한 셈이다.
오죽 했으면 이 책을 쓴 저자가 매도프 사건이 터진 후 이 책을 먼저 집필하지 못한 걸 후회했다고 술회했을까를 생각한다면.
책을 읽다보면 이 사건에서도 사기꾼의 냄새가 모락모락 피어났건만 정작 투자하는 사람들은 돈에 눈이 멀어서 혹은 화려한 사기꾼의 말빨과 심리전에 교묘히 놀아난 것이 분명해 보였다. 현란하게 말빨로 사람의 혼을 홀라당 뒤집어 놓는 건 모든 사기꾼들의 공통점이려니 했는데 금융사기에서도 그 위력은 실로 대단하기만 하다. 그러고 보면 그 모든 것의 원인이 인간의 욕심과 물욕에서 비롯되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나보다.
책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전문가인 저자가 금융사기를 감지하고 이를 확실하게 피할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확실하게 가르쳐주고 있는데 이를 들여다보면 무조건 고수익을 말하는 건 의심해 보아야 하고, 알아듣지도 못할 정도로 어렵거나 현란한 투자기법이라면 반드시 두드려 볼 것, 등등의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또한 자격 운운하면서 원래는 얼마 이상의 투자자에게만 허용하는데 당신은 특별히 그 금액이 안되더라도 받아 줄테니 고마운 줄 알라고 특별우대를 해주는 척 하는 건....사기의 명확한 징조이니 미끼를 덥석 물지 말라는 등...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사실 내가 사기를 한 번도 당한 입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왜 많은 사람들이 사기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지 좀 의아하기도 했다.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휘청휘청하는 상황에서 매년 고수익을 낸다고 하면 이건 초짜가 봐도 영~ 의심스러운 상황인데 말이다.
즉,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설마, 나는 아니겠지’라는 안이한 태도, 이것 저것 따질 것 없이 돈만 생긴다면 합리적 이성 따위는 한 순간에 던져버리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그 근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사기에 걸려드는 가장 큰 이유임은 분명해 보인다.
아무튼, 사기꾼들은 그 특유의 냄새가 나는 법이니, 이 책을 읽은 우리들만이라도 절대로 속아 넘어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도 바로 그러한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