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1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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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서너번은 절에 가는 우리 집 식구들. 불심이 깊으신 엄마는 한 달에도 몇 번씩 절에 가시지만 바쁜 우리들은 그저 마음만으로 부처님을 모신다. 대부분의 절들은 깊은 산 속이나 공기 족은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어도 한 번씩 다녀오면 몸과 마음의 피로가 단번에 풀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절에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절밥을 얻어먹기 위함이 한 가지 더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희한하게도 절에만 가면 입맛이 돌고 그렇게 맛날 수가 없다.
많은 이들이 알듯이 절에서 나오는 밥은 진수성찬도 아니고 고급재료를 이용한 비싼 음식도 아니도. 그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밥과 나물 한 두가지, 김치가 전부이다. 그런데도 난 그 밥이 왜 그리도 맛이 있는지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는 더 먹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다. 우리같은 신도들은 수양하시며 소식하는 스님들이 아니기에 밥을 더 달라하면 공양주께서는 얼른 더 먹으라고 하시지만 괜히 미안한 마음에 한 그릇으로만 만족하고는 했다.
그런데 오늘 그 이유를 알았다. 이 책 [선재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을 읽고 보니 절에서 얻어먹는 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몸도 치유해주는 명약이었던 셈이다.

사찰음식의 대가이신 이 책의 저자 선재스님은 책을 통해 사찰음식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몸을 치유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었다. 그 메시지에는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지구환경에 앞장서야하는 당위성은 물론 부처님의 자비로운 마음과 선한 불교사상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담고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오히려 경건한 마음까지 들게 했다. 그러면서도 사찰음식을 하나하나 소개해 주시는데 어떻게 우리몸에서 나쁜 질병을 몰아내는지, 또 이 재료로 만든 음식이 어떻게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는지가 함께 설명된 사찰음식 부분은 스님이 음식 하나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이고 있는지, 또 작은 산나물 하나에도 고이 깃든 생명존중의 사랑을 담고 있는지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스님 역시 간이 좋지 않아 병원에서 1년의 시한부 삶을 선고 받은 적이 있다는 고백에서 나는 깜짝 놀랐는데 그런 스님이 병원의 약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수양과 사찰음식을 통해 병을 완화시켰다는 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스님 자신은 이렇게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시며 자신과 같은 많은 환자들을 위해 혹은 나쁜 음식에 길들여진 채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수많은 대중들을 위해 사찰음식을 전파하는 일에 솔선수범하고 계신 것이었다. 스님에게는 자연, 바람, 물, 하다못해 작은 먼지 하나까지도 다 부처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데 이는 모든 것들을 귀이 여긴다는 사상이 전제되어 있는 것 같다.

“한 방울의 물도 부처님이다. 모든 사람을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음식을 해야만 진정한 요리사다.”

이것이 바로 사찰음식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는 우리의 몸과 마음, 영혼까지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신비스런 힘을 전달해준다. 사실 현대인들의 병은 육체보다는 마음의 병이 더 클 텐데 사찰음식으로 먼저 마음을 치유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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