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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별 1 - 나로 5907841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18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에는 나도 공상과학책을 꽤나 많이 읽었던 아이였다. 어느 날 문득 무슨 만화책을 봤는데 못생긴 남자아이가 학교도 가기 싫고 숙제도 하기 싫으니까 과학자인 아버지에게 로봇을 만들어 달라고 조른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숙제로봇, 청소로봇..이었는데 그 뒤로 결말이 어땠는지는 지금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그 책을 읽으면서 이런 로봇이 진짜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나도 무척이나 부러워했었다는 기억만 있을 뿐.
최근에 조카가 좋아하는 만화를 보니 일본의 애니메이션인 ‘도라에몽’인데 이것도 로봇같이 생겨서 정말 많은 마법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듯하다. 아마 요즘 아이들도 그때의 나와 같은 마음으로 도라에몽을 좋아하는 건 아닌지^^
이번에 읽은 로봇의 별은 총 3권으로 쓰여진 SF 창작동화로서 평소에 내가 즐겨읽었던 아동도서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동안은 어린이들을 교화시키는 내용이 창작동화를 읽었는데 이렇게 지구와 로봇, 인간관계 더 나아가 우리의 미래를 포괄하는 거대한 이야기는 오랜만이라서 무척 흥분되었다. 물론 이런 인간과 로봇의 치열한 대결이 그려진 영화는 심심치 않게 보아오고 있지만 그 폭력성이나 잔혹함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지고 볼거리가 많았다는 것 말고는 크게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읽는 동안 아이들도 어른들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탐욕과 욕심을 은근히 꾸짖는 것 같기도 하고, 언젠가는 정말 이런 로봇과 인간의 대결이 실제로 벌어지는 건 아닐까하는 두려움도 생기고 말이다. 그리고 로봇을 컨트롤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벌어질 혼란은 또 어떠할까?
1권의 주인공인 나로는 소녀와 같은 감성을 지닌 로봇이다. 인간 엄마와 깊은 교감을 맺으며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로봇이라는 이유로 엄마와 차별을 당하는 자신의 모습, 또 다른 로봇들의 비참한 최후를 바라보면서 진정한 자유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철저하게 감시당하고 필요가 없어지면 지체없이 폐기처분되는 로봇의 운명을 나로는 피할 수 있을까? 쫒고 쫒기는 스릴 넘치는 구성이 아이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할 이 책은 과학적인 상상력을 즐길 수 있는 즐거움도 주는 한편, 우리의 미래, 자유와 차별등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있었다.
재산에 따라 철저하게 신분이 나누어지고 세상으로부터 차별받는 모습등은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어두울지도 모르겠다는 안타까움마저 들지만, 그런 세상이 결코 행복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내주는 메시지들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놓치지 않는다면 로봇과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미래는 반드시 만들 수 있을 것이다.