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최후의 날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빅토르 위고 지음, 한택수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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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이다. 특히 레미제라블은 세대를 이어 두고 두고 읽히는 명작으로 기억된다. 그런 그가 남긴 책에는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사형수에 관한 책이 있다. 바로 이 책이다. 사형수 최후의 날.

제목만 봐도 좀 섬뜩하다 싶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다. 사형수가 보내는 최후의 날은 어떨까하고.

 

언젠가 인터넷에서 미국 사형수들이 먹는 최후의 만찬이라는 제목으로 사진들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그들이 요구하는 식사는 다양하고 맛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맛보는 마지막 음식은 과연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최고의 맛일까? 아니면 맛조차 못 느끼는 극한의 공포와 두려움이 엄습해올까?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된다.

 

“먹을 것을 방금 전에 가져왔다.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세심하게 잘 차린 식탁이었고, 닭고기와 또 다른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기왕 차린 것! 먹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처음 입에 넣은 모든 것이 도로 밖으로 나왔다. 그처럼 모든 것이 나에게는 쓰고 역한 냄새를 풍기는 듯했다.” <본문 중>

 

사실 이 책은 1829년에 빅토르 위고가 익명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그리고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했다고 알려진다. 작은 감방에서 하루 하루를 견뎌내는 사형수의 죽음에 대한 공포, 삶에 대한 미련, 고독감과 피폐해지는 정신력이 날카롭게 묘사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이 소설이 더욱 매력적이게 느껴지는 건 독자들에게 던져준 ‘궁금증’이다.

책 속 주인공인 사형수는 현재 감방에 갇혀있는 자신의 신세와 느낌, 외로움을 적나라하게 표출하고 사랑하는 가족, 특히 딸을 무척이나 그리워한다. 그리고 어쩌면 단두대의 날카로운 목이 내려치기 바로 직전, 영화처럼 사형이 중지되는 극적인 생존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교도관과 옷을 바꿔 입고 도망칠 궁리를 하기도 하고...

 

그러나, 정작 그가 왜 사형수가 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채 이야기가 전개되어 독자들은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그의 과거와 죄를 만들어본다. 빅토리 위고는 초판이 출판되고 3주 후가 돼서야 자신의 이름을 밝혔고 저자를 알게 된 이상 많은 사람들이 살인사건의 경위를 첨부해달라고 요청하지만 그는 거부한다.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는 즐거움일수도 있고 작품 속에 좀 더 빠져 들기를 바라는 의도일수도 있다. 역자는 독자들이 이 작품 속 주인공처럼 느끼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형수의 이야기에 동참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글쎄..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그의 의도대로 적극적으로 사형수에 공감하며 이해하게 된 것인지는 확신이 서지 않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죽음은 분명 살아있는 사람에게 공포, 극한의 공포 그 자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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